유럽의회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심화를 규탄하는 결의안이 발의됐습니다. 유럽연합이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중국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공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26일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심화를 비판하고 유럽연합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발의됐습니다.
‘러시아의 침략 전쟁과 북러 군사협력 심화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원을 강화’라는 제목의 결의안 초안을 유럽의회 7개 당이 제출했으며, 유럽의회 본회의는 28일 표결을 통해 최종안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좌파(The Left)와 주권국가유럽(ESN)이 제출한 초안에는 북한 비판이 거의 없는 반면, 나머지 5개 초안은 북한의 러시아 전쟁 지원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습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 강력 규탄”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결의안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군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북한군의 파병을 강력히 비판하며, 이를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반하는 권위주의적 협력의 확대로 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사회민주진보동맹] “Strongly criticises the deployment of North Korean troops in support of Russia’s military operations in Ukraine; considers this to be an escalation of authoritarian collaboration against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 urges the DPRK to immediately withdraw its troops and stop providing military support to Russia as part of it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그러면서 “북한이 즉시 군대를 철수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사회민주진보동맹은 러시아도 북한과의 모든 형태의 군사, 기술협력을 중단하고 핵확산금지조약과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북러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이 유럽과 한반도에 추가적인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을 감안해 국제사회가 경계를 늦추지 말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적대 행위의 추가적 확대 방지를 중국이 도울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럽국민당(PPE)도 결의안 초안에서 “북한에서 러시아로의 불법 무기 이전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이 군대를 철수하고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반대급부로 “핵 또는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국민당] “Expresses deep concern about the possibility of any transfer of nuclear- or ballistic missile-related technology to North Korea, which would undermine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efforts and pose a grave threat to peace and 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and globally;… Urges the EU Member States to further broaden and strengthen the sanctions regime against North Korea in view of the country’s direct participation in Russia’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북한이 직접 가담한 점을 고려해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대북 제재 체제를 더욱 확대하고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북한 내 지속적이고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국제사회가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럽 대륙에 북한군 파병 용납 못해”
유럽녹색연합그룹(Verts/ALE)도 “유럽 대륙에 북한 전투 병력을 배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전례없는 러시아의 확전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유럽녹색연합그룹] “Urges the VP/HR and the Member States to forcefully address the direct and aggressive involvement of North Korea in the conflict between Russia and Ukraine; believes that the deployment of North Korean combat troops on the European continent is an unacceptable and unprecedented escalation by Russia, which has to be met with the strongest possible response; considers North Korea’s deployment of troops and transfer of arms to Russia, in particular ballistic missiles, an egregious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a unilateral hostile act by North Korea threatening European security; stresses the need for the EU and its Member States to promptly engage with China on the matter as North Korea remains highly dependent on its neighbour;”
그러면서 “유럽연합 이사회와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회원국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북한의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개입을 강력히 다룰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럽녹색연합그룹은 “북한의 파병과 러시아에 대한 탄도미사일 등 무기 이전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심각한 위반이자 유럽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일방적인 적대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중국에 대해 의존도가 높다”며 “이 문제에 대해 EU와 회원국들이 중국과 즉각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북한 압박해야”
유럽보수와 개혁당(ECR)도 초안에서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를 고려할 때 중국이 북한에 병력을 철수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보수와 개혁당] “Calls for closer cooperation with allies, particularly Japan and South Korea, and emphasises the need for greater dialogue with like-minded partners in the Indo-Pacific;… Urges China to put pressure on North Korea to pull back its troops, given North Korea’s dependency on China;”
또 “특히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촉구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협력국들과 더 많은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지원을 늘리고,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전쟁 개입 북한, 사법적 책임 부과해야”
리뉴(Renew) 그룹은 “북한의 모든 적극적인 러시아 군사 지원을 비난한다”며 “북러 군사협력이 다른 독재 정권이 군사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리뉴] “Calls for accountability for war crimes and violations of international law committed by Russia and its allies, including the DPRK, through strengthened cooperation with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and other judicial bodies; urges the EU and international partners to intensify efforts to hold all perpetrators accountable;”
특히 “러시아와 북한 등 동맹국이 저지른 전쟁 범죄와 국제법 위반에 대한 책임 부과를 촉구한다”며 “국제형사재판소를 비롯한 사법 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EU와 국제 협력국들이 모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의회 의원들, 북한 강력 규탄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다수의 유럽의회 의원들이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규탄했습니다.
국민당그룹(EPP)의 다누세 네루도바 의원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수 천명의 군인을 파병하고 무기를 공급하면서 세계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두 권위주의 정권 간의 위험한 협력을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네루도바 의원] “Dear colleagues, we are facing a dangerous partnership between two authoritarian regimes that threaten global stability by supplying weapons as well as deploying thousands of soldiers to help Russia's war in Ukraine… As defenders of democracy, we must act. We need better sanction framework with real accountability and visions.”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며 “진정한 책임과 비전을 담은 더 나은 제재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회민주진보동맹(S&D)의 야니스 마니아티스 의원은 북한의 러시아 지원에 대응해 유럽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니아티스 의원] “He gets support from North Korea and that reaffirms the need for us in Europe to help the Ukrainians defend their country. We must not forget that a victory of Putin will endanger the geopolitical security of Europe as a whole and will prepare other authoritarian leaders in southeastern Europe to imitate him.”
마니아티스 의원은 “푸틴의 승리가 유럽 전체의 지정학적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며, 남동부 유럽의 다른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그를 모방하도록 할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인도적 지원과 적절한 군사적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뉴 당의 루비카 카바셰바 의원은 북러 협력 심화가 한국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며 “한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유럽연합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유럽 방위 능력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바셰바 의원] “This coalition of dictators poses a threat also to South Korea, our strategic partner in the Indo Pacific and a crucial contributor to European defense capabilities. South Korea is a reliable member of international and rules-based community. It must become our key partner not only in security and defense but also in economy including Ukraine's European future and its reconstruction.”
이어 “한국은 국제사회와 규칙에 기반한 공동체의 신뢰할 수 있는 일원”이라며 “한국은 안보와 국방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미래와 재건을 포함한 경제 분야에서도 우리의 핵심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지난 1일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채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외국 용병들로 군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앞서 전날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파병 사실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을 비난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