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한-러시아 무기거래 중개’ 슬로바키아인 제재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 (자료사진)

영국이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를 지원한 슬로바키아 국적자를 제재했습니다.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는 국가로 북한과 이란, 벨라루스를 직접 거론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외무부가 8일 러시아를 겨냥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군수물자 공급망 역할을 하는 개인과 기관 등 25곳을 정조준 했는데 북-러 무기거래 관련 인사도 포함됐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거래 시도에 연루된 혐의로 슬로바키아 국적자 아쇼트 므크르티체프를 제재한 것입니다.

이 밖에도 러시아군을 위한 정밀 전자제품 수출에 관여한 튀르키예 소재 기업, 러시아에 드론과 관련 부품 공급을 지원한 두바이 업체, 러시아에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스위스 국적자 등도 포함됐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이번 제재 단행을 통해 북한과 이란, 벨라루스 등 러시아에 무기와 군사 부품을 직접 공급함으로써 푸틴을 적극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발표문] "Slovakian national Ashot Mkrtychev, for his involvement in an attempted arms deal betwee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and Russia...Through this sanctions package, the UK is also taking further steps to tackle countries actively supporting Putin by supplying weapons and military components directly to Russia, including Iran, Belarus and DPRK."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조치를 '기념비적 제재'라고 소개하며 "러시아의 무기고를 더욱 감소시키고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푸틴 정부의 방위 산업을 지탱하는 공급망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은 주요 7개국(G7) 파트너들과 함께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제3국에 거듭 촉구해 왔다고 상기했습니다.

영국의 이번 제재는 지난주 미국 백악관이 북러 무기거래 문제를 또다시 공개적으로 거론한 데 이어 나왔습니다.

[녹취: 존 커비 조정관/ 지난 3일] "To that end, our information indicates that Russia is seeking to increase military cooperation with the DPRK such as through DPRK's sale of artillery munitions again to Russia."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한이 러시아에 포병 탄약을 다시 판매하는 것과 같은 북한과의 군사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슬로바키아 국적자 므크르티체프는 앞서 3월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에 이미 오른 인물입니다.

재무부에 따르면 므크르티체프는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 사이 북한이 20여종이 넘는 무기와 군수품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로부터는 항공기와 원자재, 상품 등을 대가로 받는 거래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관리와 접촉했습니다.

므크르티체프는 이후 러시아 고위 관리와의 협상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 무기를 받을 준비가 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북-러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재무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슬로바키아 정부는 자국민이 북러 무기거래 지원 혐의로 영국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과 관련한 VOA 논평 요청에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안팎의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