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최근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라이칭더 부총통이 앞으로도 미국이 타이완을 굳건히 지지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미국 하원 대표단에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탄 러시아 수송기를 우크라이나가 격추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24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격추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72년만에 주류 판매점을 열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최근 치러진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라이칭더 당선인이 25일 미국 하원의원들을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 당선인이 이날 민주당 소속 아미 베라 의원과 공화당 소속 마리오 디아즈 발라트 의원을 만났습니다. 두 의원은 미 의회 타이완 코커스의 공동의장인데요, 라이 당선인은 이들에게 미국이 계속 타이완을 굳건하게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두 의원이 타이완 총통 선거가 끝나고 미 의회 의원들로는 처음으로 타이완에 간 거죠?
기자) 네. 이번이 처음인데요. 앞서 백악관은 총통 선거 직후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등 고위급 사절단을 보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라이 당선인은 중국보다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민진당 소속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진당은 중국과의 관계보다는 대미 관계를 더 중시합니다. 라이 당선인은 두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민주주의와 자유가 미국과 공유하는 가치라고 말했습니다. 또 타이완이 제1도련선과 중국 권위주의 확장의 최전선에 자리 잡고 있어 전략적 지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도련선은 중국 군이 설정한 가상선인데요. 제1도련선은 일본 오키나와와 타이완, 그리고 말라카해협을 연결한 선입니다.
진행자) 타이완이 전략적으로 미국에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 당선인은 또 타이완해협의 안정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극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계속 타이완을 굳건하게 지지하고 상호 관계와 협력을 심화하며 지역 평화와 번영을 담보하기 위해 다른 민주주의 협력국들과 일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라이 당선인을 만난 의원들은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발라트 의원은 “오늘 갖고 온 중요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는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굳건하고 진짜이며 100% 초당적이라는 점”이라면서 “타이완은 미국 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말했습니다. 또 베라 의원은 “우리는 타이완의 평화와 번영, 미래를 계속 보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하며, 이것은 타이완인들에게 달렸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두 의원은 이날(25일) 차이잉원 총통도 만났습니다.
진행자) 벨라트 의원과 베라 의원이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다시 확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발라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무엇이 베이징에서 다가오고 있는지, 또 타이완해협과 역내에 걸친 그들의 침략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로서, 또 자유를 믿는 사람들로서 이런 침략에 대처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라이 당선인과 민진당이 두 의원을 통해서 미국의 지지를 다시 확인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 좋지 않은 소식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태평양의 섬나라인 나우루가 최근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복원했습니다. 이로써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나라가 12개국으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 해군 구축함이 다시 타이완해협을 통과했군요?
기자) 네. 구축함 존 핀함이 24일 타이완해협을 통과했다고 미 해군이 발표했습니다. 타이완 총통 선거가 끝나고 미국 군함이 타이완해협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미 해군 군함이 마지막으로 타이완해협에 나타난 건 지난해 11월 초였습니다. 당시 이 군함은 캐나다 해군 호위함과 함께 타이완해협을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남중국해와 타이완해협에 주기적으로 해군 함정을 보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수역이 중국 영해가 아닌 국제 공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미 해군 함정들이 자주 해당 수역을 항해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은 존 핀함의 타이완해협 통과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 어떤 구성원도 그들의 권리와 자유를 포기하도록 협박당하거나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 해군 함정이 남중국해와 타이완해협을 항해할 때마다 강하게 반발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남중국해와 타이완해협을 작전구역으로 하는 중국 동부전구는 성명을 통해 미 구축함 통과는 공개적인 과대선전이었다면서, 이 배를 감시하고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즉각 위법과 도발 행위를 멈추고,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중단하라고 미국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포로들을 태운 러시아 수송기가 격추됐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포로 65명과 승무원 6명, 그리고 러시아 병사 3명을 태운 IL-76 수송기가 벨고로드 인근 상공에서 우크라이나에 의해 격추됐다고 24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러시아 포로들과의 맞교환을 위해 이송 중이었다면서 생존자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 발표를 사실로 확인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자신들이 러시아 수송기를 격추했는지, 또 이 비행기에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있었는지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비행기 격추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 비행기를 우크라이나가 격추했다고 주장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군 레이더가 비행기가 추락할 때 우크라이나 미사일 2기가 발사된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이런 테러행위를 저지름으로써 그들의 민낯을 보여줬다”면서 “그들은 자국민들 생명을 경시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추락한 수송기가 맞교환할 우크라이나 포로들을 태우고 있었다는데, 포로를 교환하기로 한 사실은 확인된 겁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이날(24일) 러시아 벨고로드 인근 국경에서 포로 교환이 있을 예정이었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측은 자국군 포로들이 비행기로 이송될 것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은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 포로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러시아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전에 그랬던 것처럼 특정 시간에 상공이 보호돼야 한다고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말은 전에는 포로들이 타고 있으니 비행기를 공격하지 말라고 미리 통보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가운데 격추된 수송기가 S-300 미사일을 운송 중이었다고 앞서 우크라이나군 당국이 밝혔다고 ‘우크라이나 프라우다’가 보도했는데요. 러시아는 최근 며칠 동안 벨고로드 지역에서 S-300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를 자주 공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나온 보도를 보면 두 나라가 이번 사건을 두고 상대방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로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은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포로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려는 러시아의 의도적인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퇴역 장성인 안드레이 카르타포로프 러시아 의회 의원은 언론매체에 우크라이나군 지대공 미사일 운용 요원들이 수송기를 군용기나 헬리콥터로 오인해 표적으로 삼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는 의도적으로 포로 교환을 방해하기 위해 감행된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주장이 이렇게 엇갈린다면 진상 규명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가운데 SBU 공보실은 IL-76 러시아 공군 수송기 격추 사건에 관한 범죄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소식입니다. 72년 만에 사우디에 주류 판매점이 문을 열었다고요?
기자) 예,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국가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주류 판매점이 개점했다고 VOA가 25일 보도했습니다. 판매점은 수도인 리야드에 있고요. 물론 일반인에게 술을 판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슬림이 아닌 외교관들만 구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워낙 이례적인 상황이다 보니, 술 판매점, 구체적인 상황도 궁금하네요.
기자) 예, 술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매우 민감한 소재여서, 이 상황을 설명하는 외교관도 익명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 외교관은 해당 술판매점이 리야드 외교지구의 슈퍼마켓 옆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관은 일반적인 국제공항의 고급 면세점과 비슷하다고 설명했고요. 해당 매장에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리큐어(Liquor)와 와인, 또 2종류의 맥주가 구비돼 있다고 합니다. 매장 직원들은 외교관 신분증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사전에 앱으로 등록을 해야 구매할 수 있다고 하고요.
진행자) 그런데 사우디 당국은 여전히 해당 매장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요.
기자) 예, 술은 그만큼 민감한 문제입니다. 대신 사우디 국영 영자신문인 아랍뉴스(Arab News)가 비슷한 보도를 했습니다. 사우디에서는 일부 외교관들이 외교행낭으로 술을 들여오기도 했었거든요. 이걸 팔기도 했었고요. 아랍뉴스는 이처럼 통제되지 않은 술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사안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술에 대해서 왜 이렇게 강경한 정책을 시행하게 된 건가요?
기자) 예,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는 1952년부터입니다. 전년도인 1951년에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 중 한 명이었던 미샤리 왕자가 술에 취해 산탄총을 발사했습니다. 제다에서 사소한 이유로 영국의 외교관 시릴 우스만을 살해한 사건입니다. 당시 압둘아지즈 국왕은 그 사건 이후 술 판매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진행자)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데다 절대군주제이고 왕정통치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만, 다른 나라도 이렇게 엄격하게 관리하나요?
기자) 예, 일반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웃 국가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의 샤르자라는 토후국과 함께 술을 금지하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중동 국가가 모두 사우디 같은 건 아닙니다. 두바이는 호텔에서 음주를 허용하고, 요르단은 ‘아락’이라는 도수 높은 증류주를 공항면세점에서 팝니다. 금주 규정이 들쑥날쑥한 것은 코란 자체가 애매해서 저마다 해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렇게 극도로 보수적인 건 어디에서 연유된 건가요?
기자) 예, 사우디아라비아의 20세기 통치자들이 보수적인 이슬람 교리인 와하비즘을 받아들인 데서 연유합니다. 그래서 남녀분리가 엄격한 나라죠. 여성은 은행에서도 전용창구를 이용해야 하고, 식당에서도 가족 외에는 남녀가 함께 식사할 수 없고요. 심지어 여성들은 운전을 하는 것도 금지되기도 했었죠. 여성은 축구경기장에도 출입금지였습니다. 이것도 아랍에서 유일했었죠.
진행자) 와하비즘이라고 하셨는데, 와하비즘도 이슬람 종파 중의 하나인가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수니파의 한 분파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 기반을 뒀고요. 수니파의 주류 종파 가운데 가장 근본주의적인 종파입니다. 이슬람이 아닌 다른 문화나 사상들을 극도로 배격합니다. 그러다 보니 탈레반이나 이슬람 국가(IS)도 사우디의 영향을 받았고, 오사마 빈 라덴도 사우디 출신이죠. 그런데 이런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시에 친미국가인 것은 모순적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럼 사우디아라비아가 술판매점을 개점한 이유는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예, VOA의 해당 기사는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의 석유경제에서 탈피하려는, 야심 찬 계획의 일환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웃국가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처럼 관광이나 비즈니스를 목표로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에는 석유 이후 ‘수소경제’를 내세우기도 했는데요. 이제 여성들이 경기장에서 축구를 관람할 수 있게 해 주거나 운전도 허용해주고, 최근에는 영화관을 만들거나 음악 축제도 주최했습니다. 사회적 금기를 조금씩 해제하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예전에도 사우디가 술 판매를 허용한다고 보도가 나왔다가 당국자들이 부인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예,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옴(Neom)이라는 미래도시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그곳의 해변 휴양지에서 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2019년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한 관계자가 네옴에서 알코올은 금지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가 며칠 만에 그 사람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배제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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