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서 경제안보 관련 중국 겨냥 법안 발의 이어져…올해만 6건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미국 의회에서 경제 안보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한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중국으로의 기술 유입을 막는 동시에 국내 경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회 내 초당적 인식이 반영됐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올해 들어서 미 의회에 경제안보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해 발의된 법안은 최소 6건입니다.

지난 13일 하원에서 적국에서 이뤄지는 유전자 생성물의 생물학적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유기체를 유전적으로 변경하는 ‘기능획득’(GOF) 연구 활동을 지원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지난 9일에는 상원에서 중요 광물과 관련해 적국에 대한 의존을 낮추기 위한 목적의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3월 상원에서는 적국들이 미국 내 농경지를 매입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월 하원에서는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적국들에 판매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2월에는 상원과 하원에서 적국들이 미군 시설 인근 땅을 매입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각각 발의됐습니다.

모두 중국을 겨냥한 법안으로 북한은 별다른 해당 사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이란과 함께 적국 중 한 곳으로 법안에 명시됐습니다.

북한 같은 적국들이 향후 미국의 경제 안보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중국은 물론 북한 등 적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비축유 판매 금지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의 크리시 훌러핸 하원의원은 발의 당시 성명에서 “에너지부는 미국의 전략비축유를 구매할 수 있는 나라에 별다른 예외를 두지 않은 채 최고가로 입찰한 사람에게 판매한다”며 “그것은 중국, 러시아, 이란 혹은 북한 같은 우리의 가장 지독한 적국들이 우리의 전략비축유를 구매하고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이런 허점은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미국 가정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며 “미국인들은 신속하게 행동하는 의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법안들은 모두 중국의 경제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안건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중국과 북한 등 적국의 미군 시설 인근 땅 매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성명을 통해 “미국을 위협하는 정부와 정권으로부터 우리의 사회기반시설과 군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상식적인 법안”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의회 내 이런 입법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시작돼 특히 올해 들어서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지난해 의회가 제정한 중국 견제 목적의 반도체지원법에는 중국은 물론 북한 같은 적국에 미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이 간접적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을 겨냥한 이런 법안 발의가 이어지는 의회의 기류는 중국으로의 안보 기술 유입을 차단하고 국내 경제 기반을 탄탄하게 함으로써 경제 안보를 보호하고 미국의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회 내 초당적 인식을 반영합니다.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초 상원 각 위원회에 ‘중국 정부로의 선진 기술 유입 제한’, ‘중국 정부에 대한 투자 유입 축소’, ‘국내 경제 투자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추진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슈머 대표는 당시 관련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가 계속 거짓말을 하고 속이며 세계 지배의 길을 훔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세계적 지도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지금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슈머 대표] “The United States cannot sit idly by as the Chinese Government continues to lie, cheat, and steal its way to global dominance... We need to make investments now that secure our global leadership before it is too late.”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인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의원도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국내 경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밴 홀런 의원은 지난달 초 상원 외교위의 예산 심의 청문회에서 “알맞은 경제 전략은 강력한 국내 경제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우리 의회가 지난 회기 제정한 초당적인 기반 시설 관련 법과 반도체지원법, 그리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한 필수적인 청정에너지 투자 등을 (국내 경제에) 강력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밴 홀런 의원] “A sound economic strategy begins with the strong economy here at home. And many of the measures we enacted in the last Congress, including the bipartisan infrastructure bill, the chips and science Act, and the vital clean energy investments made in the inflation Reduction Act, provide a strong foundation.”

미국 국가 안보에 중요한 광물 수입의 적국 의존을 낮추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지난달 초 외교위 청문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중대한 외교정책 도전과 우리가 가진 기회는 중국이 규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강대국으로서 부상함으로써 발생한다는 데 광범위한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롬니 의원] “I think there’s broad agreement that the critical foreign policy challenge that we face, and opportunity we have, arises from China’s emergence as a great power—a nation which is not playing by the rules… They have a propaganda program…And one of the most troubling aspects of their strategy is their effort to live by different trade rules than the rest of the nations live by…So, we are very anxious to learn that the Administration has begun the process of completing a development of a comprehensive strategy.”

특히 “중국의 전략 중 가장 문제가 되는 측면 중 하나는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무역 규칙에 따라 행동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라며 중국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행정부가 포괄적인 전략 개발을 완료하는 과정에 착수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