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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태양절 금수산궁전 참배 이례적 불참한 듯


지난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김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집권 이후 첫 불참이라는 점에서 배경이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과 정부, 무력기관 책임일꾼들과 간부들이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08번째 ‘태양절’을 맞아 김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와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등 핵심 간부 수 십 명이 자리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 김 위원장 명의로 헌화된 꽃바구니 모습만 포착됐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참배했다는 보도도 나오지 않고 있어 김 위원장이 불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김 위원장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할아버지인 김 주석의 생일에 늘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 왔습니다.

또 지난 2월16일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었습니다.

통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집권한 김 위원장은 그동안 김 주석의 옷차림이나 목소리, 행동 등을 모방해 주민들에게 자신의 정통성을 부각시키고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활용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초강력 방역에 나선 가운데 올해 태양절 행사들이 대폭 축소됐지만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만큼은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불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동대학교 박원곤 교수는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 정통성의 핵심 상징인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았다면 북한 주민들도 의아하게 여길만한 일이라며,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로 김 위원장이 외부 행보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최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의 여파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전역에서 사람들이 오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모였고 또 그들 중 상당수가 금수산태양궁전에 가서 참배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김정은 입장에선 그들 한명 한명의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혹시라도 이 기간 중에 그들 중에 증상이 나타났다면 김정은이 같이 안 갔을 가능성이 있죠.”.

김 위원장이 최근 일련의 군사행보로 불참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최근 평양에서 멀지 않은 지방에서 박격포 사격훈련을 지도한 뒤 연달아 항공군 훈련을 시찰한 바 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의 참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은 지난 14일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한반도 동해상으로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의 홍민 북한연구실장입니다.

[녹취: 홍민 북한연구실장] “이런 일정 계획이 최근 코로나 리더십이라는 차원에서 내가 안보태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정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일정을 수행하다 보니까 참배에 빠졌을 가능성도 있어요.”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신종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김 위원장이 별도로 단독 참배했을 수 있다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북한 매체가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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