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당초 전망과 달리 압승에 실패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8일 공식 취임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1단계 작업이 80%까지 완료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프랑스에 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5일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닷새 일정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프랑스에서 중요한 행사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6월 6일은 제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일입니다. 1944년 6월 6일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으로 이뤄진 연합군은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해안에 상륙하는 데 성공했고요. 나치 독일이 점령하고 있던 서유럽을 탈환하는 발판이 됐습니다.
진행자) 올해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80주년을 맞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매해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을 갖고요. 관련국 정상들도 초대해 왔습니다. 올해 기념식에는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등이 참석합니다.
진행자)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 그러니까 지금의 러시아도 연합국의 일원으로 나치 독일에 맞서 싸웠는데요. 올해 기념식에 러시아도 참석합니까?
기자) 아닙니다. 러시아는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유럽과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가,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금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라 마음대로 외유가 불가능합니다. 반면 올해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따로 만나는 시간도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노르망디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소화하게 되는데요. 이때 양국 정상이 회동할 예정입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파리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노르망디에서 “러시아 침략자들을 격퇴하기 위한 전쟁 노력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 일정 닷새 가운데 이틀을 노르망디에서 보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에는 오마하 해변에서 열리는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요. 7일에는 유명한 ‘푸앵트 뒤 오크’에서 고립주의의 위험성과 독재자들에 맞서야 하는 필요성에 초점을 맞춘 연설을 할 것이라고 설리번 보좌관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오마하 해변은 특히 미국에 의미 있는 장소죠?
기자) 맞습니다. 노르망디는 워낙 해안이 넓어서, 당시 연합군은 5개의 작전 구역으로 나눠 상륙작전을 펼쳤는데요. 이때 미군이 맡은 해변이 바로 오마하 해변이었습니다. 또 이곳에 있는 푸앵트 뒤 오크는 절벽이다 보니 작전 수행이 어려웠고요. 미군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오마하 해변에는 9천400여 개의 미군 묘지가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적으로 중요한 기념식이긴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유세로 바쁜 가운데 국외로 나간 게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여러 여론 조사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인데요.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에 맞춰 프랑스를 방문한 것을 선거 전략으로 보는 분석도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의 동맹국들과 친밀한 관계를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요. 또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이를 부각하기 위해 고안된 여행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동맹의 중요성과 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워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동맹의 중요성과 민주주의 수호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취임하면서 강조했던 가치이기도 합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증액하지 않으면 미국은 나토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해 유럽 국가들과 관계가 껄끄러워 지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에서, 2차 세계대전부터 나토의 탄생, 그리고 오늘날 다시 전쟁에 직면한 유럽의 현실을 연결해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노르망디 일정을 끝낸 후 그다음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8일부터 파리에서 본격적인 국빈 방문 일정이 시작됩니다. 파리 개선문 앞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바이든 대통령을 맞이하는 정식 환영식이 펼쳐집니다. 두 정상은 이후 엘리제궁에서 오찬과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데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양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약 3천억 달러 규모의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사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국빈 만찬 행사도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8일 저녁 엘리제궁에서 국빈 만찬이 베풀어질 예정이고요. 다음 날인 9일은 프랑스 방문 마지막 날로, 바이든 대통령은 파리 외곽 미군 묘지를 방문해 추모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르게 됩니다.
진행자) 그리고 며칠 새 다시 유럽을 방문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3일부터 15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유럽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한편 스위스에서는 15일부터 16일까지 약 70개국이 참석하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열리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인도 총선 소식입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번 주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디아투데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들이 5일 소식통을 인용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8일 공식 취임식에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5일 드라우파디 무르무 대통령에게 내각 사퇴서를 제출했고요. 무르무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습니다. 다만 새 정부를 구성할 때까지 총리직은 모디 총리가 그대로 수행하게 됩니다.
진행자) 총선 개표 결과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는 건 불가능하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하원은 총 543개 의석인데요.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려면 과반인 272석이 최소한 필요합니다. 하지만 총선 개표 결과, 모디 총리의 BJP당은 240석에 그쳐 과반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진행자) 지난번 총선 때보다 의석을 많이 잃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9년 총선 때는 BJP당이 303석을 확보해 압승을 거뒀는데요. 이번에 63석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BJP당을 중심으로 한 여당 연합인 ‘국민민주연합(NDA)’이 293석을 얻어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은 넘겼는데요. 일부 매체는 NDA가 294석을 얻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야당 연합은 전체 몇 석을 얻었습니까?
기자)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이끄는 야당 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230~232석을 차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INC 단독으로는 99석을 얻었는데요. 52석에 그쳤던 2019년 총선에 비하면 거의 2배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이런 총선 결과는 당초 예상했던 것과 차이가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와 선거 당일 출구 조사, 전문가 분석 등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BJP가 이끄는 NDA가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NDA가 400석, BJP가 단독으로 300석은 넘길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NDA가 간신히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왜 여론조사나 출구 조사와 배치되는 결과가 나온 걸까요?
기자) 여러 가지 복합적 요소가 있겠는데요. 일각에서는 여론 조사나 출구 조사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지적이 있습니다. 모디 총리와 BJP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여론 조사에 응하며 목소리를 내는 반면, 군소 정당 지지자들은 소극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고요. 여기에 인도 최대 선거구인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야권이 선전한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타르프라데시는 인도 북부에 있는 주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월 모디 총리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에 있는 힌두사원 축성식에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무려 2억4천1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이번 선거에 80석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BJP당은 33석에 그쳤고요. 반면 야권 연합 INDIA는 이곳에서 43석을 가져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모디 총리는 전날(4일)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승리를 선언했죠?
기자) 네. 모디 총리는 4일 저녁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가운데 BJP 당사에서 NDA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NDA가 ‘큰 승리’를 거뒀다면서 인도의 번영과 발전을 다짐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는 지난 10년간 인도 정치를 장악해 온 모디 총리의 지도력에 큰 타격을 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에 대한 표심이 왜 줄어든 걸까요?
기자) 인도가 국가적으로는 경제 성장을 이룩했지만 빈부 격차가 심화하면서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물가와 실업률도 증가하고 있고요. 또한 모디 총리가 강경한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우면서,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등 종교적 소수를 억압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인도 총선 결과가 당초 전망과 다르게 나오자, 4일, 인도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니프티50 종가가 전날 대비 6% 가까이 폭락하는 등, 인도 증시가 크게 요동쳤습니다.
진행자) 인도 총선 결과에 대한 국제 사회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팔, 부탄 등 주변국의 축하 메시지가 가장 먼저 전해졌고요. 미국 백악관도 4일, 인도의 활기찬 민주적 과정을 높게 평가하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BJP의 승리를 축하하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가 두 나라는 물론 역내외 평화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올린 글에서 모디 총리가 세 번째 연임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양국의 우정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작업이 상당히 진행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수도는 자카르타인데요. 인도네시아 정부는 보르네오섬의 동칼리만탄에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5일, 새 수도 이전 1단계 작업이 80% 정도 마무리됐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다음 달부터 그곳에서 집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는 무려 1만7천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섬을 가진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요. 그러니까 아예 다른 섬으로 수도가 이전된다는 이야기죠?
기자) 맞습니다. 현 수도인 자카르타는 자바섬에 있는데요. 보르네오섬으로 수도를 이전하기로 한 겁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새 수도 이름을 ‘누산타라’로 명명했습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왜 수도를 이전하려는 건가요?
기자) 위도도 대통령 정부는 현 수도인 자카르타가 인구 폭증과 오염, 혼잡에 시달리고 있고, 지진 발생과 침수 등의 환경적 위험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해 수도 이전을 추진했습니다. 신도시 건설은 2022년 중반부터 시작됐는데요. 새 수도는 미국 뉴욕시 규모의 약 2배, 대한민국 서울과 비교하면 약 4배, 그러니까 북한 평양만한 크기가 될 거라고 합니다.
진행자) 수도 이전은 국가적인 대업인데요. 이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반대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습니다. 주요 야당들은 지난 4월 총선에서도 수도 이전 반대 목소리를 내며 정부를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위도도 대통령은 주요 역점 사업으로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위도도 대통령은 5일 누산타라의 새 대통령궁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교육 시설과 저수지 개발 착공식에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수도가 들어서고 행정부처가 이전하려면, 각종 부대시설과 제반 여건이 마련돼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위도도 대통령은 그와 관련해 8월 초까지는 누산타라 공항이 완공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깨끗한 물 공급 문제만 해결되면, 다음 달에는 누산타라에서 사무실을 갖고 집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직 제대로 개발이 되지 않은 섬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의견 가운데는 환경 훼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들, 원주민 사회는 수도 이전 사업이 섬의 환경을 해치고, 원주민들의 생계 터전과 오랑우탄 같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서식지를 더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관련 고위 공직자들이 돌연 사임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누가 사임한 거죠?
기자) 밤방 수산토노 누산타라 수도청 장관과 도니 로하조 차관입니다. 이들은 3일 전격 사임했는데요. 위도도 대통령은 이들의 사임이 개인적인 것이라며, 320억 달러 규모의 수도 이전 사업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1단계가 80% 정도 끝났다고 했는데, 수도 이전 작업은 모두 몇 단계로 진행되는 건가요?
기자) 오는 2045년, 완전 이전을 목표로 총 5단계로 진행되는데요. 올해 대통령궁을 비롯한 주요 행정부처가 이전하는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요.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위도도 대통령은 오는 8월, 인도네시아의 79번째 독립 기념일 축하 행사를 누산타라에서 열 예정인데요. 이때 누산타라를 공식적으로 수도로 선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