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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묶였던 북한 선박들 상당수 운항 재개


북한 남포항의 이달 13일 모습. 대기 중인 선박들이 약 두 달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사진 제공: Planet Labs.
북한 남포항의 이달 13일 모습. 대기 중인 선박들이 약 두 달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사진 제공: Planet Lab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북한 항구에 발이 묶였던 북한 선박들이 상당 부분 운항을 재개한 모습이 민간 위성에 포착됐습니다. 대북 제재 위반 행위가 다시 시작됐는지도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월 북한 남포항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100여 척의 선박이 운항하지 않은 채 해상에 떠 있는 모습이 관측됐었습니다.

이는 예년에 비해 2~3배가량 많은 것으로, 영국의 민간단체인 합동군사연구소(RUS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선박들이 운항을 중단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VOA가 최근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남포항 일대에 운휴 중인 선박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남포항 일대를 촬영한 3월22일자 위성사진(위)에 보이던 약 50척의 선박들이 5월13일엔 약 30척으로 줄어있다. 사진 제공: Planet Labs.
북한 남포항 일대를 촬영한 3월22일자 위성사진(위)에 보이던 약 50척의 선박들이 5월13일엔 약 30척으로 줄어있다. 사진 제공: Planet Labs.

지난 13일 남포 컨테이너 항구와 석탄, 유류 항구 인근 해상을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약 30척의 선박이 떠 있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약 50척이 발견됐던 지난 3월22일에 비해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겁니다.

대동강변을 따라 좀 더 북쪽에 위치한 대안항 인근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3월 위성사진에는 약 30척의 선박이 보였지만, 두 달 뒤 위성사진에선 10척이 채 안 되는 선박만이 발견됐습니다.

남포항의 입구 격인 서해쪽 바다에 머물던 수 십 척의 선박들도, 5월엔 모두 자취를 감춘 사실이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관측됐습니다.

북한 남포 인근 대안 항 일대를 촬영한 3월18일자 위성사진(왼쪽)에서 관측된 선박들이 약 두 달 뒤(오른쪽) 크게 줄어있는 모습. 사진 제공: Planet Labs.
북한 남포 인근 대안 항 일대를 촬영한 3월18일자 위성사진(왼쪽)에서 관측된 선박들이 약 두 달 뒤(오른쪽) 크게 줄어있는 모습. 사진 제공: Planet Labs.

물론 이번에 발견된 선박들은 사실상 대기 중인 선박이 거의 없던 지난해와 2018년 5월 보다는 많은 것이지만, 3월과 비교해선 그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중단됐던 운항이 일부 재개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이런 정황은 남포 일대 개별 항구의 움직임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남포 컨테이너 항구의 경우, 지난 12일까지 컨테이너 야적장 앞쪽을 가득 채웠던 물체들이 다음날인 13일엔 상당 부분 사라진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남포 컨테이너 항구의 하루 동안 변화. 이달 12일 촬영된 위성사진(위)에 보이던 컨테이너들이 다음날인 13일 사라진 모습(원 안)이 확인된다. 사진 제공: Planet Labs.
남포 컨테이너 항구의 하루 동안 변화. 이달 12일 촬영된 위성사진(위)에 보이던 컨테이너들이 다음날인 13일 사라진 모습(원 안)이 확인된다. 사진 제공: Planet Labs.

또 컨테이너 항구 야적장 중심부와 서쪽 지점에서도 컨테이너 더미가 움직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컨테이너 항구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앞서 VOA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약 2개월 만인 지난달 21일부터 남포와 대안, 송림의 석탄 항구에서 선박들이 석탄을 적재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학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당시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석탄 활동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You can see in the most of them…”

위성사진을 통해 선박들 대부분이 적재함 속에 석탄으로 보이는 물체를 싣고 있는 것이 드러나며, 이런 점은 덮개를 덮지 않는 이상 쉽게 감출 수 없다는 겁니다.

북한의 석탄은 유엔 안보리가 수출을 금지한 품목인 만큼, 해당 석탄이 북한의 항구를 떠나 다른 나라로 향했다면 이는 대북 제재 위반입니다.

이처럼 북한 선박의 운항이 재개된 정황이 일부 확인되면서, 북한의 제재 위반 활동이 동시에 다시 시작됐는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난 3월 북한 선박들의 운항이 크게 줄어든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를 ‘보이지 않는 적’이라고 불렀지만, 대북 제재에 있어선 코로나바이러스가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효과적인 동맹”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압박’ 캠페인조차 막지 못했던 석탄 밀수출 등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를 코로나바이러스가 달성했다는 의미였습니다.

하지만, 5월을 전후한 시점의 위성사진은 상황이 다시 바뀌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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