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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 사태에도 미한동맹은 여전∙∙∙미한일 협력엔 차질 생길 수도”


14일 서울 도심 지하철역 입구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보도가 실린 신문이 놓여 있다.
14일 서울 도심 지하철역 입구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보도가 실린 신문이 놓여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음에도 미한동맹과 대북 억제력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한일 3국 협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 대통령 탄핵 사태에도 미한동맹은 여전∙∙∙미한일 협력엔 차질 생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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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 회담 미국 차석대표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 회담 미국 차석대표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 대표는 16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미한 동맹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한국 내 상황은 미한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 직무 정지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돼 ‘리더십 공백’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은 변화의 시기, 혼란의 시기”라면서 “한 총리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은 아니지만 훌륭하게 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So during this period of change, some say possibly turmoil, I think Prime Minister Han will do an excellent job. He's not elected by the people but this is a transitory period of time.”

앞서 한국 국회는 한반도 시각 14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찬성 204표로 가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각 정지됐고,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탄핵소추 의결서를 넘겨 받은 한국 헌법재판소는 법률에 따라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만약 탄핵이 최종 결정된다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며, 그 시점부터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미한동맹 굳건∙∙∙대북 억지력 유지”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에 “미한동맹은 잘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유일하게 위험했던 시기는 계엄령이 얼마나 지속될지, 윤 대통령과 군이 탄핵 투표 결과를 존중할지 불분명했던 때”라면서 “이제 권력 이양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동맹에 대해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 “I believe the alliance will do just fine. It appears that constitutional procedures are being followed. The only dicey period was when it was not clear how long martial law might last and whether the president and military might respect any impeachment vote. Now that the power transition appears proper, I am confident in the alliance.”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의 생각을 누가 알 수 있겠느냐”면서도 “적어도 현 시점에선 한국군과 한미연합사(CFC)의 지휘 체계는 신뢰할 만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2017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 때 북한은 훨씬 더 호전적이었고, 거의 격주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긴장이 고조된 시기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안전하게 헤쳐 나갔다”면서 “특히 미한 양국이 북한 문제에서 협력하는 역량엔 실질적인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시 한미연합사와 국방부 등 양국 간의 군사 협력이 고위급과 실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준비 태세나 억지력이 약화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도 다르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Back in 2017 amid the impeachment for President Park Geun Hye, North Korea was much more belligerent, launching missiles almost every other week, there was a period of increased tension but nevertheless we safely navigated it and there was no real impact on the ability in particular of the US and Republic of Korea to cooperate on North Korea.”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이 강력한 동맹은 한국 내 변화의 시기에 미한일 3국 동맹이 강력하고 탄력적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한다”면서 “이는 예측 불가한 북한에 대해 필요한 억제력”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3국 협력에 차질 불가피”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미한일 3국 협력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사진 = Brookings Institution.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사진 = Brookings Institution.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이날 VOA에 “윤 대통령은 2023년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역사적인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한 지도자로서, 미국은 그를 미한일 3국 협력에 중요한 인물로 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탄핵은 미한동맹과 3국 협력의 후퇴”라며 “향후 6개월간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반도 안정에 또 다른 불안 요소를 더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 석좌] “On the trilateral, Yoon was viewed by the U.S. as critical in championing the U.S.-Japan-South Korea trilateral as the only remaining leader to have attended the historic trilateral summit at Camp David in 2023. Yoon’s impeachment is therefore a setback for the U.S.-ROK alliance and the trilateral, and the political uncertainty in South Korea in the next six months introduces another layer of in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오핸런 선임연구원도 “윤 대통령의 후임자가 확실히 정해질 때까지 3국 간 협력 진전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3자 관계 중요성 더 커져”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의 3자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지금처럼 한국에서의 변화와 불안정성이 있을 때 그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 mean this trilateral relationship between the Republic of Korea and Japan and the United States is so important, probably more important now than ever before given the element of change, the element of perceived instability in South Korea where the North Koreans could take advantage of it.”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한일 관계 악화는 정말 끔찍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야당인 민주당이 일본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국가 안보 관계, 그리고 강력한 (미한일) 3국 관계의 중요성을 이해할 때”라고 부연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 think that would be a terrible mistake and we would be playing into the hands of North Korea because indeed they want to see if you will they want to see tension betwee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government of Japan but also betwee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트럼프 행정부와 적극적 관여 어려울 것”

여 석좌는 윤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해 “한국이 당분간 임시 정부 체제로 운영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설 때까지는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이 아닌 임시로 직무를 수행하는 권한 대행 체제로는 다음 달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와 적극적인 외교 관계를 맺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여 석좌] “Nevertheless, the Trump administration’s overall approach to South Korea is unlikely to change, even if Seoul is headed for the time being under a caretaker government. (중략) Until new leadership emerges in Seoul, however, it may be harder for Seoul to remain as proactive in engaging the incoming Trump administration.”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월에 취임하면 한국 정부가 그를 상대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 총리는 선출된 대통령이 아니라 임시 권한 대행이기 때문에 새 미국 대통령을 상대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차기 한국 대선 결과가 관건”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한동맹과 미한일 3국 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 대선일 것”이라며 “한 총리가 권한 대행을 맡고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큰 정책 변화는 없겠지만, 이후 대선 결과 차기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따라 중요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유력 대선 주자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외교 정책이 어떨지 잘 모르겠다”면서 “과거 민주당은 일본과의 안보 협력에 덜 적극적이었고, 북한과의 외교에 더 관심이 많았으며 미한 안보 관계에 덜 적극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대표가 민주당 입장을 따를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최근 미한동맹과 한일 간의 우호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16일 서울 국회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인사들을 만나 “한미 관계는 혈맹을 넘어 총체적 동맹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더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하려 한다면, 미국과 한국 사이에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동맹을 포기하거나 이 대표가 미국과의 동맹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관계에 파국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덜 가까워질 수는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f South Korea tries to take a more balanced position between China and the United States, that could also lead to tensions between Washington and Seoul. So I think you know, obviously all something worth watching. I don't think that Trump is going to abandon the alliance with South Korea and I don't think that Lee wants to abandon the alliance with the United States. So I don't think, we're talking about, you know, a catastrophic change in the relationship but it could be less close.”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도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미한 안보 동맹을 취소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협력의 정도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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