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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누가 되든 미한동맹 도전과제들 직면할 것"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미-한 동맹은 새로운 도전과제들을 맞을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새 대통령에 누가 되든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의 `반중 전선’ 참여 여부 등으로 양국 동맹관계에 긴장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고립주의 외교노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이와는 반대로 다자주의 노선을 통한 동맹 회복을 최우선 외교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한 동맹의 전통적인 틀이 상당 부분 복원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동맹과의 소통도 상당히 많아질 것이고 지금 중단된 외교-국방 장관회의 이것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고 가장 큰 것은 한-미-일 3국 공조 회복이죠.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서 미국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나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큰 틀에서 보면 압도적 국력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세계보안관’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며 누가 당선되든 미국이 동맹국과 부담을 나누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이 전 세계 미군 재배치 검토를 하고 있는 만큼 미-한 동맹의 상징인 주한미군 감축도 대선 결과에 따라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주한미군은 바이든이 되든 트럼프가 되든 일정 부분 조정은 불가피해 보이고요, 다만 그 과정에서 바이든은 한국과 충분히 협의를 해서 미국의 동맹 변환에 대한 대처를 공동으로 해나갈 것이고 반면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을 계기로 주한미군의 사실상 감축을 배제할 수 없죠.”

한국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독미군처럼 병력을 빼는 데 신중할 것이라며, 특히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이런 경향이 더 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두 나라가 평행선을 달려온 미-한 방위비분담특별협정, SMA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더욱 암초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협상팀은 전년 대비 50% 현 인상안, 혹은 그 이상의 인상안을 한국 정부에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반면 동맹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기존 다년 계약에 합리적인 인상률 수준에서의 타결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의 반중 전선 참여 문제가 미국 차기 행정부와 한국 정부 사이에 긴장을 빚어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중국과의 패권다툼은 이어질 것이지만 대중 경제의존도가 큰 한국으로선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박원곤 교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앞세워 동맹국들의 반중연대를 추구하는 바이든 후보가 한국 정부에 더 까다로울 수 있다며 선택의 기로에서 한국 측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바이든이 되면 그렇지 않고 다시 다자주의 질서를 세우고 이른바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내세우면서 명분을 살려가면서, 지금 이미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자유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하겠다 국가간. 그런 식으로 명분을 갖고 온다면 대부분 미국 동맹국들은 참여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한국도 선택지가 좁아지는 거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또한 한국 정부와의 이견이 미 차기 행정부로 넘어간 상황입니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반환을 바라고 있지만 미국은 전환에 필요한 모든 조건 충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전작권 전환 절차가 더 깐깐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동맹을 통해 역내 균형을 도모하는 미국의 전통적 기조를 계승해 더욱 신중한 접근법을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부형욱 박사입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바이든은 굉장히 정형화된 외교안보 정책을 취할 것이고 투입될 것이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을 사실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보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걸림돌들이 많이 생길 것 같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한편 북한은 미 대선에 임박해 선전매체를 동원해 연일 미-한 동맹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북 압박을 위한 미-한 동맹이 다시 공고해질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지금 북한이 계속하는 (비난) 조치들은 한국에 계속 신호를 보내면서 당신들이 미국과 다시 한 번 관계를 강화되는 측면에서 재조정하는 것은 이를테면 남북관계에 좋지 않다라는 식의 경고성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앞서 지난 1일 ‘사대 굴종 외교의 후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한국 고위 당국자들의 잇단 방미와 관련해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입, 주한미군 훈련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갖은 모멸과 냉대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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