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북한 당국의 조사를 계속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 관리들이 평양에서 북한 관리들을 두 번 만났지만 진전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Canadian Pastor Still Being Interrogated in North Korea, Sources Say
북한 당국이 임현수 목사를 계속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토론토 큰빛교회 대변인 리사 박 목사는 ‘VOA’에 지난 10월 캐나다 외교관들이 북한 당국자들을 만나 임 목사에 대한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란 답변을 들었다는 얘기를 전직 하퍼 정부의 고위 관리로부터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목사에 따르면, 이 관리는 북한 당국자들이 캐나다측에 임 목사의 소재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조사 중인 관계로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박 목사는 그러나 북한측이 어떤 요구를 했는지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임현수 목사는 지난 20여 년 간 북한을 100회 이상 드나들며 억류 직전까지 대규모 인도적.개발 지원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말 라선에서 평양으로 향하던 중 억류됐으며 지난 7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최고존엄을 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제가 저지른 가장 큰 엄중한 범죄는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심히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감행한 것입니다.”
임 목사는 그러나 기자회견 중 눈물을 계속 닦았으며 북미 한인 기독교 목회자들은 임 목사가 북한 당국의 강요로 회견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혔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정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캐나다의 하퍼 정부 관리가 임 목사 석방을 위해 지금까지 평양을 두 번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주재 캐나다 대사관 외교관들이 총 두 차례 평양을 갔으며 가장 최근에는 지난 10월 평양을 방문해 임 목사 석방 문제를 논의했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서울의 캐나다 외교관들이 평양에 갈 때 임 목사에게 보내는 가족들의 편지도 함께 가져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외무부의 프랑수아 라살 대변인은 앞서 ‘VOA’에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캐나다 정부는 구금돼 있는 임 목사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임 목사 가족에게 영사 지원을 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답했습니다.
한편 큰빛교회의 리사 박 목사는 임 목사 석방에 관해 지난달에 출범한 트뤼도 자유당 정부가 아직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난달 임 목사 석방에 관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최근 받은 답변은 ‘우려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형식적인 답변만을 받았다는 겁니다.
박 목사는 “옛 하퍼 정부에서는 고위 관리가 직접 임 목사 석방 노력에 대해 가족과 교회측에 설명해 주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했었다”며, 하지만 현 트뤼도 정부는 “형식적인 답장 외에 아직 성의 있는 어떤 자세도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 목사는 캐나다 외교부가 현재 국제사회에 약속한 시리아 난민 2만 5천 명의 수용과 국제 테러 문제로 바쁘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캐나다 국민의 인도적 문제에도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현수 목사의 가족은 아직 언론과의 인터뷰 등 공개적 활동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임 목사 가족은 기자회견 등 임 목사 공개 캠페인이 오히려 북한측의 결정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 목사 가족은 지난달 교회를 통해 발표한 짤막한 성명에서 “임 목사의 환갑 생일이 (억류 중에) 지나갔다”며 “북한 정부가 온정을 베풀어 임 목사를 석방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간청한다”고 밝혔었습니다. 그러면서 임 목사의 모든 활동은 북한 주민들을 섬기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했었습니다.
큰빛교회의 리사 박 목사는 임 목사의 억류가 장기화 되고 아직 재판 소식도 없다며, 성탄절을 맞아 임 목사가 조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