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반도 전문가들 "북한 5차 핵실험 후 추가 제재 불가피"

지난 1월 평양 시민들이 대형 화면으로 북한 당국의 수소폭탄 핵실험 성공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유엔은 물론 미국의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와는 별도로 협상 등 대화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활용해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o fully implement…”

클링너 연구원은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독자 제재는 강도 높은 조항을 담고 있지만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과 불법 거래를 한 중국의 개인과 기업이 아직까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이들을 제재할 것임을 중국 정부에 통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물론 중국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원유 수출을 제한했던 이란식 제재를 북한에도 적용해 광물 수출의 전면 금지 등이 뒤따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현재의 광물 수출 금지는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연관이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야만 한다는 예외규정이 있지만, 추가 제재 때는 이런 예외규정을 없애야 한다는 겁니다.

대북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역시 미국 정부의 대북 압박 수단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Congress could ban tourists from North Korea….”

의회를 통해 북한 여행을 금지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스탠튼 변호사는 또 미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는 나라들에 벌금을 매기는 등 유엔 안보리의 제재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서 활동했던 윌리엄 뉴콤 씨 역시 북한에 가해질 추가 제재 요소가 많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녹취: 뉴콤 씨] “There are other commodities…”

원자재 수출 분야와 중국을 통한 사치품 유입의 완전 차단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군사 퍼레이드 때 동원된 전력이 있는 고려항공에 대해서도 제재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뉴콤 씨는 최근 미-한-일 세 나라가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대북 원유 수출 전면 차단에 대해선, “너무 멀리 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원유 관련 회사 등을 제재할 순 있어도 주민과 군부를 구분 지을 수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제재의 목적에 대해서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클링너 연구원은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북한과 많은 대화를 했고 합의도 이뤘지만 결과적으로 북 핵 해법을 찾는데 실패했다며 제재의 충실한 이행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뉴콤 씨는 제재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고,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NPT) 재가입 등 안보리 대북 결의 1718 호에 명시된 약속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30여 년 간 미 국무부에 근무하면서 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 등 제재 분야 업무를 담당했던 조셉 디토머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도 “제재는 해결책의 한 방편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디토머스 교수] “They are only part of our solutions..”

디토머스 교수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추가 제재가 가해지겠지만 제재 자체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설득하진 못할 것이라며, 제재는 새로운 외교적 노력과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