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기지 드론 공격 미군 3명 사망...홍콩 법원, 부동산 업체 헝다 청산 명령

요르단 북부 '타워-22' 기지 (위성촬영=Planet Labs PBC)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요르단에 있는 미군 기지가 친이란 반군의 공격을 받아 3명이 숨졌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홍콩 법원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에 청산 명령을 내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군사 쿠데타로 군부가 집권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3개국이 지역 공동체 탈퇴를 선언한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요르단에 있는 미군 기지가 공격당해 사상자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 성명을 내고 친이란 반군이 이날(28일) 드론으로 요르단에 있는 미군을 공격해 3명이 숨지고 적어도 34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여전히 사실을 확인 중이지만, 우리는 이란이 지원하는 급진 반군 조직이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격당한 기지가 어떤 곳입니까?

기자) 네. 미군 측은 요르단 북동부의 시리아 국경 근처에 있는 기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기지가 ‘타워 22’ 기지라고 밝혔습니다. 이 기지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하는데요. 미군 중부사령부는 공격당한 기지에 육군과 공군 350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AP통신은 이 기지가 시리아에 있는 미군에 병참 지원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조직이 나왔나요?

기자) 네. 이라크의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라는 조직이 28일 자신들이 배후라고 주장했는데요. 이 조직은 이란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공격 배후로 친이란 반군을 지목했는데요. 이란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가 29일 성명을 내고 “이란은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과 관련이 없다”면서 “이번 사건은 서로 보복 공격을 주고받는 미군과 저항 조직들 사이 분쟁”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미군 사상자가 나온 이번 공격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우리가 선택한 시점에 우리가 택한 방법으로 모든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 관영 매체는 시리아 다마스쿠스 근교에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 시설을 이스라엘이 공습해 몇 명이 사망했다고 29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분쟁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시리아나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들이 자주 공격당했죠?

기자) 네. AP통신은 친이란 반군들이 이라크에서는 60회 이상, 그리고 시리아에서는 90회 이상 미군 시설들을 공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반군은 드론과 탄도미사일, 박격포, 로켓을 동원해서 공격했는데요. 요르단에 있는 미군 시설이 공격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반군들이 미군을 공격하는 건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반군들은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미국이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보복이며, 중동에서 미군을 몰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친이란 반군들만 미군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예멘 후티 반군도 홍해에 있는 상선과 미국 군함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엔 구호단체 소속 직원들이 하마스와 연계됐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군요?

기자) 네. 앞서 이스라엘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소속 직원 12명이 지난해 10월 7일에 감행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연루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미국과 영국 등 몇몇 서방 국가가 UNRWA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UNRWA는 가자지구 구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입니다.

진행자) 이들 직원이 당시 하마스 공격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루됐다는 겁니까?

기자) 네. 이와 관련해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언론 매체들은 UNRWA 시설과 차들이 당시 공격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고위 고문인 마크 레게브 씨는 영국 BBC 방송에 10월 7일 공격에 UNRWA로부터 급여를 받는 사람들이 연루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직원들이 하마스 공격에 연루됐다는 이스라엘 정부 발표에 UNRWA 측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몇몇 직원을 해고하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자지구에 기근 위험이 있는 와중에 UNRWA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는 몇몇 나라의 발표가 나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라자리니 위원장은 또 “가자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추가로 이런 집단적 처벌을 받을 필요가 없다”면서 “이는 우리 모두를 더럽히는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지원을 중단한 국가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이스라엘 정부 주장이 공포스러웠고, 하마스 공격에 연루된 직원들의 혐오스러운 행위에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로 어느 나라가 UNRWA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나요?

기자) 네. 호주와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그리고 영국과 미국, 일본 등입니다. 하지만 노르웨이 등 몇몇 나라는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UNRWA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본사의 로고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의 거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헝다에 청산 명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홍콩 법원이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에버그란데)에 29일 청산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날(29일) 린다 챈 판사는 “법원이 이제 충분하다고 말할 상황”이라면서 “회사가 실행할 수 있는 구조조정안을 제시하는 데 있어 진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을 끝내라고 명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청산이라면 무얼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청산은 회사 자산을 압류해서 이를 매각하는 절차를 말하는데요. 청산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부채 상환에 쓸 수 있습니다.

진행자) 헝다가 거대한 부채를 가지고 있었죠?

기자) 네. 헝다가 3천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데요.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250억 달러가 해외부채입니다. 이런 천문학적인 부채를 가지고 있는 헝다는 이미 2021년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홍콩 법원 결정이 최종 판결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헝다가 홍콩 상급 법원에 항소할 수 있고요. 또 중국 법원이 헝다 청산 작업에 개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청산 명령으로 헝다가 바로 무너져서 없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참고로 헝다 사업의 약 90%가 중국 본토에서 진행되고 있다는데요. 헝다의 쉬자인 회장이 지난해 9월 범죄 혐의로 구금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헝다가 이렇게 많은 빚을 지게 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과거 부동산 시장이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이 되자 헝다 같은 업체들이 무리하게 돈을 빌려서 부동산 투자와 개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등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점점 가라앉는 부동산 시장이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가 부채를 줄이라고 금융기관과 업체들을 압박하면서 그 결과, 헝다가 결국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진행자) 현재 부동산 부문이 중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중국 경제에서 대략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문이 됐습니다. 그간 중국에서 부동산은 한국처럼 중산층의 대표적인 자산 증식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개발회사들뿐 아니라 이렇게 재산을 불리기 위해 부동산에 투자한 개인들도 어려움에 빠진 상태입니다.

진행자) 헝다 외에도 천문학적인 부채에 시달리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업계 1위인 비구이위안도 현재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하고요. 몇몇 다른 대형 업체도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헝다 문제가 중국 경제 당국이 직면한 여러 문제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헝다 청산 명령이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AP통신은 청산 명령이 중국 금융 체제와 헝다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명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헝다 청산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악재가 될 것으로 보는데요. 하지만 그 영향이 생각보다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앞서 중국 규제 당국은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경제에 미치는 위험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2022년 1월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일단의 사람들이 말리 군부에 제재를 가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에 항의하며 시위하고 있다.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서아프리카로 가볼까요?

기자) 네. 최근 몇 년 새 서아프리카에서 군사 쿠데타로 들어서는 정권이 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이 세 나라가 28일, 서아프리카의 주요 공동체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세 나라는 모두 지금 군부가 집권하고 있는 나라들이죠?

기자) 맞습니다. 말리는 지난 2020년, 부르키나파소는 2022년, 니제르는 지난해 군사 쿠데타로 민간 정부가 전복됐습니다. 현재 이들 나라는 정치, 사회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들 세 나라가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공동체는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서아프리카에 있는 15개 나라로 이뤄진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입니다. 1975년에, 역내 협력과 통합을 촉진하고,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며 경제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출범한 지역 공동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들 나라는 ECOWAS에서 왜 탈퇴한다는 거죠?

기자) 해당 3개국은 각각 자국 국영 방송을 통해 공동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ECOWAS가 출범했을 때의 이상과 가치, 범아프리카 정신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ECOWAS는 테러리즘 격퇴와 안보 위협 대응을 지원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이며 무책임한 제재를 세 나라에 가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ECOWAS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3개국 군부는 또 공동 성명에서, ECOWAS가 외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회원국 국민의 행복을 보장해야 하는 ECOWAS가 이제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COWAS는 군사 쿠데타로 집권하고 있는 해당국 군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ECOWAS는 이들 세 나라 군부의 탈퇴 선언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ECOWAS는 같은 날(28일) 발표한 성명에서, 아직 이들 3개국으로부터 탈퇴에 관한 공식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는 여전히 ECOWAS의 중요한 일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COWAS는 또한 정치적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탈퇴하겠다고 선언하면 그것으로 탈퇴가 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ECOWAS조약에 따라, 서면으로 공식 통보해야 하고요. 1년 후 최종적으로 탈퇴가 이뤄집니다. 이 유예 기간에도 회원국으로서 의무와 조항은 지켜야 합니다. ECOWAS 가 출범한 이래 약 50년 역사상 회원국이 이렇게 탈퇴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ECOWAS에 큰 타격이자 역내 안정을 더욱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진행자) 3국 모두 프랑스의 지배를 받던 나라들인데요. 해당국 군부들이 다 프랑스군의 철수를 요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차드, 니제르 등 여러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래서 정치나 사회 곳곳에 프랑스의 영향력이 많이 남아 있고요. 프랑스 정부와 해당국들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 일환으로 작지 않은 규모의 프랑스 병력이 역내 안정 유지와 대테러 작전을 위해 배치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들어선 역내 군사정부들은 프랑스군의 철수를 요구했고요. 지난해 12월에는 니제르에서 프랑스군이 철수를 종료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이들 군사 정부는 프랑스가 아니라 점점 더 러시아와 밀접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