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들의 공식적인 해외 항구 운항이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사상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제재 회피로 추정되는 선박들의 비공식적인 운항은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선박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아태지역 항만통제위원회 도쿄 MOU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2일까지 해외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은 13척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 제재 시행 여파로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척과 2018년의 52척보다도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핵 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 제재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 겹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은 수출에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았던 제재 이전 2016년까지만 해도 같은 기간 선박 160척이 검사를 받았고, 2014년에는 182척으로 지금보다 14배나 많은 선박들이 해외 항구로 향했습니다.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가 전 세계 선박을 무작위로 선정해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만큼 모든 선박의 입항 횟수가 전부 반영되지는 않는다 해도, 안전검사를 받은 선박이 줄었다는 것은 해외 항구로 운항한 선박의 전체 숫자가 줄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안전검사 자료는 공식 운항 선박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최근 국제사회는 북한 선박의 제재 위반 사례를 여러 차례 제기했는데, 해당 의심 선박들은 안전검사를 받은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문제의 제재 선박들이 해외 항구에 입항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나라 선박에 물건을 건네거나 넘겨받는 이른바 선박 간 환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앞서 VO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이후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가 텅 빈 모습을 관측했지만, 4월 중순부터 다시 움직임이 시작돼 이후 선박 수십여 척이 정기적으로 석탄 추정 물체를 싣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전문 정보분석 사이트 NK 프로와 영국의 민간단체 합동군사연구소도 지난달 공동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석탄을 실은 북한 선박들이 중국 저우산 인근에서 대거 발견됐으며 이들이 중국 해안경비대의 묵인 아래 바지선을 이용해 석탄을 불법 환적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 같은 해상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기승을 부리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켈리 크래프트 / 유엔주재 미국대사 (지난달 30일)

“유엔 회원국들은 함께 행동할 때 더 강해지기 때문에 미국은 모든 국가가 공동 행동에 참여하도록 확실히 할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을 비롯해 해안경비대도 지난 5월 합동으로 제재 회피를 위한 북한 등의 불법 해상 활동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하고 북한의 지속적인 제재 회피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