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권력 강화 위해 숙청 지속"

지난해 12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체포되는 모습을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했다.

오는 12일로 북한에서 장성택이 처형된 지 1년이 됩니다. 북한 당국은 장성택의 숙청 이후 진행해 온 인적쇄신 작업을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으며, 북-중 관계는 장성택의 처형으로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한국 정부 당국자가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2일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권력이 단기적으로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평가는 권력구도와 인적개편, 그리고 사상교육 등 3가지 측면을 분석한 결과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권력구도 측면에서는 우선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 등 권력기관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지난 5월 조직지도부 제1 부부장이던 황병서가 북한 군부의 1인자인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것이 단적인 예로 거론됐습니다.

장성택의 처형 이후 계속돼 온 인적쇄신 작업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강화 작업과 맞물려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북한 권력집단의 인적쇄신 작업은 `노동신문'의 보도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12일 현대판 종파집단에 대한 단호한 숙청과 함께 인민의 피땀으로 개인의 향락을 사는 세도꾼의 제거가 계속될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장성택 처형 이후 추진해온 사회기강 다잡기는 큰 소득이 없다는 분석입니다. 북한 내부에서 부정부패가 확산되고 있고, 통치자금 확보를 위한 관광산업 등 외화벌이 사업은 오히려 다그치고 있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또 김정은 제1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추진과 함께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들 권력기관이 장기적으로는 김정은 체제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기존 권력기관들이 김정은 체제를 계속 뒷받침 할 지는 두고 봐야 하며 이런 염려 때문인지 최근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비롯해 최룡해, 오일정 등 빨치산계 인사들이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성택이 장악했던 외화벌이 업무는 군과 당 그리고 내각으로 분산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특히 건설사업 등 일부 이권을 군부에 넘겨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고 충성심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김정은 제1 위원장은 장성택이 생전에 추진하던 사업들을 자신의 공적으로 돌려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크게 위축됐습니다.

현재 양국의 교류는 김정일-후진타오 시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그마저도 지난 3월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의 북한 방문 이후 뚝 끊겼습니다.

일 년에 5~6 차례 있던 군사교류도 올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또 경제교역 규모도 겉보기엔 예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경제특구 등 큰 규모 사업들은 추진되지 않아 라선특구와 황금평 특구 개발사업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