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첫날, 주요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수 지원 패기지를 내놨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앞서 "우크라이나가 깊숙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취재진에 밝혔습니다.
같이 보기: 프랑스도 장거리 미사일 우크라이나 제공...러시아 반발마크롱 대통령이 말한 새로운 미사일은 스칼프(SCALP) 순항미사일입니다.
이 미사일은 프랑스와 영국이 공동 개발한 기종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스칼프, 영국에서는 스톰 섀도(Storm Shadow)라고 부릅니다.
뉴욕타임스는 스칼프 미사일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상태라고 이날 전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서방의 무기 중 가장 사정 거리가 길어, 유효 사거리가 250km를 상회합니다.
이후 정확도가 조정되면서 최대 300km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영국은 이미 스톰 섀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투기에서 고정된 지상 목표물을 향해 발사하며 스텔스 성능을 갖췄습니다.
같이 보기: 우크라이나 '러시아 본토 타격 가능' 장거리 미사일 도입...영국산 '스톰 섀도' 사거리 300km◼︎ 영국 6천 465만 달러 자금 지원
이날(11일)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미화로 6천 465만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탄약과 전투장비 지원, 장비 보수와 군사재활센터 설립 등에 쓰도록 할 계획입니다.
노르웨이는 연말까지 미화 약 9억 6천만 달러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5년간 72억 달러 이상 군사·민간 지원을 집행합니다.
독일은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 장치와 마르더 장갑차 40대, 레오파르트 1A5 탱크 25대 등 7억 유로(미화 약 7억 7천만 달러) 규모 추가 무기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주요7개국(G7)은 챌린저2 탱크용 탄약 수천 발과 전투·군수 차량 70여대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 등 11개국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게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실시할 동맹을 결성하고 루마니아에 조종 훈련 학교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폴란드 등지에서 시작된 조종 훈련이 더욱 확대되는 것입니다.
◼︎ 미국 '에이태킴스' 지원 검토
미국은 그간 꺼려 온 사거리 300km의 에이태킴스(ATACMS) 지원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내에서 이 미사일 몇 기를 보낼지에 대해 조용히 토론이 진행 중이라고 미국·유럽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도 우크라이나의 탄약 고갈 상황이 위험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러시아 본토 공격에 따른 확전 우려에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데 주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5일 남부 요충지 오데사에서 진행한 CNN 인터뷰에서 에이태킴스와 첨단무기를 즉각 제공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젤렌스키 '에이태킴스' 등 현대식 무기 거듭 요구이런 무기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우리에게 반격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조건 충족되면 초청"
이날(11일) 31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나토 합류를 희망해온 우크라이나에 '조건부 가입 승인'을 제시했습니다.
정상들은 정상회의 첫날 일정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내고 "가입 조건이 충족되고 동맹국들이 동의하면 우크라이나에 가입 초청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초청을 해주거나, 최소한 가입 일정의 시간표라도 제시해달라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가입 신청국이 거쳐야 하는 절차인 '회원국 자격 행동계획(MAP)’을 면제해주기로 합의했지만, 구체적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4월 나토에 합류한 핀란드도 MAP를 면제받았습니다.
나토는 이번 합의가 우크라이나가 향후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명시한 2008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 선언보다 더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중대한 진전"이라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나토총장 회담 우크라이나 '미래 회원국' 제안 동의...젤렌스키 "터무니없다" 비판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가입 시간표가 설정되지 않은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없다"고 이날(11일) 트위터를 통해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불확실성은 곧 나약함"이라면서 "러시아가 테러를 계속할 동기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빌뉴스를 찾아 우크라이나를 핀란드와 스웨덴에 이어 33번째 나토 회원국으로 만들자는 취지의 '#우크라이나 나토 33 행진'에 참석하는 등 압박에 나섰습니다.
정상회의 둘째날인 12일에는 31개 기존 회원국 정상들과 첫 우크라이나-나토 평의회에 참석합니다.
나토는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 동맹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등 원조를 제공하는 집단 방위 체제를 운영합니다.
우크라이나에게 나토 가입은 확실한 안보 보장을 의미하지만, 나토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직접 전쟁을 벌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미국 등 주요 회원국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나토 가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준비 안됐다"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3국과 폴란드 등 안보 위협을 크게 느끼는 나토 동부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미국과 독일 등이 반대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같이 보기: '대규모 인명 피해' 우크라이나군 대반격 주춤...나토 "우크라이나 공식 가입 초청 불가"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