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 사망자가 106명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사망자가 2~3배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하와이를 방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에서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 정치권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지난주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이자율이 7.16% 기록하면서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하와의 산불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군요?
기자) 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가 15일 현재 106명으로 늘었습니다. 마우이섬이 속한 마우이 카운티 당국은 이날 사망자 수를 밝히면서 희생자 2명의 이름을 공개했는데요. 또 다른 희생자 3명은 가족들의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망자가 106명에 달하는데 아직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가 5명밖에 안 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운티 당국은 강한 불길 때문에 시신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연방 보건후생부 조너선 그린 부차관보는 병리학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꾸려 현재 엑스레이 장치를 비롯한 여러 장비를 동원해 사망자 식별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매우, 매우 어려운 임무가 될 것”이라며 “희생자 수를 고려할 때 인내심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희생자 수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5일, "100여 년 만에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산불로 기록된 마우이섬 산불의 최종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사망자가 현재의 2~3배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지역 수색이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인데요. 마우이 카운티는 구조대원들이 탐색견을 이용해 재난 지역의 약 32%를 수색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린 주지사는 수색 요청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 1주일 정도 됐죠?
기자) 네, 산불은 지난 8일, 세계적인 휴양지인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시작됐습니다. 마우이섬은 하와이 제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데요. 마우이섬 서부 해변에 있는 마을 라하이나가 특히 큰 피해를 봤습니다.
진행자) 산불이 발생한 원인은 파악이 됐습니까?
기자) 아직 정확한 발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던 상황에서 허리케인 ‘도라’로 인해 강풍이 불어닥치면서 산불이 주거지를 순식간에 덮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산불로 인해 주택 등 건물 2천200여 채가 파손됐는데요. 아직도 산불은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피해 지역에 또 다른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비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이번 주말 마우이섬을 강타할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나왔습니다. 마우이 당국은 현재 모든 기반시설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단기간이라도 선제적으로 전력을 차단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마우이섬 지역 대부분에 전기를 공급하는 ‘하와이전기’ 측이 송전 차단을 하지 않아 이번 화재를 더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력을 차단했으면 강풍으로 나뭇가지 등이 전력선에 닿아 산불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인데요. 하와이전기를 상대로 한 소송도 이미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산불 피해를 본 주민들 상황도 좀 살펴보죠.
기자) 적십자는 15일 현재 575명의 이재민이 5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린 주지사는 수천 명이 최소한 36주 간 머물 거주공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재산 피해 규모도 상당한데요. 재난관리 업체인 ‘캐런 클라크 앤 컴퍼니’는 라하이나 화제로 인한 피해액이 3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보험에 가입한 재산만을 계산한 것으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재산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앞서 보건후생부가 현지에서 희생자 신원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연방 차원에서도 현재 도움을 주고 있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산불이 발생한 다음날인 9일 성명을 통해 하와이 일대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3천 명 이상의 주민이 현재 연방 지원을 신청했습니다. FEMA는 집과 개인 재산에 대한 보상 외에 이재민들이 음식과 물, 의료 비용 등을 충당할 수 있도록 700달러씩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에 재난구호기금으로 120억 달러를 추가 요청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피해 지역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라지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가능한 한 빨리 하와이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화당 쪽에선 정부의 긴급대응이 부실하다고 지적하고 있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와이 산불과 관련해 연방 정부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산불 수습을 위해) “우리가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려 한다”면서도 자신의 방문으로 “복구 노력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에서 추가로 기소된 데 대한 정치권의 반응이 뜨겁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처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 쪽에서는 이번 기소는 2024년 대선 후보를 겨냥한 ‘정치적 동기’가 있는 결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 네 번째 형사 기소된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대배심은 14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 18명에 대해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부패 범죄 관련 법률인 리코(RICO)법 위반, 취임선서 위반, 위조와 허위 문서 제출 공모 등 총 13개 혐의가 적용됐는데요.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패배한 조지아주의 투표 결과를 바꾸기 위해 주 당국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가 인정된 겁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주에서 ‘성 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데 이어 연방 대배심으로부터 기밀문서 유출 혐의와 선거 결과 뒤집기 의혹으로 두 차례 더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한 의원들 반응,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기자) 우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15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 사건이 어떠한 정치적 또는 이념적 간섭 없이 진행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풀턴 카운티 검사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을 어겼다는 매우 강력한 사례를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풀턴 카운티를 지역구로 둔 니케마 윌리엄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법은 모든 사람, 심지어 실패한 전직 대통령에게도 똑같이 적용한다는 것을 풀턴 카운티가 보여줬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유권자들의 선거권을 박탈하려 한 책임을 법정에서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지도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소셜미디어 X에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정부를 무기화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윌리스 검사장에 대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고 자신의 경력을 쌓는 데 기소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하원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 의원은 이번 기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마녀사냥이자 정치적 공격일 뿐”이라고 말했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은 여름 휴회를 마치고 9월 중순에 업무에 복귀하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지아 주지사도 반응을 보였더군요?
기자) 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켐프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X에 “2020년 조지아주 선거를 도둑맞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주 선거는 안전하고 공정하다”며 자신이 주지사로 재임하는 동안은 계속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배심에서 증언했던 제프 던컨 전 부지사 역시 선거 부정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기소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성명을 내고 이번 기소 결정은 “결함이 있고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으며 민주당 소속인 윌리스 검사장이 정치적 동기를 갖고 자신을 기소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을 담당할 판사가 정해졌다고요?
기자) 네, 풀턴 카운티 고등법원 기록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스콧 맥아피 판사에게 배정됐습니다. 판사 배정은 무작위로 이뤄지는데요. 맥아피 판사는 윌리스 검사장과 일한 경력이 있는 전직 검사 출신으로 올해 2월 켐프 주지사가 임명했습니다. 임명 당시 켐프 주지사는 맥아피 판사가 연방과 지역 검찰에서 일하며 주요 마약 밀매조직을 전담했으며, 무장강도와 살인 등 수백 건의 중범죄 사건을 처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의 부동산 시장 관련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미국 주택시장에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이자율이 올랐습니다. ‘모기지은행협회(MBA)’가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7.16%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주 연속해서 오른 결과인데요. 이 수치는 지난 2001년 이후 지금까지 2022년 10월 단 한 차례만 기록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모기지 이자율이 이렇게 높아진 것은 언제부터죠?
기자)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1월부터 계속해서 오르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모기지 이자율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모기지 이율을 보면,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단 한 번도 6%대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진행자) 이야기했듯이 모기지 이율은 기준금리와 연관이 있는데요. 현재 기준금리는 어느 수준이죠?
기자)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모두 11차례에 걸쳐서 기준금리를 올렸는데요. 가장 최근의 인상은 지난 7월로 현재 기준금리는 5.25%~5.5%입니다.
진행자) 모기지 이자율이 올라가면 결국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지출 부담이 늘게 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같은 돈을 빌리더라도 이자율이 올라가면 갚아야 하는 돈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이것이 시장에도 반영됐는데요. 최근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1% 가까이 줄었습니다. 조엘 칸 MBA 부사장은 이는 모기지 이율이 오른 것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일반 모기지와 모기지 재융자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주택시장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죠?
기자) 네, 부동산중개업체 '레드핀'이 최근 보고서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미국 주택시장 가치는 지난 6월 기준 46조 8천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앞선 해에 기록했던 46조 6천억 달러를 넘어선 최고치입니다. 모기지 이율이 오르면서 지난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기간 집 값이 떨어지면서 주택시장 가치는 2조 9천억 달러 떨어졌었는데, 이번 상승으로 모두 상쇄됐습니다.
진행자) 방금 일정 기간 주택시장 가치가 떨어진 이유로 모기지 이율 상승으로 인한 주택 가격 하락이 꼽혔는데요. 이번에는 왜 주택시장 가치가 상승했나요?
기자) 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이 아주 독특하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모기지 이율이 오르면서 주택 수요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올랐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이 워낙 적은 상황이어서, 수요가 적어도 주택 가격이 올라갔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주택 시장에 나온 매물이 적은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주택 보유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인데요. 이 역시 모기지 이자율과 관계가 있습니다. 현재 주택 보유자 10명 가운데 9명이 받은 모기지는 이율이 6% 이하입니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에 3%대의 저렴한 모기지 이율로 집을 산 사람들도 있는데요. 이들이 지금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면, 기존에 받았던 이율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오른 금리가 적용되니까 집 팔기를 꺼린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리고 보고서를 보면 특정 세대가 보유한 주택 총가치가 크게 올랐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인구통계학자들은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 또는 2000년대 초반까지의 출생자를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르는데요. 일반적으로는 1981년생부터 1996년생까지를 밀레니얼 세대로 분류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밀레니얼 세대가 보유한 주택의 총가치는 1년 전보다 3%, 그러니까 5조 달러 올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