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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러시아 본토 타격 가능' 장거리 미사일 도입...영국산 '스톰 섀도' 사거리 300km


지난 2003년 걸프 지역에 파병된 영국 공군 장병들이 '스톰 섀도' 미사일을 토네이도 GR4 항공기에 장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03년 걸프 지역에 파병된 영국 공군 장병들이 '스톰 섀도' 미사일을 토네이도 GR4 항공기에 장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자료사진)

영국 정부가 최대 300km 사거리를 가진 '스톰 섀도(Storm Shadow)' 공대지 순항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봄철 대반격'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이 제공하길 꺼리는 장거리 미사일이 공급된 것이어서 향후 상황 전개가 주목됩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11일) 하원에 출석해 스톰 섀도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냈다고 발표했습니다.

벤 월리스(오른쪽) 영국 국방장관이 야전상의를 착용한 채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자료사진)
벤 월리스(오른쪽) 영국 국방장관이 야전상의를 착용한 채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자료사진)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영토 내에서 러시아군의 후방을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수량을 어떤 시간표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미사일이 현재 우크라이나로 들어가고 있거나 이미 도착해 있다"고만 언급했습니다.

스톰 섀도는 항공기에서 발사합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보유한 옛 소련제 전투기 등에 스톰 섀도를 장착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마친 것으로 이날(11일) 알려졌습니다.

■ 타격 가능 거리 3배 확대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 섀도는 수출용 버전의 경우, 유효 사거리가 250km를 상회합니다. 이후 정확도가 조정되면서 최대 300km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내수용 버전의 사거리는 최대 560km에 달합니다.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는 고속기동포병로켓체계(HIMARS·하이마스)의 사거리는 80km로 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군이 스톰 섀도를 실전에서 사용하면 최소한 3배 이상 먼 곳에 타격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 전투기들이 최전방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작전할 수 있어서, 러시아군 레이더망에 잡힐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스톰 섀도는 발사 직후 해발 30~40m 정도의 매우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레이더 전파가 미치는 범위 밖에서 목표물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우크라이나군 전투기가 어느 정도 전진 기동해 발사하면, 스톰 섀도는 러시아 영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크이우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스톰 섀도로 타격 가능한 지역에 러시아 본토 남서부 주요 도시들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 러시아 즉각 반발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11일) 브리핑에서 영국의 스톰 섀도 우크라이나 제공에 관한 질의에 "우리 군이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며 보복 계획을 시사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자료사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자료사진)

■ 우크라이나 꾸준히 요청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개전 초기부터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들에 장거리 미사일 제공을 꾸준히 요구해왔습니다.

크름반도(크림반도) 깊숙한 곳과 동부 지역 러시아 점령지 외곽에 있는 러시아군 야전 지휘본부, 보급선, 탄약·연료 저장소를 타격할 수 있어 이번 전쟁의 판도를 순식간에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최근 "우리가 300km까지 공격할 수 있다면 러시아군은 방어를 제공할 수 없을 것이고, 패배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최전방 전선에서 훨씬 뒤에 있는 작전 경로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탱크와 보병 부대의 지상을 진격로를 확보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특히 미국을 향해, 사거리 300km가량인 육군전술미사일체계(ATACMS·에이태킴스)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해왔습니다.

■ 미국, 러 본토 공격 '확전' 우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장거리 미사일를 제공하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해 확전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부해왔습니다.

이같은 시각을 의식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장거리 미사일을 받더라도, 러시아 본토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기 위해 무인항공기(UAV·드론)들을 장거리용으로 개조했다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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