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서울 타격 임무’ 포병훈련 시찰… 이틀 연속 한국 겨냥 군사행보

김정은(앞 왼쪽 두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모처에서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미한 연합훈련인 ‘프리덤실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겨냥한 포 사격 훈련을 지도했습니다. 한국을 표적 삼은 김 위원장의 군사행보가 이틀 연속 이뤄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7일 인민군 대연합부대들의 포 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적의 수도를 타격권 안에 두고 전쟁 억제의 중대한 군사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경선 부근의 장거리포병 구분대” 등이 훈련에 참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포격 훈련이 서울을 포함한 한국의 수도권을 겨냥해서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모든 포병 구분대들이 실전에 진입하는 시각에 무자비하고 빠른 타격으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경상적인 전투동원 준비를 갖추기 위한 사업을 더욱 완강히 내밀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또 “포병들의 전투력을 비상히 높이기 위한 실동훈련을 보다 실속있게 조직, 진행함으로써 포병의 위력을 계속 백방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포병전쟁준비 완성’을 위한 ‘중요 과업’들을 제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초소에서 쌍안경으로 훈련 장면을 보거나 손짓으로 지시를 내리는 모습, 그리고 일렬로 선 장사정포들의 사격 장면이 담겼습니다.

북한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들이 7일 모처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장사정포에는 170㎜ 자주포가 있고요, 240㎜ 방사포, 그리고152㎜ 자주포 2종이 오늘 훈련에 동원된 것으로 식별되는데요. 결국은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서 마치 무력시위를 한 것처럼 공개했지만 훈련 규모는 과거보다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평안남도 남포 일대에서 실시된 북한 군의 포 사격을 식별하고 감시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북한 군은 7일 오전 11시경부터 오후 5시경까지 남포 일대에서 서해상 표적을 대상으로 수십 문의 방사포와 자주포 사격훈련을 실시했다”며 “우리 군은 북한 군이 훈련을 위해 장비를 전개하는 등의 훈련 준비부터 사격까지 관련 활동을 감시,추적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하루 전인 6일엔 서부지구 중요 작전훈련 기지를 방문해 시설을 돌아보고 훈련을 지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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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연이틀 군 부대 훈련 시찰에 나선 것은 지난 4일 시작된 미한 연합훈련 ‘프리덤실드’(FS)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이 연이틀 지도한 훈련은 모두 재래식 무기를 사용했지만 전면전을 가상해 주 타격 전선인 서부 접경지 돌파에 이은 수도권 함락이라는, 한국을 타깃으로 한 수순으로 진행됐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프리덤실드 연습이 오는 14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속단하기 어렵지만 북한의 지금까지의 대응은 한국에 대한 공세에 집중하는 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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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박원곤 교수] “김정은 현지 지도가 연이틀 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연합훈련 대응이라기 보다는 한국을 특정해서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특히 서해라든지 전방 전선부대라는 게 서울 불바다 부대를 얘기하는 거니까 이것은 명백하게 한국을 겨냥해서 하는 그런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건 좀 연합훈련 대응하는 성격과 다른 부분이 읽히긴 하죠.”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남북은 교전국”이라 규정하고, 올해 초 최고인민회의에서 “유사시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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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북한이 최근 국방성 담화에서 프리덤실드를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자신들은 군 부대를 경제 건설에 투입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낮추고 미국에 대한 비난도 지난 연말 이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 대해 날 선 반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미국의 대선이라는 큰 정치 이벤트는 북한에 대한 관심 또 과도한 군사행위를 자제할 거라는 그런 가정을 지금 하고 있는 거에요. 그런 맥락에서 지금은 대남관계를 재설정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군사적 주도권을 어떻게 더 강화시켜 나가느냐 거기에 초점을 맞춘 군사적 행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거죠.”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 대외전략의 큰 그림은 여전히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일본과의 수교를 통해 거액의 배상금을 받는 것이라며, 신냉전 외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조야에서 북한과의 군축 협상 또는 비핵화로 가는 중간 단계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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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박사는 또 북한이 지방발전 20x10정책을 발표한 이후 이 캠페인에 자원을 집중하는 양상이라며 미한 연합연습 대응 여력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지금 상황에서 평양시 5만세대 건설해야죠, 지방발전 20x10정책 해야죠, 농촌 살림집 건설해야죠, 사실상 북한이 도발할 여력이 없어요. 그렇게 보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 자기들 나름대로 저비용 고효율 방식을 택할 것이고 적어도 존재감을 보여주는 대응형태를 보여주는 거다.”

한편 한국 합참은 북한이 5일 낮 12시부터 7일까지 서해5도를 향해 수 차례 발사한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신호를 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일 시작된 프리덤실드 연습을 겨냥해 북한이 미한의 전파 교란 신호 탐지 능력을 시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합참은 민항기와 선박 피해를 우려해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 유관기관에 전파 교란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GPS 교란 신호는 출력이 약해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연합훈련이 점차 본격화됨에 따라 북한의 도발 수위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미한 연합연습 기간 동안 순항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 무인수중공격정 ‘해일’ 발사 등의 다각적인 고강도 도발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