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술핵 또는 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공개된 CBS 종합시사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최근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반격에) 성공하면서,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화학 무기나 전술핵 사용을 고려한다면 뭐라고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핵·화학 무기 사용을) 하지 말라. 하지말라. 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느 것과도 다른 모습으로 전쟁의 국면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지금보다 더 세계에서 고립될 것이며, 그들이 행하는 강도에 따라 대가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러시아군 수세 몰린 상황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을 비롯한 하르키우 주 일대를 탈환하고 북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러시아 측이 전세를 반전하기 위해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는 중입니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2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보느냐는 WABC 라디오 질문에 "전보다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지난 7일 현지 매체 우크린폼 기고문에서 "특정 상황에서 러시아군의 전술핵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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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전 직후 '핵전력 특별 전투 체제' 돌입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고 며칠 뒤인 같은 달 27일 '핵전력 특별 전투 체제'를 명령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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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지난 3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러시아가 계속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위협과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는 핵 보유국이지 않은가, 왜 안되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핵무기 사용이) 정당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할 수는 없지만, 러시아를 위협하고 방해하려는 시도 역시 옳지 않다"며 대응 차원에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핵무기를 갖고 있는 나라(러시아)를 상대하려면 당연히 모든 가능성을 계산해야 한다"고 나토를 향해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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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러시아 주요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와 나토 동맹을 상대로 핵 위협을 계속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지난 4월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등 러시아의 방어수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앞으로 발트해에서 핵 없는 상태에 대한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며 "억지력에 관한 균형이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5월 초,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에서 핵공격 모의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칼리닌그라드에서 사르맛을 발사할 경우 런던은 202초, 파리는 200초, 베를린은 106초면 요격 없이 타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최근 러시아 국영방송 '로씨야 1'의 전파를 타기도 했습니다.
같이 보기: 러시아, 핵공격 모의 훈련 실시 "가상 적국 시설 타격"...군용 헬기 핀란드 영공 침범하지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달 16일 "우리가 핵무기 또는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언론의 추측은 절대 거짓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 작전' 중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에 관해, "핵무기 사용은 자위적 공격에 대한 대응의 일부로 비상시에만 가능하다"고 지난달 18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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