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단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를 유지, 보수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출연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이춘근 박사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후발국이지만 중·단거리인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된 핵탄두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박사는 10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연구학회의 춘계학술회의 주제발표에서 북한이 핵실험 전에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노동미사일을 개발해 초기 개발단계부터 소형화된 탄두를 목표로 했다며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이 박사는 핵실험 전에 신뢰성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면 핵탄두 소형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도 첫 핵실험 직전에 탄도미사일 ‘둥펑 2호’의 시험발사에 성공해 핵실험 후 2년 만인 1964년 핵 미사일 발사실험에 성공했고 북한도 이와 유사한 개발 경로를 밟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중등 이상의 과학기술 수준을 갖고 있는 국가인데다 파키스탄과 이란, 구 소련 등 외국과의 핵무기 협력을 통해 개발 시간을 크게 줄였을 것이라며 수평갱도 핵실험을 통해 기술과 장치를 검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때 발생하는 고열 등의 문제에 대해선 중.단거리 미사일의 발열 정도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큰 차이가 있다며 이 정도의 발열을 견딜 방열소재는 화학공업이 발달한 북한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 “탄두 대기권 재진입 시 발열 문제 해결이나 탄두 크기 소형화나 북한이 갖고 있는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정도로 충분히 소형화 됐다고 제가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이 박사는 북한 핵 개발의 다음 단계는 고농축 우라늄 (HEU)에 기반한 대량생산 체제 구축이 될 것이라며 북한도 플루토늄을 활용하는 내폭형 기폭장치를 개발했기 때문에 이를 고농축 우라늄에 적용해 더 많은 수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더라도 유지와 보수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핵무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제 성능이 늘 발휘될 수 있도록 유지, 보수하는 데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데 북한처럼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재정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중심의 비대칭 군사력의 증강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군사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은 핵 무기를 움켜쥐는대신 재래식 군비를 절감해 그 잉여분을 경제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런 전략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와 외부 지원 감소로 이어져 외화난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