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등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내년 3월, 이른바 ‘슈퍼화요일’에 경선을 치르는 주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텍사스주 엘파소 월마트 매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23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이 90개 혐의에 대해 모두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미국이 마지막 남은 화학무기를 완전 폐기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선거전이 눈길을 끌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 11월 5일 열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선거전이 점차 열기를 띠고 있습니다. 공화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되기 위해선 예비경선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초기 경선이 치러지는 지역에서 대부분 후보가 공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초기 경선이 치러지는 지역이라면 어디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바로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입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앞서 전통대로 이 두 곳에서 첫 경선을 지르는 일정을 확정한 바 있는데요. 해당 지역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 중 현재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행보가 눈에 띕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이 두 후보는 아이오와 뉴햄프셔에서 여러 유세와 집회를 열었고요. 때로는 같은 날 같은 주에 두 후보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두 후보가 초기 경선지 외에 또 집중하는 곳이 있다고요?
기자) 네, 바로 ‘슈퍼화요일’에 선거가 열리는 주들입니다. 슈퍼화요일은 10여 개 주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동시에 예비 선거를 치르는 날로 가장 많은 대의원을 뽑는 날이라고 해서 슈퍼화요일이라고 부르는데요. 내년 대선을 앞두고는 내년 3월 5일에 총 14개 지역에서 동시에 경선이 실시됩니다.
진행자) 경선 과정에서 이 슈퍼화요일이 매우 중요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슈퍼화요일에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를 비롯해 매사추세츠, 메인주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예비선거가 열리기 때문에 최종 후보 결정에서 필요한 대의원 수의 행방을 결정해 주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슈퍼화요일 성적을 통해 후보들이 지지자들을 조직하는 능력과 재정적인 능력 그리고 대의원 수를 늘릴 수 있는 능력 등을 평가할 수도 있는데요. 역사적으로 보면, 슈퍼화요일에 승리한 경선 주자가 대부분 각 당 대선 후보가 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도 슈퍼화요일의 승자였나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계에서 이름을 알리던 정치인도 아니었고요. 부동산 사업가와 TV 프로그램을 이름을 알린 명사로 유명했지만, 슈퍼화요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후 여세를 몰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2020 슈퍼화요일에서 대부분 승리하면서 남은 경쟁자들의 경선 포기가 이어졌었죠.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선 후보들이 슈퍼화요일에 사활을 거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공화당 경선 후보들이 슈퍼화요일 선거지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에이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를 비롯한 여러 후보가 최근 캘리포니아주를 찾았고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멕시코 주를 찾아 남부 국경 상황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 외에 경선 후보들도 대부분 슈퍼화요일이나 초기 경선 지역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 유명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유권자의 상당수가 복음주의자인 아이오와주를 목표로 삼고 있고요. 팀 스콧 상원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슈퍼화요일 열흘 전에 예비 경선을 치릅니다.
진행자) 그런데 선거전은 바로 돈의 전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선거 자금이 필수적인데요. 주요 후보들 모금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지율에서 앞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가 선거 자금 모금에서도 단연 앞서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 2분기에만 3천5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해 1분기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선거 자금을 모은 겁니다. 또 디샌티스 선거캠프는 주지사가 지난 5월 24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6주 만에 2천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두 후보는 슈퍼화요일 격전지에서 어떤 식으로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중하는 곳 가운데 한 곳은 앨라배마주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앨라배마주에서 승리를 거뒀는데요. 존 월 앨라배마 공화당 의장은 ‘AP’ 통신에 많은 슈퍼화요일 경선지에 비해 앨라배마주는 작은 주이지만, ‘공화당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전통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보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앨라배마에서의 승리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디샌티스 주지사 측의 움직임도 볼까요?
기자) 디샌티스 대선 캠프와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지하는 정치자금 기부단체, 즉 슈퍼팩(Super PAC)인 ‘네버백 다운(Never Back Down)’은 총 18개 주를 대상으로 하는 선거전에 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경선 초기 4개 주와 슈퍼화요일 14개 주가 여기에 포함되는데요.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또 오는 9월 4일 노동절까지2천600명 이상의 현장 조직원을 고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몇 년 전 텍사스주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총격범이 중형을 선고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9년 8월 미 남부 텍사스주 엘파소 월마트 매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23명을 숨지게 한 패트릭 크루시어스 씨가 지난 7일 법원에서 90회 연속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진행자) 90회 연속 종신형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 증오범죄 혐의 45건과 강력 범죄에서의 총기 사용 혐의 45건에 대해 모두 유죄 인정을 받은 겁니다. 지난 2월, 크루시어스 씨는 연방 검사 측과 형량 합의를 통해 사형을 면하기 위해 유죄를 인정하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 연속 90회에 합의했는데요. 7일 엘파소 연방법원의 데이비드 과데라마 판사가 이를 승인해 검찰의 구형대로 각각 종신형을 선고한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 사건으로 크루시어스 씨가 사형은 피하게 된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번에 나온 선고는 연방 법원에서 나온 거고요. 이와 별도로 텍사스주 법원의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는데요. 주 법원의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기자) 크루시어스 씨가 엘파소에서 어떤 일을 저지른 겁니까?
기자) 지난 2019년 8월 3일, 크루시어스 씨는 공격형 AK47 소총으로 무장한 채 대형 소매점 월마트(Walmart)에 들어가 총을 난사했습니다. 당시 상점은 개학을 앞두고 자녀와 함께 학용품 구입에 나선 쇼핑객들로 매우 붐비는 상황이었는데요. 마침 월마트 밖에 있던 경찰이 즉각 대응했고 크루시어스 씨는 체포됐습니다. 20대 백인 청년인 크루시어스 씨는 엘파소에서 1천km가량 떨어진 댈러스시 인근 주민으로, 10시간 넘게 운전해 와 범행을 저지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당국은 해당 사건을 국내 테러 범죄로 규정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크루시어스 씨가 극우 성향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 ‘에잇챈(8chan)’ 게시판에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요. “히스패닉, 즉 중남미계가 텍사스주를 침공하는 데 대한 대응”이란 성명서로, 중남미계의 침략으로 인해 문화와 인종이 교체된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크루시어스 씨에 증오범죄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으로 희생자도 많았다고요?
기자) 네, 총 23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는데요. 희생자 대부분은 중남미계로 그중 8명은 멕시코 국적자였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엘파소는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 도시로 중남미계가 주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크루시어스 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루시어스 씨는 법정에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변호인이 대신 진술하면서 크루시어스 씨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 총격을 감행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반박하며 크루시어스가 학살을 자행했을 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법정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선고 공판에서 크루시어스를 대면한 희생자의 유족과 친지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한 희생자 아버지는 총격범을 “사악한 기생충”이라고 부르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검찰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로 인해 피해자 가족들이 “결말과 평화’를 찾기 바란다”고 밝히고 “편견이나 증오로 폭력을 저지른 사람들을 적극 기소해 정의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이 국내 마지막 남은 화학무기를 폐기했다고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7일) 성명에서 미국 내 마지막 남은 화학무기를 모두 안전하게 폐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세계 1차대전으로 미국에서 화학무기가 생산·비축되기 시작한 지 약 100년 만에 대외 신고된 미국 내 화학무기가 모두 제거된 겁니다.
진행자) 마지막 비축고가 미국 어디에 있었습니까?
기자) 켄터키주 소재 블루그래스 화학무기 폐기 시설(BGAD)이었는데요. 치명적인 독소죠, 사린으로 알려진 GB 신경 작용제가 든 M55 로켓의 마지막 비축분이 이날(7일) 완전하게 폐기됐습니다. 미국은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콜로라도주 소재 미 육군 푸에블로 화학무기 창고에 보관돼 있던 겨자가스가 든 포탄 약 2천600t도 해체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성명에서 이번 화학 무기 폐기에 관해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화학무기 비축량을 없애기 위해 30년 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면서, 이번 조처로 화학무기의 공포가 없는 세상에 한 단계 가까워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성과는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른 우리의 오랜 약속을 이행할 뿐만 아니라, 대외 신고된 전 범주의 대량살상무기(WMD) 폐기를 국제기구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은 어떤 협약입니까?
기자) 네, CWC는 지구상에서 화학무기의 개발·획득·생산·보유·이전·사용 등을 전면 금지하는 국제협약입니다. 미 상원은 1997년 CWC를 비준했는데요. 미국 외에도 한국과 러시아 등 193개국이 가입해 있습니다. 이 협약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9월 30일까지 모든 화학무기 비축분을 폐기하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7일) 성명에서 특정 국가를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시리아를 지목하며 CWC를 준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두 나라가 뻔뻔한 잔학 행위와 공격을 저지르는 데 사용된 미신고 프로그램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CWC에 가입하지 않은 남은 국가들의 조속한 협약 가입을 촉구했습니다. 현재 CWC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는 북한과 남수단 등 4개국입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지난 2017년 마지막 화학무기 비축분을 폐기 처분했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공식적으로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2017년 9월 27일 신고된 화학무기를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CWC 일부 회원국은 러시아가 미신고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2017년 이후에도 화학무기를 사용한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바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2020년에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노비촉에 중독돼 사망할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도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2012년 7월 시리아는 화학무기 보유를 공개적으로 인정했습니다. 미 정보당국은 이 발표가 있기 전부터 시리아가 겨자가스와 사린, VX 같은 신경 작용제를 포함한 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는데요. 화학무기금지기구와 유엔 합동조사단은 시리아와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수많은 화학무기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화학무기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유엔(UN)에 따르면, 지난 세계 1차대전 당시 약 1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화학무기로 목숨을 잃었고요. 그 이후 전 세계에서 100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