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루이지애나주, 교실 십계명 게시 의무화…‘보잉 737맥스’ 사고 유족들, 250억 달러 벌금 요청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교회 앞에 놓인 십계명 비석 (자료사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교회 앞에 놓인 십계명 비석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루이지애나주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기독교 십계명을 의무적으로 게시하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발생한 ‘보잉737 맥스’ 사고 유족들이 보잉사에 최대 248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경영진을 기소하라고 연방 법무부에 요청했습니다. 이어서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여성도 징집대상으로 포함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미국 내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는 소식에 관해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은 미국 남부로 갑니다. 루이지애나에서 눈길을 끄는 법이 도입됐군요?

기자) 네, 루이지애나주가 모든 공립 학교 교실에 기독교 ‘십계명’을 의무 게시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를 통과한 법안을 19일 공화당 소속인 제프 랜드리 주지사가 서명한 건데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이런 법을 제정한 것은 루이지애나주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청취자분들을 위해 십계명이 뭔지 먼저 설명을 좀 해주실까요?

기자) 네, 십계명은 기독교와 유대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율법의 핵심으로, 이들이 믿는 신인 하나님이 히브리 선지자 모세에게 계시한 10가지 계명입니다. 1~4계명은 하나님과 백성 간에 지켜야 할 계명이고요. 5~10 계명은 인관 관계에서 지켜야 할 계명인데요. 여기엔 살인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루이지애나주가 왜 이런 십계명을 공립학교 교실에 게시하게 된 걸까요?

기자) 랜드리 주지사는 법안 서명식에서, “공립학교에서 신앙을 확대하기 위해” 법을 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랜드리 주지사는 또 “법치를 존중하기 원한다면, 모세라는 최초의 율법 제정자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십계명을 학교에 어떤 식으로 게시한다는 겁니까?

기자) 새 법은 주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유치원에서 주립대학까지 모든 교실에 포스터 크기의 십계명을 “크고 읽기 쉬운 글씨체”로 써서 게시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들은 내년 초까지 십계명이 어떻게 “거의 3세기 동안 미국 공교육의 중요한 부분”이었는지를 설명하는 네 단락짜리 설명문을 십계명 포스터와 함께 각 교실에 게시해야 합니다. 다만, 십계명을 게시하는 데 있어 주 정부 예산은 사용하지 않고요. 관련 비용은 모두 기부금으로 충당하게 됩니다.

진행자) 십계명 게시 외에 다른 조처도 함께 시행에 들어간다고요?

기자) 네, 랜드리 주지사가 서명한 법안 패키지에는 학교 내 목사 채용을 승인하고, 교사가 성적 취향이나 성 정체성 언급을 제한하는 한편, 학교가 부모의 허락 없이 트랜스젠더, 즉 성전환 학생이 선호하는 이름이나 성별 대명사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진행자) 루이지애나주가 이런 법을 제정한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새 법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기독교적인 보수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들은 십계명은 단순히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하나님이 모세에게 전한 지침이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기반이 되는 문서’로서 미국 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진행자) 새 법에 반대하는 진영도 있겠죠?

기자) 네,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과 ‘정교분리를 위한 미국인 연합’, ‘종교로부터의 자유 재단’ 등은 19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이 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며 법의 이행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성명 내용을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성명은 “정치인들이 공립학교의 학생과 가족에게 자신이 선호하는 종교적 교리를 강요할 권리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정헌법 1조는 특정 종교를 국교로 정하거나,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방해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성명은 이어 이 법은 학생들이 평등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막고, 다른 신념을 가진 학생들이 학교에서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루이지애나주에서 어떻게 이런 법이 제정될 수 있었을까요?

기자) 루이지애나주는 이른바 ‘바이블벨트’에 속한 지역입니다. 미 남부에 기독교 복음주의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을 바이블벨트라고 부르는데 사회,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존 벨 에드워즈 주지사 후임으로 올해 초 공화당 소속인 랜드리 주지사가 취임하면서, 공화당이 다수를 이루는 주 의회가 보수적인 법안을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됐는데요. ‘AP’ 통신은 루이지애나주는 주 의회는 물론 주 전역의 선출직이 대부분 공화당 소속이라 보수적인 의제를 추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십계명 의무 게시법 외에 다른 보수적인 입법도 이뤄지고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랜드리 주지사는 범죄에 대해서도 엄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겠다고 밝혀왔는데요. 루이지애나주는 이달 초, 아동 성범죄자에 대해 판사가 외과적 거세를 명령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랜드리 주지사가 18일 이 법에 서명했습니다. 화학적 거세를 허용하는 몇몇 주가 있긴 하지만, 외과적 거세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한 주는 루이지애나가 처음인데요. 해당 법에 대해서도 민권단체들이 법정 다툼을 예고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바이블벨트 지역에서 루이지애나처럼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지역들이 또 있습니까?

기자) 네, 십계명 의무 게시도 루이지애나주가 처음 추진한 게 아닙니다. 앞서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유타 등 일부 주에서도 추진됐지만, 합법성을 둘러싼 논란 끝에 입법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교실 내 십계명 게시를 둘러싼 논쟁이 연방 대법원에 올라간 경우도 있는데요. 지난 1980년 대법원은 공립학교에 십계명을 게시하는 것에 관한 켄터키주 법률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데이브 캘훈 보잉사 최고경영자(CEO)가 18일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조사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보잉 737 맥스 사고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데이브 캘훈 보잉사 최고경영자(CEO)가 18일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조사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보잉 737 맥스 사고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비행기 제조사인 보잉사를 상대로 고액의 벌금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발생한 ‘보잉737 맥스’ 사고 유족들이 19일, 보잉사에 최대 약 248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경영진을 기소해 줄 것을 연방 법무부에 요청했습니다. 유족을 대표하는 폴 카셀 변호사는 법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보잉의 범죄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기업 범죄”라며 따라서 고액의 벌금이 “법적으로 정당하고 명백히 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족들의 요구 사항이 벌금 말고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이들은 서한에서 “보잉 이사회가 가족들을 만나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덧붙였고요. 또 두 번의 추락 사고 당시 보잉의 책임 있는 관계자에 대한 형사 기소도 즉시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보잉737 맥스 사고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네, 2018년에 인도네시아에서, 그리고 2019년 에티오피아에서 보잉사의 737 맥스 기종이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는데 총 사망자가 346명에 달합니다. 이 두 사고 이후 법무부는 보잉사 직원들이 737 맥스 기종과 관련한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이를 은폐해 온 혐의에 관해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수사는 어떻게 결론 났나요?

기자) 네, 지난 2021년 보잉은 안전 규제 준수와 관련해 미 연방항공청(FAA)을 속인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금 25억 달러를 내기로 했습니다. 합의금에는 피해보상금과 형사상 벌금이 포함됐는데요. 대신 추가 위반이 없을 경우 기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달 보잉사가 2021년 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기소 가능성을 제기했는데요. 이제 사고 유족들까지 추가적인 벌금과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고 나온 겁니다.

진행자) 하루 앞서 의회에서는 보잉사 안전과 관련한 청문회도 열렸다고요?

기자) 네, 데이브 캘훈 보잉사 최고경영자(CEO)가 18일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조사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보잉 737 맥스 사고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는 유족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가족의 사진을 들고 방청석에 앉아 있었는데요. 캘훈 CEO는 “전 세계에 있는 전, 현직 모든 보잉 직원을 대신해 여러분의 손실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끼친 슬픔에 대해 사과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청문회에서 보잉의 내부 고발자 증언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보잉의 내부 고발자 샘 모호크 씨도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모호크 씨는 보잉의 품질보증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회사가 조사 중 사양에서 벗어나거나 파손된 737맥스 부품을 숨기고 관련 기록을 위조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최근까지도 보잉사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1월에는 알래스카항공사 보잉 737 맥스 9 여객기가 이륙 후 여객기의 동체 일부가 뜯겨 나가면서 비상착륙을 했습니다. 또 3월에는 알래스카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의 객실에서 연기가 감지돼 회항했고요. 4월에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보잉 737-800 여객기는 엔진커버가 떨어져 날개 플랩에 부딪히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보잉은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3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 교체를 발표했습니다.

2015년 조지아주 포트베닝에서 열린 육군 특수전학교 졸업식. 당시 쉐이 해버(가운데) 대위와 크리스틴 그리스트(오른쪽) 대위는 육군 특수전학교를 졸업한 첫 여군이었다. (자료사진)
2015년 조지아주 포트베닝에서 열린 육군 특수전학교 졸업식. 당시 쉐이 해버(가운데) 대위와 크리스틴 그리스트(오른쪽) 대위는 육군 특수전학교를 졸업한 첫 여군이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여성 징집 논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최근 통과시킨 법안 때문이라고 하는데, 우선 이런 논쟁이 촉발된 배경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미국의 상원 군사위원회는 지난주 202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가결해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여성도 당국에 징병 대상으로 등록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모병제 국가인데도 징병 대상자 등록을 하고 있었군요.

기자) 네. 미국은 1970년대 베트남전쟁을 마지막으로 징병제 대신 모병제 방식으로 병력을 충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징병 대상자 등록제를 통해 유사시 징집이 가능한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행 등록제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가진 만 18~25세의 모든 남성은 등록을 하는 것이 의무화돼 있습니다. 여기에 그동안 여성은 제외돼 있었습니다.

진행자) 모병제를 하면서도 징병제의 토대를 유지해 왔던 거군요. 그런데 등록을 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입대하는 것은 아니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징병 대상자 등록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합니다. 미국 시민권을 신청할 때에도 필요하고요. 징병 대상자로 등록을 하면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학자금 대출 같은 혜택이 주어집니다. 반면에 등록을 하지 않으면 중범죄로 간주됩니다. 벌금이 부과되거나 특정 정부 업무에 대한 자격을 갖추지 못하게 되고요.

진행자) 최근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유럽의 몇몇 나라들이 여성 징집을 추진하고 있었는데요. 미국도 병사가 부족해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거치면서 최근 들어 자원입대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신병이 부족한 겁니다. 그래서 신병을 충원할 때 나이 상한선을 계속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상원에서 ‘여성 징집론’을 주도한 정당은 어느 쪽이었나요? 논거는 무엇이죠?

기자) 상원의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여성도 징집 대상이 되고 군대에서 남성과 같은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장은 현재 미국 군대에는 여성들이 눈부신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현대전은 보병이 많이 필요했던 제2차 세계대전과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군대에는 사이버 전문가나 정보 분석가, 언어학자 등이 필요하다면서 남성보다 이런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여성이 많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군 중에 전투병으로 복무하는 비율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공화당 입장은 뭔가요?

기자) 네.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여성 징집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공화당의 조시 하울리 상원의원은 여성을 징병 대상으로 등록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면서 “보통 사람들은 ‘우리의 딸들을 그냥 놔두라’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성에게 군복무를 강요할 수 없으며 민주당은 실험을 그만두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자유 증진(Advancing American Freedom)’이라는 보수단체는 여성에게 징병 등록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내용이 상하원을 통과해서 입법이 될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예상할 수 있을까요?

기자) 미국 언론은 해당 법안이 입법 완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상원 군사위원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은 이제 상원 본회의를 통과해야 합니다. 상원을 통과한 이후에는 하원에서 의결한 법안과 함께 검토해서 단일안으로 도출되면, 단일안이 상·하원에서 재의결되고, 그 이후 대통령 서명 과정을 거쳐 입법이 완료됩니다.

진행자) 하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하원은 14일 본회의에서 202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찬성 217표 대 반대 199표로 통과시켰습니다. 하원 법안에는 현행 ‘징병 대상자 등록제(Selective Service System)’를 자동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참고로 상원과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 다를 경우, 반드시 양측이 조율해 동일한 내용의 법안으로 통과시켜야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