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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권력 공백 미한 관계 영향 제한적…트럼프 집권 후 미북 대화 속도 변수”


16일 한국 경찰이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있다.
16일 한국 경찰이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한국 내 권력 공백 상태가 미한 관계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속도를 낼 경우 한국의 입지가 한층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권력 공백 미한 관계 영향 제한적…트럼프 집권 후 미북 대화 속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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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일단 한국 내 정치적 불안정이 일부 해소되는 분위기인데, 미한 관계 차원에선 어떤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례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이에 따라 민주주의 가치연대를 강조한 미한동맹에도 상당한 상처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계엄 사태 발발 열하루 만에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에서 배제되는 등 한국이 빠른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줬고, 이런 가운데 미한동맹에 흔들림이 없다는 양국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 다수당인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정세가 불안하고 이것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 정도일 것”이라며 “혼란은 이른 시간 내에 합법적 절차에 따라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5일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서울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15일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서울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또 “한국전쟁에서의 미국 역할도 그렇고,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의 큰 도움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했고, 오늘날의 대한민국도 있다”며 “한미 관계는 혈맹을 넘어 총체적 동맹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직무정지와 관련해 미국의 한국과의 외교안보 분야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미한동맹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같다”며 “미한동맹은 대통령 간의 동맹일 뿐 아니라 정부 간의 동맹이자 국민 간의 동맹”이라고 밝혔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입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녹취: 임을출 교수] “한국 사회가 국민들의 힘을 가장 중시하면서 빠른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준 그런 측면에선 한미동맹 미래는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결국은 한국 내 정치적 불안정이 얼마나 빨리 해결되느냐 이게 트럼프 2기 한미동맹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 같아요.”

진행자) 하지만 윤 대통령이 탄핵이 되든 안 되든 향후 수개월 동안 한국의 정권 공백은 불가피한데, 이 와중에 동맹보다는 국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달 출범하게 되면 미한 관계가 상당히 유동적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한국 내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통령으로 취임했던 2017년 1월 박근혜 당시 한국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 상태였던 일을 떠올리며 이번 상황이 그 때보다 더 좋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민주주의 선도국이라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비상계엄 사태로 크게 훼손되면서 미국 내 부정적 시선이 존재하고, 미중 갈등 심화와 북러 군사 밀착 등 대형 난제들을 함께 다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선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2017년 첫 집권했을 땐 대한반도 정책 수립에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번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 문제를 포함한 외교현안 대응에 속도를 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리더십 부재 상태에서 트럼프 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 이뤄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탄핵이 기각될 경우 윤 대통령이 곧바로 직무에 복귀하겠지만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하게 될 경우 권력 공백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인 플로리다의 마러라고에서 연설을 갖고 있다.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인 플로리다의 마러라고에서 연설을 갖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속도감 있게 대북 외교의 틀을 짜고 있는 양상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 업무를 포함한 ‘특별임무들을 위한 대통령 사절’에 자신의 최측근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주재 대사를 지명했고, 국가안보 부보좌관엔 트럼프 1기 대북외교 실무자인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기용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방위비 분담 등 현안 조율과 일부 동맹관계 조정 등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고 특히 미북 대화 흐름이 조기에 만들어질 경우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사진출처: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사진출처: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녹취: 장용석 박사] “한미 관계는 실제로 새롭게 세팅을 하고 조율을 해서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거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도 있는 것이고 결국 이 과정들이 진행됐을 때 한국의 입지 이런 게 전반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약화될 가능성이 경계해야 하는 부분들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죠.”

진행자) 한국에서의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유지될 동력을 약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고요? 어떤 얘기인가요?

기자) 미 국방부는 한국 내 비상계엄 사태 때문에 지난 4일부터 이틀간 미국에서 열기로 한 미한 핵협의그룹(NCG) 4차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 등을 모두 연기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핵 무력 고도화에 맞서 양국 동맹의 성격을 핵 기반 동맹으로 강화하고 NCG를 통해 확장억제를 제도화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대북 강경책을 구사해 온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인데다, 설령 복귀하더라도 이전처럼 그의 그런 정책에 힘이 실릴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 러시아와 개별 대화를 선호하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국의 이번 계엄 사태는 권위주의 세력에 맞선 가치동맹을 추구해 온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서 벗어나 동맹보다는 미국의 국익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한국의 이런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을 미한 관계를 벌리기 위해 활용하려 하지 않을까요?

기자)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북한이 만일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더라도 이번 사태로 인한 한국의 국제사회 신뢰도 추락을 주장하면서 미국으로부터 한국을 떼어 내려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한국의 대외적 신인도, 정치적 안정성에 상당히 불신을 주장할 수 있는, 그리고 북한은 믿음직한 파트너라는 걸 미국에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이 하나 더 생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한국의 탄핵 정국과는 별개로 북한은 이미 한국을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한 만큼 지난 2018년 미북 정상외교 당시처럼 한국이 중재자 역할로 개입하는 걸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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