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지원단체 “국제 요원 북한 복귀 중요…3년간 국경 봉쇄로 취약계층 고통 심화”

지난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국제기구와 대북 지원단체들이 새해에는 북한에 복귀해 지원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장기화한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로 취약 계층이 가장 큰 고통을 받는다며 이제는 국경을 열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28일 새해에는 국제 직원의 조속한 북한 복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카네코 대변인] “Despite the current challenges to fully implement our projects and programmes, including limited information and lack of access, the UN remains committed to provide assistance to people in need in the DPRK, as circumstances allow. The UN continues planning for humanitarian operations in 2023. We reiterate that it is vital that international staff can return to the DPRK as soon as possible, for supplies to enter, and for staff to access project implementation sites to initiate capacity building activities that have stalled since 2020.”

에리 카네코 OCHA 대변인은 ‘내년 대북 지원 사업과 관련한 희망사항이 무엇이냐’는 VOA의 서면 질의에 “제한된 정보와 접근성 부족 등 현재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여전히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엔은 2023년에도 인도적 지원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며 “국제 직원이 신속히 북한에 복귀해 물자를 공급하고 2020년부터 중단된 역량 강화 활동 재개를 위해 사업 현장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남포항의 인부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인도지원사무국(ECHO)가 지원한 대북 지원 물자를 트럭에 싣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인도지원사무국(ECHO)도 새해 대북지원 계획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국제 직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ECHO 대변인] “Since early 2020, DPRK borders have been closed and international staff have been unable to operate within the country. As a result, the two actions initiated by DG ECHO in 2021 on disaster preparedness and food security had to be put on hold, only allowing completion of certain activities which could be undertaken remotely. In the current situation and due to the borders’ closure, DG ECHO cannot offer further humanitarian assistance without corresponding access of international staff to monitor.”

ECHO 대변인은 “2020년 초부터 북한의 국경이 폐쇄됐고 국제 직원들이 북한에서 활동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결과 2021년 ECHO가 시작한 재난 대응과 식량 안보에 관한 두 가지 활동이 중단될 수 밖에 없었고, 다만 원격으로 수행이 가능한 일부 활동들만 완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상황과 북한 당국의 국경 폐쇄 속에 ECHO는 검증을 위한 국제 직원의 접근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에 20년 넘게 보건과 식수 관련 지원 사업을 진행해 온 미국의 한 대북지원 단체도 29일 VOA에 “2023년은 북한이 국경을 열고 외부의 지원을 받는 ‘인도주의적 관여’가 다시 시작될 수 있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 측은 “북한이 완전한 고립의 길을 선택한 지 거의 3년이 지난 지금 북한 주민들은 신종 코로나와 자연재해 등을 겪었다”며 이는 북한 내 식량난과 영양실조, 위생 상태 악화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북한 내 식량안보 사업의 일환으로 제공한 시설에서 북한 주민들이 수확한 곡물을 건조하고 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29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 주민들의 안위를 우려하며 이제는 북한이 국경의 문을 열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It is time to open the borders. I’m concerned for the children, young mothers, the people who are not in Pyongyang, who are in the rural area. These people have access to even less than they had access to in terms of food and health.”

소바쥬 전 소장은 평양 밖 지방에 있는 어린이와 자녀를 둔 젊은 여성 등의 상황을 우려하며 이들의 식량과 보건 관련 접근성은 이전에 가능했던 수준보다도 훨씬 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취약 계층은 그동안 국제기구와 NGO들의 지원으로 버텨왔다며, 하지만 3년째 이어지는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 조치로 인해 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 So for North Korean international aid, about the best of day, 2 or 3 dollars per person. It is so small. But that small amount makes a huge difference in the everyday lives of the most vulnerable people. So that the fact that the NGOs and the UN can’t come in means that it is directly hitting those most vulnerable people.”

소바쥬 전 소장은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수준은 1인당 하루 2달러에서 3달러로 매우 적지만 이런 지원이 가장 취약한 계층의 일상 생활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비정부기구들(NGO)과 유엔 직원이 북한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은 가장 취약한 주민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바쥬 전 소장은 북한 정권이 주민의 안위보다는 정권의 존립과 군사 개발을 우선시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내년에는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