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를 맹렬하게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 수만 명이 남쪽으로 대피했습니다. 반군 공격을 통제하지 못하면 나라가 쪼개질 위험이 있다고 미얀마 군사정권이 경고했습니다. 중국 항공모함이 타이완해협을 통과한 가운데 타이완 군이 중국의 동태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군이 가자시티에서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 병력이 도심에서 근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의 주요 거점이자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도시인 가자시티 깊숙이 진격했다고 밝혔는데요. 반면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 군에 큰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군이 하마스가 만든 지하터널들을 하나씩 파괴해 가면서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마스는 지하터널을 이용해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군이 가자 북부에서 상당한 전과를 거뒀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군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가자 북부 자발리아에서 10시간에 걸친 전투 끝에 하마스 근거지를 점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스라엘 군은 8일 하마스가 가자 북부에 대한 통제권을 점점 상실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가자시티를 중심으로 전투가 격렬해지자 많은 주민이 남쪽으로 대피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8일 5만 명이 가자 북부에서 남쪽으로 피난길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은 그간 가자지구 북부에 사는 주민들에게 남부로 떠나라고 종용했죠?
기자) 네. 하마스 소탕작전이 벌어질 테니 이를 피해 빨리 남쪽으로 가라고 종용해 왔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최근 가자 북부에 대한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지난 5일 가자 북부와 남부를 잇는 주 도로를 따라 대피 통로를 열었습니다. 이 통로는 매일 4시간 열린다고 하는데요. 이스라엘 군은 많은 사람이 몰린 탓에 통로 개방 시간을 늘렸다고 8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이 시리아 내 목표물을 공습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미군이 8일 시리아 동부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반군들이 사용하는 무기고를 공습했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이날 F-15 전투기 2대가 시리아 데이르알주르주에서 이란혁명수비대가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무기 저장 시설에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번 공습을 단행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8일 이번 공습이 시리아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한 반군 조직들의 전력을 흐트러뜨리고 저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군은 지난달 27일에도 시리아 내 반군 시설들을 공습했는데요.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에 분쟁이 시작된 뒤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를 겨냥한 반군 공격이 많이 늘어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 이번 분쟁에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지적이 나왔군요?
기자) 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지적입니다. 투르크 대표가 8일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통행로를 방문했는데요. 그는 이 자리에서 먼저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에 들어가 저지른 만행은 잔혹했고, 인질들을 계속 억류하는 것처럼 전쟁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집단 처벌도 불법적인 민간인 강제이주처럼 역시 전쟁범죄”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투르크 대표가 양측에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셈인데요. 이런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 군 작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먼저 하마스가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쓰는 것이 위반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군사작전으로 사망한 민간인들 숫자를 보면 분명 무언가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사망자가 급증한 것을 지적한 말 같은데요. 지금까지 몇 명이나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었습니까?
기자) 네. 가자 보건 당국 집계로는 지금까지 1만 50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요. 이 가운데 아이들이 4천 300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이스라엘 쪽에서는 1천 400명 정도가 숨졌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팔레스타인 사람들 상황을 담은 끔찍한 이미지를 매일 보는 것이 이스라엘 이익에 반한다는 점을 이스라엘 정부가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역시 중요하다”면서 “이것은 국제 여론과의 관계에서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총장 발언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대사는 구테흐스 총장 발언에 반발하면서 가자 보건 당국이 내놓는 사망자 수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구테흐스 총장이 이번 분쟁이 진공 상태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정책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크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미얀마에서 정부군이 반군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는데요. 이런 상황이 심각한 위기라는 경고가 미얀마 정부에서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 스웨 대통령 권한대행은 샨주에서 발생한 전투를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면 나라가 쪼개질 위험이 있다고 9일 경고했습니다. 스웨 대행은 정부군에 큰 피해를 준 반군 공격 문제를 논의하는 군사정권 비상회의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3개 소수민족 반군 조직이 지난달 27일 합동으로 북부 샨주에서 공세를 시작해 정부군 전초기지 수십 곳과 중국과의 무역 거점인 친스웨 마을을 점령했습니다. 샨주는 동쪽으로 중국과 맞닿아 있습니다.
진행자) 전초기지 수십 곳을 뺏겼다면 정부군으로서는 큰 손실을 본 셈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1년 2월 군사정권이 들어선 이후 정부군의 최대 패배입니다. 최근까지도 반군들이 진격을 계속해 더 많은 정부군 전초기지를 점령하고 무기와 군사장비들을 빼앗았다고 합니다. 특히 반군 공세로 대중국 교역에서 40% 정도를 차지하는 지역과 단절된 것이 군사정권으로서는 뼈아픈 패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정부군이 현재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정부군은 반군이 있는 곳을 겨냥한 공습과 포격으로 반격했는데요. 하지만 증원군을 보내거나 점령된 곳들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정부군 쪽에서 사망자가 몇 명이나 나왔습니까?
기자) 네. 수백 명이 숨졌는데요. 샨주 정부군 지휘관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사정부가 정권을 탈취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도 국토 전역을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데타가 다시 무장 항쟁을 촉발했는데요. 정부군이 우세한 전력으로 동원해 진압에 나섰지만 완전하게 제압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이번 사태로 정부군이 약하고 반군이 이들을 물리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내 소수민족 반군 조직들이 이번에 합동작전을 했다는 점이 특별하게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공세가 더 눈길을 끄는 점은 샨주에서 활동하는 잘 무장된 반군들이 군사정권을 전복하고 민주적 규칙을 회복하려는 광범위한 운동에 분명하게 동조했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태국에 접하고 광대한 면적을 가진 샨주는 불법이 판치는 곳인데요. 이곳에서 잘 알려진 반군 조직들은 과거에는 이런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다른 많은 반군 조직은 군사정권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카친족이나 카렌, 그리고 친족 반군 등 잘 조직된 반군 조직들은 쿠데타로 축출된 민간정부 인사들이 만든 국민통합정부에 동조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앞서 군사정권이 들어선 뒤 많은 사람이 군사훈련을 받고 무기를 확보하려고 반군들이 통제하는 중국이나 태국, 그리고 인도 접경 지역으로 흘러 들어간 바 있습니다
진행자) 샨주와 맞닿아 있는 중국 쪽에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샨주 내 모든 반군 조직에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공세를 막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로 미얀마 접경지대가 불안정해지고 교역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항공모함이 타이완해협을 통과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항공모함 ‘산둥함’이 8일 타이완해협을 통과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산둥함이 이끄는 함대가 전날(8일) 오후 타이완해협에 진입한 후 북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완해협은 본토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있는 바닷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폭이 좁은 곳은 131km에 불과한 수로인데요. 타이완해협에 임의의 중간선이 있다고 가정할 때, 중국 산둥함 함대는 이날 중국 쪽 수로를 지키면서 이동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산둥함은 어디 있습니까?
기자) 타이완 국방부는 9일 오전 기준, 산둥함 함대는 북쪽으로 계속 항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감시를 위해 적절한 병력을 파견했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산둥함은 중국이 자체 기술로 제작한 항공모함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9년 취역한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입니다. 이에 앞서 2012년 배치된 중국의 제1호 항모인 ‘랴오닝함’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항모를 사서 개조한 것입니다.
진행자) 산둥함이 전에도 타이완해협을 통과한 적이 있나요?
기자) 네. 지난 6월에도 타이완해협을 통과한 바 있습니다. 산둥함은 지난 4월 중국 군이 타이완 주변에서 진행한 대규모 군사훈련에도 참여했고요. 지난달 태평양으로 들어갔었습니다. 한편 앞서 일본 방위성은 지난 6일, 산둥함을 비롯한 중국 인민해방군 함정들이 9일 동안 태평양에서 훈련을 실시한 후 남중국해로 향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타이완해협을 자국의 영해로 간주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타이완 자체를 자국의 일부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있는 타이완해협 역시 엄연히 자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해로, 국제 수로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반면 미국과 타이완은 중국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거고요?
기자) 네. 미국과 여러 동맹∙ 파트너국, 타이완은 타이완해협 대부분 수역이 국제법에 근거한 공해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미국은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더 자주 군함을 보내 법적 통과 권리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도 미국과 캐나다 군함이 함께 타이완해협을 통과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산둥함의 타이완해협 통과와 관련해 중국 쪽에서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까?
기자) 중국 국방부나 외교부 쪽에서 특별한 발표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중국은 최근 계속해서 타이완해협 일대에서 해상, 공중 군사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데요. 내년 1월 타이완 총통 선거를 앞두고 타이완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