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한 연합훈련 취소를 압박하는 담화를 낸 가운데, 미국 내 전문가들은 미한동맹을 흔들려는 의도로 분석하면서 북한은 과거부터 유화적 태도 후 채찍을 내세우는 태도를 보여왔지만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는 확고한 방어태세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한 연합훈련을 겨냥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가 미국과 한국의 동맹에 틈을 벌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북한 문제에서 성과를 거두고 싶어하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미국과 한국이 연합훈련을 놓고 서로 대립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겁니다.

에반스 리비어 /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

“북한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현재 상황을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을 이용해 미국을 압박하고 이를 통해 중요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것이죠. 그 목적은 물론 미한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또 북한은 항상 당근 후 채찍을 보냈다면서 최근 북한의 남북 연락통신선 복원 동의는 대가를 요구하는 과거 행태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켄 고스 /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

“북한은 항상 전략적 메시지를 낼 때 당근에 이어 채찍을 보냅니다. 따라서 북한은 통신연락선을 다시 연결하는 당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김여정이 이번에 채찍을 보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락통신선 복원이라는 결정 뒤에 나온 이번 담화에 대해,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한국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의 시도가 성공을 거두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상황 자체를 만들려 하지 않을 것이는 겁니다.

클린트 워크 / 스팀슨센터 연구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무엇이 수용할 수 있는 것인지 기준을 정하는 걸 원치 않습니다.”

또 한국 정부 역시 연합훈련 축소 등의 문제를 놓고 미국과 어느 정도 이견을 보일 순 있지만, 궁극적으론 국가안보가 미국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 북한의 입김에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사는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 축소 등과 같은 특정 조건을 내걸고 대화에 나서는 행태를 끊어야 한다며, 곧바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철통같은 미한동맹에 따라 한국의 안보와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은 남북 대화와 관여를 지지하고 남북 소통과 관련된 최근 움직임을 환영한다고 이미 밝혔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