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주 중국 남성 ‘대북제재 위반’ 혐의 체포...북한에 총기∙탄약 등 수출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남성이 총기와 탄약 등 수출 통제 품목을 북한에 수출한 혐의로 전격 체포됐습니다. 미국발 컨테이너에 몰래 총기 등을 숨겼는데, 최대 20년 형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법무부는 3일 서부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에 거주하는 40세 남성 웬성화 씨가 대북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웬 씨가 총기와 탄약, 그 외 군사 물품을 컨테이너에 숨겨 북한으로 수출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중국 국적자로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이던 웬 씨는 이날 오전에 체포돼 캘리포니아 연방중부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웬 씨는 북한으로 보낼 목적으로 총기와 탄약 그리고 수출 통제 기술을 입수했으며, 이후 다른 공모자들과 함께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홍콩을 거쳐 북한으로 운송 예정인 컨테이너 안에 이를 숨겨 수출했습니다.

“대북 수출용 추정 9mm 탄약 5만발 압수”

수사 당국은 지난 8월, 웬 씨의 자택에서 군사용 화학 위협 식별 장치와 도청 탐지용 광대역 수신기 등을 압수했으며, 지난 9월에는 웬 씨가 북한으로 보내기 위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 5만 발의 9mm 탄약을 압수했습니다.

이후 웬 씨의 휴대 전화기를 분석해 홍콩으로 밀반입한 이들 물품의 최종 목적지가 북한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웬 씨는 공모자들과 이들 장비를 북한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는데,이 과정에서 국제 무기 거래 규정에 의해 수출통제 품목으로 규정된 품목을 찍은 사진이 발각됐습니다.

아울러 미국 법무부는 웬 씨가 민간 항공기 엔진 구매를 위해 미국 내 판매책에게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수사 당국이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웬 씨가 미국 학생 비자가 만료된 이후에도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 중이었다면서, 중국 국적자이자 불법 체류자인 웬 씨는 총기와 탄약을 소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웬 씨는 이들 탄약과 총기는 물론 자택에서 압수된 군사 장비에 대해서도 수출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웬 씨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위반 공모 혐의로 기소됐으며, 만약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집니다.

법무부는 연방수사국(FBI)과 국방 범죄 수사국,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 상무부 산업안보국 등이 웬 씨 사건의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