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이 다음주 모스크바를 방문해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갖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윤 장관의 러시아 방문이 최근 이란과 우간다, 쿠바 방문 등 전방위 ‘북한 압박외교’의 추진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강력한 국제 제재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대북 압박외교가 갈수록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과 우호적인 국가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관계 정상화에 집중함으로써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오는 12일부터 이틀 간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습니다.
윤 장관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 2013년 취임 이후 처음이며, 한국 외교장관으로서도 5년 만입니다.
한국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의 7일 정례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이번 러시아 방문은 최근 이란, 우간다 및 쿠바 방문 등 일련의 글로벌 대북 압박외교의 모멘텀을 더욱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조 대변인은 이번 한-러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북 핵 등 한반도 문제와 지역정세,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윤 장관은 한국 외교수장으론 처음 쿠바를 방문해 현지 시간으로 지난 5일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윤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우호적이고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했다며 양국이 가진 잠재력을 더 구체화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혀 쿠바와의 수교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양국 관계 정상화에 대한 쿠바 측의 구체적 언급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윤 장관은 관계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쿠바에서 최초로 한-쿠바 양국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된 것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으며 양국 관계 개선 추진에 있어서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물론 그동안 다소 미진했던 카리브 지역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해 대중남미 외교 역량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1960년 북한과 수교를 맺은 쿠바는 최근까지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압박 조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과 쿠바 간 수교 움직임은 북한에겐 적지 않은 충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남광규 교수의 분석입니다.
[녹취: 남광규 교수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쿠바가 북한과 함께 대표적으로 반미 공동전선을 형성했던 국가인데 그런 쿠바가 미국과 화해하고 남한과의 관계를 증진시키기 때문에 이것은 북한에게 던지는 정신적 충격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생각되는 거죠.”
이에 앞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북한과 우호관계인 이란을 방문해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습니다.
또 지난주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친북국가인 우간다에서 무세베니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은 북한과 군사와 경찰 분야 협력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도 국제사회 제재국면과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공산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외교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최태복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당 대표단이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6일 라오스에 도착했다고 7일 보도했습니다.
이에 앞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쿠바를 찾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에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와 선물을 전달했고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면담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