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DPAA 국장 “북한 전달 55개 유해 상자서 88구 신원 확인”

지난 2018년 6월 북한 원산에서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존 버드 박사가 국방부와 북한군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이 송환한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북한이 전달한 유해 55상자에서 지금까지 미군 전사자 88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북한의 비협조를 지적하며 모범 사례인 베트남을 본받을 것도 촉구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캘리 맥키그 국장은 23일 미국 정부의 한국전쟁 미군 참전용사 유해 신원 확인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이날 미국의 민간단체인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북한이 지난 2018년 전달한 유해 55상자에서 “501개의 유골, 정확히는 250명에 해당하는 다른 유골이 나왔다”면서 “그중 88구의 (미군) 신원을 확인했고, 90구는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맥키그 국장] “Here are 55 boxes. We repatriated those turned out to be 250 individuals. The bones had been out of the ground for decades but all of them yielded 501 bones to be exact 250 different individuals. We have identified 88 from that assemblage and we have turned over 90 to our South Korean partners.”

DPAA는 앞서 지난해 7월 발표한 한국전 미군 전사자 신원 확인 사업에 대한 진전 상황 설명에서 북한이 2018년 송환한 55상자에서 모두 82명의 미군 전사자 신원을 확인했으며, 90여 구는 미군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그러나 북한이 2018년 55상자의 유해를 송환한 이후 관련 협력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거듭 지적했습니다.

[녹취: 맥키그 국장] I mentioned that we work in 45 countries. I mentioned there was one exception, you just named that exception. What's sad about this this dilemma for us is the fact that of the 7,500 missing from the Korean war 5,300 are in North Korea.”

미국 정부는 전 세계 45개국과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 협력을 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협력하지 않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딜레마가 슬픈 이유는 한국전쟁 (미군) 실종자 7천 500명 중 5천 300명이 북한에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미국 정부가 관련 장비와 인력을 파견하는 등 지난 1996년부터 북한과 지속적으로 유해 발굴 협력을 위한 노력을 진행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과 도발로 인해 중단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유해 발굴 협력 등 인도주의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북한에게 외교의 도구가 된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관련 협력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녹취: 맥키그 국장] “It serves to build trust and confidence that might one day lead to better relations, economic exchanges. I'll juxtapose this situation with Vietnam. Not only is Vietnam a prosperous, stable country, but it's a player in the region, if not the world. And all because they trusted the United States that, by cooperating with MIA recoveries that they might one day. And here we are, not right now, with a comprehensive partnership that we think will be elevated at some point in the near future.”

맥키그 국장은 “유해 발굴 협력은 언젠가 더 나은 관계와 경제 교류로 이어질 수 있는 신뢰와 믿음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베트남의 사례를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전쟁을 치렀던 베트남은 1990년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앞서 미국에 베트남전 참전용사 유해 발굴 협력을 먼저 제안하고 적극 협력함으로서 양국 간 신뢰 구축과 경제 제재 해제 조치를 이끌어 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베트남은 번영하고 안정적인 국가일 뿐 아니라 역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언젠가는 포괄적 파트너십을 맺는 관계로 격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또 전 세계 국가들과의 미군 실종자 및 유해 발굴 협력 과정을 설명하면서 “전문성과 뛰어난 인력, 전문 지식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파트너는 단연 한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맥키그 국장] “By far, our most accomplished partner in terms of the professionalism, talent, and expertise, is the republic of Korea. They are very, very fast, very accomplished learners their laboratory rivals ours in terms of expertise. We have had joint scientific exchanges we've had joint operations.”

“한국은 전문성 측면에서 DPAA와 견줄 수 있는 매우 빠르고 뛰어난 학습자들”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베트남 정부는 DPAA가 수행하는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신뢰와 확신을 주는 나라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또 하와이 호놀룰루 ‘펀치볼’ 국립묘지에 묻혀 있는 유해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한국전 참전 용사 발굴 프로젝트’는 총 7단계 중 4단계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해 도입된 새로운 유전자 감식기법으로 지금까지 ‘무명용사’ 160여 명 이상이 70년 만에 이름을 되찾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DPAA 측의 한국전 미군 참전용사 신원확인 기록에 따르면, 현재 666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아직까지 신원 확인이 안 된 한국전 관련 미군 실종자 및 전사자는 모두 7천 491명입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