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국 대통령 “북한 도발 위협 커질수록 미한일 협력 더 견고”…북한 김정은 UFS 대응 순항미사일 발사 참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료사진=한국 대통령실 페이스북)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커질수록 미한일 3각 안보 협력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늘(21일) 시작한 을지프리덤실드, UFS 미한 연합훈련에 대응해 순항미사일 발사 현장을 참관하며 무력 과시를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미한일 정상회의가 “3국의 포괄적 협력체계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 역내 공조에 머물렀던 미한일 협력은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의 자유, 평화, 번영을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범 지역협력체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시스템, 군사 방어훈련, 사이버 불법 활동 감시 등 3국 간 대북 공조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북한의 도발 위협이 커지면 커질수록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결정체 구조는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21일 을지프리덤실드, UFS 미한 연합연습과 함께 실시되는 한국 정부 차원의 전시 대비 훈련인 을지연습에 대해 “북 핵 위협, 반국가세력 준동,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한 실전 같은 훈련이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북한은 전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며 핵 사용도 불사할 것입니다. 올해 연습부터는 정부 차원의 북 핵 대응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합니다.”

지난 16∼18일 사전 연습인 위기관리연습(CMX)을 거쳐 21일 돌입한 UFS 본연습은 오는 31일까지 대폭 확대된 야외기동훈련 등으로 미한동맹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국가총력전 수행 능력을 높이게 됩니다.

이번 훈련엔 고도화된 북한 핵과 미사일 능력과 의도, 변화된 안보상황, 우크라이나 전쟁 교훈, 북한이 전시 또는 유사시 유포할 수 있는 가짜뉴스 대응 등이 시나리오에 반영됐습니다.

특히 이번 UFS 기간에는 2019년 이후 축소된 연합야외기동훈련을 대폭 확대해 여단급 연합과학화전투훈련, 사단급 쌍룡연합상륙훈련 등 모두 38개 종목에서 이뤄집니다.

이와 함께 이번 연습 기간 B-1B 전략폭격기 등 미국 전략자산이 전개해 연합훈련을 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인민군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했다”고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현장 사진과 함께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시찰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김 위원장이 같은 날 “경비함 해병들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경비함 661호’에 탑승해 함정의 무장과 전투준비 태세를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탑승한 함정은 추정 배수량 1천500t의 압록급 호위함으로 보입니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정의 무장과 전투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1일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통신’은 “군함의 전투적 기능과 미사일 무기체계의 특성을 재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된 발사 훈련에서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신속히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제8차 당 대회가 제시한 해군 무력 발전 노선을 상기하면서 위력한 군함 건조와 함상, 그리고 수중무기체계 개발 등 해군 무장장비 현대화와 혁명적 해군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그러나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보도를 “과장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반박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발사한 것은 “함대함 미사일이고 전략순항미사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런 조그만 배에서 상식적으로 그런 미사일을 쏠 수가 없다”며 “함대함 미사일은 사거리가 굉장히 짧고 그리 위협적인 수단이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제 Kh-35E ‘우란’(Uran) 함대함 미사일을 역설계한 ‘금성-3호’ 개량형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금성-3호의 사거리는 200㎞ 안팎 수준입니다.

합참 관계자는 아울러 북한의 ‘명중 타격’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감시장비로 탐지해보니 명중하지 못했다”며 “미한은 관련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실시간대로 감시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략순항미사일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21일 공개한 순항미사일 함정 발사 장면과 작년 1월 25일 공개한 ‘화살-2’ 미사일 지상 발사 장면을 비교해보면 두 순항미사일은 외형상 차이가 없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사진상으론 북한이 이번에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를 발사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사거리 등을 확실해 했을 것 같진 않고 압록클래스 군함에서 좀 짧은 거리로 해서 발사할 수 있는 지 테스트를 진행한 것 같아요.”

최대 사거리 2천㎞로 추정되고 북한이 전술핵탄두인 ‘화산-31’을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화살-2’를 함정에서도 발사할 수 있다면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신 사무국장은 해상 전력에서 미국과 한국에 비해 열세인 북한이 원거리에서 함대지 미사일을 쏘는 능력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한 ‘경비함 661호’의 외형을 보면 스텔스 형상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스텔스 함정이라고 하기엔 미흡하지만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이려는 외형 설계를 도입한, 초보적 수준의 스텔스 함정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입니다.

[녹취: 권용수 전 교수] “스텔스 같은 경우엔 RAS(Radar Absorbing Structure)라는 게 있고 이는 구조를 갖고 하는 것이고, 형상 관점에서 초보적인 스텔스의 그런 것을 도입을 한 거죠.”

한국 합참 관계자는 “최근 10년 내 건조된 배는 아니”라며 "피탐 면적을 줄였을 수 있으나 북한은 스텔스 도료를 바를 능력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텔스 성능에는 배의 외형상 구조뿐만 아니라 도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스텔스 기능이 있다고 해도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순항미사일 발사 참관 사실을 UFS 본연습 시작일에 맞춰 공개한 것은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미한 연합연습 기간 중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미국의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의 전개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동해에서 이번에 순항미사일도 그렇고 동해 미군 정찰기 격추 경고 이런 것을 봤을 때 한미 연합훈련 또는 동해에서의 한미의 군사 동향에 대한 모종의 대응을 예고하는 거다, 이렇게 볼 수 있거든요.”

북한 군은 앞서 지난18일 미군 전략정찰기가 동해 북한 측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했다면서 물리적 대응을 위협한 바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이런 행동들을 통해 UFS를 겨냥한 추가 도발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북한은 최근 보면 미군 정찰비행을 시비를 걸었고 김정은이 해군부대를 시찰했고 이런 것들이 일종의 도발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명분 축적용이라고 보고요. 현재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를 놓고 저울질을 하면서 시기와 강도와 수위를 판단하리라고 봅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미한 연합연습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군사정찰위성 재발사 등 여러 종류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