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영국이 다시 합동으로 예멘 후티 반군을 공격했습니다. 이에 후티 반군은 보복을 경고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최신 인구통계를 발표한 데 따른 경제적인 분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예멘 후티 반군이 다시 미국과 영국의 공격을 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과 영국군이 23일 합동으로 후틴 반군을 공습했습니다. 두 나라 군이 같이 후티 반군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이번 공격에 미군 측에서는 항공모함 아이젠하워함에서 발진한 전투기들이 나섰고요. 영국은 타이푼 전투기 4대가 참여했는데요. 전투기 외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이번 공격에 동원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격에 대해서 미국과 영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설명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두 나라는 공동성명을 통해 “홍해를 지나는 해군 함정뿐 아니라 상선들을 겨냥한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응해 예멘 내 후티 목표물 8곳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정밀공격은 후티 반군이 국제 무역과 무고한 선원들의 생명을 위협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력을 저지하고 약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동성명에는 호주와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도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습이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물을 겨냥했나요?
기자) 네. 미군 중부사령부는 별도 성명에서 미사일 시스템과 발사대, 방공시스템, 레이더, 그리고 땅속 깊은 곳에 있는 무기 저장시설 등이 공격 목표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국 국방부는 “전투기들이 정밀유도폭탄을 사용해 사나공항 근처 군 기지 두 곳에 있는 여러 목표물을 공격했다”면서 “이들 기지는 홍해를 항해하는 상선들을 공격하는 데 이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은 그간 단독으로도 후티 반군 목표물들을 공격해 왔는데, 합동공격을 포함해서 모두 몇 번이나 공격했나요?
기자) 네. 이번 공격이 8번째입니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지난 11일에 처음으로 합동공격을 감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후틴 반군 측도 공격당한 사실을 확인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야흐야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X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과 영국이 총 18차례 공격했고, 이 가운데 수도 사나와 주변 지역이 12차례 공격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에 응답할 것이며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이번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앞서 후티 반군은 공습이 있기 전인 22일에 미군 함정을 공격했다고 발표했었죠?
기자) 네. 반군 측은 예멘 해안에서 미군 화물선을 향해 미사일을 쐈다고 이날(22일)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 국방부 관리는 ‘AFP’ 통신에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은 무력뿐 아니라 외교 수단으로도 후티 반군 측을 압박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지난주에 후틴 반군을 테러조직으로 다시 지정해서 재정적, 외교적으로 후티 측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한 뒤 곧 후틴 반군을 테러조직 명단에서 제외했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11월부터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가는 상선들을 공격하면서 국제 물류체계에 큰 혼란을 주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홍해 항로는 물동량이 많은 수역입니다. 매년 국제 무역물동량의 12% 정도가 홍해를 지나고요. 금액으로는 1조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홍해 항로는 특히 수에즈운하와 연결돼 있어 더 중요한 항로 아닙니까?
기자) 네.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항로가 유럽과 아시아 사이 가장 빠른 항로입니다. 매년 약 1만 7천 척의 선박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데요. 특히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에 있어 중요합니다. 원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매일 900만 배럴의 원유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후티 반군 공격으로 상선들이 홍해에 진입하지 못하게 되면서 많은 해운회사가 대체항로를 이용하고 있죠?
기자) 네. 홍해 대신 멀리 아프리카 남단으로 돌아가는 항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선들 항해 기간이 길어졌는데요. 이전에는 상선이 타이완에서 영국까지 가려면 수에즈운하를 이용할 경우 25.4일이 걸렸는데, 아프리카 남단 항로로 가면 34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또 거리로도 대략 6천km를 더 항해해야 합니다.
진행자) 홍해 항로 봉쇄로 상선들의 항해 기간과 거리가 늘어났을 뿐더러 운송비도 올라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40피트짜리 컨테이너 하나를 배로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이 15% 정도 올랐다고 합니다. 이런 운송비 증가는 결국 배로 운송되는 물건들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이렇게 오른 운송비도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훨씬 싸다고 하는데요.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규제가 완화돼 해운물동량이 늘면서 운송비가 치솟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아프리카 순방을 시작했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이 22일 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카보베르데와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그리고 앙골라를 방문하는데요. 안보와 무역, 그리고 민주주의 진흥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미국 국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마지막으로 아프리카를 찾은 때가 언제였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3월 아프리카 지역을 찾은 바 있습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어제(22일) 카보베르데와 코트디부아르를 방문해 울리세스 코레이아 이 실바 카보데르데 총리, 그리고 코트디부아르의 알라산 우아타라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두 나라는 모두 서아프리카에 있는데요. 영어를 쓰는 카보베르데와 프랑스어를 쓰는 코트디부아르는 대체로 미국 편에 서는 나라들입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어제(22일)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먼저 실바 카보베르데 총리를 만나 “우리는 아프리카를 우리의 미래에 있어 중심 부분이며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은 미국과 아프리카가 미래를 위한 협력관계에 합류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헌신과 확신에 진정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바 총리는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네. 실바 총리는 카보베르데를 미국의 오래되고 일관된 협력국으로 묘사하면서 “우리는 지역과 국제적 관점에서 해양안보나 사이버안보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은 카보베르데에 들렀다가 코트디부아르로 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곳에서 우아타라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리들을 만났는데요.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이들과 민주주의 강화와 무역 확대, 그리고 지역안보 개선에 대한 공유된 현안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아프리카 순방에서 대륙 서부에 있는 니제르를 방문했었죠?
기자) 네. 니제르를 방문해 민주적인 선거로 뽑힌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블링컨 장관이 바줌 대통령을 만나고 4개월 뒤에 쿠데타가 나서 바줌 대통령이 이끄는 민간정부가 무너졌습니다. 니제르는 이른바 ‘사헬 지대’에 있는 나라인데요. 부르키나파소나 말리 등 사헬 지대에 있는 다른 나라에서도 연쇄적으로 쿠데타가 일어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이번에 방문하는 코트디부아르와 아프리카의 대국 나이지리아는 쿠데타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니제르 쿠데타를 강력하게 반대했는데요, 특히 우아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니제르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우아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이슬람 반군세력을 막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죠?
기자) 네.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경제 지원 등 조처로 코트디부아르 북부에서 이슬람 반군이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차단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새해 1월에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데,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아프리카를 찾았죠?
기자) 네. 왕 부장은 새해 첫 해외방문 지역으로 아프리카를 선택해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와 튀니지, 토고, 그리고 코트디부아르를 방문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수장이 새해 첫 일정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한 것은 올해로 34년째라고 중국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국 소식입니다. 통상적으로 인구는 국가경제에 큰 변수가 되는데요. 우선 중국 인구발표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예, 중국 국가통계국이 중국 인구에 관한 최신 수치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17일이고요. 자국 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 14억967만명으로, 전년 대비 208만명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신생아 수도 902만명에 그쳐, 2년 연속 1000만명을 밑돌았습니다.
진행자) 인구감소는 한 자녀 정책 탓도 있겠지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중국은 말씀 하신 것처럼 한 자녀 정책을 한 세대 이상 지속해 왔습니다. 1979년부터 시작해서2016년에서야 종료했습니다. 이 정책의 결과로 중국의 출산율은 매우 빠른 속도로 떨어졌습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출산율은 1963년 여성 1인당 7.5명에서 2021년 1.2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세계 평균보다 빠른 감속입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이 부동산시장을 포함해서 성장이 둔화되면서 이런저런 대책이 나오는데요. 인구감소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대책들이 나와있나요?
기자) 예, 중국은 2016년 두 자녀 정책을 전면 도입했고, 2021년부터는 부부당 세 자녀 출산까지 허용하는 정책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여느 나라처럼 지방정부는 육아수당이나 장려금을 지원하면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진행자) 참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일 텐데요. 중국도 출산율 하락이 재정적인 문제와도 관련이 있겠지요.
기자) 예, 아이를 키우는 데 재정적으로 힘이 드는 것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베이징에 있는 위와(YuWa) 인구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18세까지 자녀를 양육하는 데 드 는 평균비용은2019년 기준 7만 6천629달러입니다. 중국은 21세기와 20세기가 공존할 만큼 지역간 불균형이 큰 나라이긴 합니다만, 이 돈도 적지 않은 비용이죠.
진행자) 중국은 사망률도 출산율처럼 매우 빠른 속도도 낮아져서 인구문제가 크게 다가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예, 2023년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억9천697만명, 3억명에 육박합니다. 전체 인구의 약 21.1%에 달합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035년까지 고령자가 4억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할 겁니다. 중국도 이제 장년층이 속속 은퇴를 하는 가운데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20% 이상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진행자) 퇴직자가 늘어나고 노동인구가 줄어들면 젊은 세대가 더 많은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니까, 사회적으로 압력이 커질 텐데요. 이런 상황에 대해 분석가가 축복이라고 했다고요?
기자) 예,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금융분석가 인쑨(Yin Sun)은 이런 상황이 중국에 축복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인구가 줄어들어서 다행이라는 거죠. 중국 경제가 현대화되고 있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들에게 더 큰 파이를 제공하게 될 거란 주장입니다. 이 사람은 중국의 1인당 소득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근거가 있는 얘기인가요? 미래를 장밋빛으로만 보거나 마치 동전의 한 쪽 면만 보고 있는 듯한데요.
기자) 예, 이 사람의 주장이 일견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전제조건이 있죠.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말씀 드리고요. 국내총생산,GDP라고 하죠. 즉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의 총 가치입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GDP가 증가하면 파이는 더 커지긴 하니까요.
진행자) 그런데 일반적으로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규모도 줄어들기 마련이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오사카경제대학의 후쿠모토 도모유키 교수도 닛케이아시아 논평에서 말씀하신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해서 2035년부터 중국의 성장률이 연간 1%포인트 정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 교수는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중요한 것은 대책인데, 상식적으로 그 대책은 또 고통을 수반하겠지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금융회사 UBS의 제안은 ‘강력한 혁신’입니다. 2023년 5월 보고서에서 지적한 건데요. 로봇공학, AI 같은 ‘첨단산업에 대한 집중, 혁신에 대한 투자'를 통해 중국에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인구가 늘어나는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이나 다른 서방국가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닌 거죠.
기자) 예, 말씀 하신 것처럼 언제나 경제구조를 바꾸는 ‘혁신’은 고통을 수반하게 되죠. 한일중 3국이 그동안 발돋움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인구였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우수한 인적자본을 바탕으로 기술혁신을 일궜고,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과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했지요. 인구문제와 경제혁신은 당장 처방을 해도 결과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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