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의 수도권을 겨냥한 포부대 훈련을 현지 지도하며 ‘다 쓸어버리겠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을 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로운 대북제재결의를 채택한 데 따른 반발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의 수도권을 겨냥한 포부대 훈련을 현지 지도하며 ‘다 쓸어버리겠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을 했습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북한군 전선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백령도와 연평도 그리고 서울 등 한국의 수도권을 표적으로 설정하고 실시된 훈련을 지켜보며 ‘첫 타격에 남조선의 대응의지를 완전히 꺾어 놓고 그래도 저항한다면 모조리 쓸어버려야 한다’고 위협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서남전선 포병부대들이 터트리는 승전의 포성은 남진하는 북한군 부대들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사실상 남침을 의미하는 ‘남진’이라는 표현까지 써 위협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강원도 원산에서 이뤄진 이번 훈련은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벌이는 2017년도 북한군 전투정치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이 어리석은 망상에 사로잡혀 전쟁객기를 부리며 서남전선 수역에서 포사격을 한 한국측에 대한 최후의 경고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한국 군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지난달 29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6주기를 맞아 실시했던 해상 사격훈련을 겨냥한 언급으로 보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위협을 규탄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김 위원장이 군사적 도발 위협과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고 있다고 강력 규탄하며 북한군이 도발할 경우 강력하고 단호한 응징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이후 이번까지 서북 도서를 비롯해 8차례에 걸쳐 군부대를 방문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가 발표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한국은 물론 한반도 주변국들을 싸잡아 겨냥한 의도된 반발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와 협력해서 경제적 정치적 외교적 대북 압박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군사적으로도 북한에 대한 압력이나 압박을 고조시키는 상황에 대해서 정면으로 맞받아치는 의미, 그런 점에서 단순 방어 차원을 넘어서 무력에 의한 통일까지도 공공연하게 언급할 정도로 굉장히 공세적인 양태를 보이는 게 중요한 특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매봉통일연구소 남광규 박사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남 박사는 북한이 도발한다면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미국의 트럼프 새 행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을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 남광규 박사 / 매봉통일연구소] “북한이 유엔의 대북 추가제재에 반발해서 무력시위를 만약 한다면 시기는 아무래도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 출범하기 전 그러니까 1월20일 이전에 할 가능성이 있겠죠.”
한국 정부는 북한이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추가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바탕으로 도발 저지에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