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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크라에 미 무기 동원한 러 본토 공격 허용... 미중 국방, 18개월만에 회담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포를 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포를 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 내 목표물들을 공격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승인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국방부 수장이 샹그릴라 대화에서 만나 타이완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국제 사회가 분쟁 해결에 실패한 탓에 1억 명이 넘는 사람이 집을 떠났다고 유엔 난민기구 수장이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안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한 관리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에서 대화력전 목적으로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쓸 수 있도록 보장해,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을 공격하거나 공격을 준비하는 러시아군에 반격할 수 있도록 하라고 그의 팀에 최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고 했는데, 그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어느 곳이나 공격할 수 있는 건 아닌 모양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깊숙이 공격하기 위해 최대 사정거리가 300km에 달하는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이나 여타 장거리 미국산 무기를 쓰는 것이 계속 금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통령 결정이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러시아 석유 시설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을 이제 승인한다는 뜻도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 안에 있는 군사 목표물들을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지속해서 요청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국경에서 가까운 곳에서 미사일이나 포탄을 쏘는데, 발사 원점이 러시아 본토에 있다는 이유로 반격을 못 해서 피해가 크다고 호소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에 러시아군이 대규모 공세를 시작한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수세에 몰리고, 러시아 쪽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자폭 드론으로 큰 피해가 나고 있는데요. 그러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내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 온 몇몇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도 같은 목소리를 냈죠?

기자) 네.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라고 촉구하거나 이미 허용한 나라들이 있습니다. 일찌감치 영국은 자국산 스톰섀도 미사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는데요. 독일도 31일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스테펜 헤베스트라이트 독일 총리 대변인은 이날(31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가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 지역으로부터 감행되는 공격에서 “자신을 지킬 국제법상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독일이 그동안 장거리 미사일 제공을 거부하는 등 우크라이나가 자국산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승인하기를 주저해 왔는데, 결국 태도를 바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베스트라이트 대변인은 독일이 지원한 무기를 포함해 제공된 무기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한 기존 태도를 바꾼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국내외에서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나토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걸 허용하라는 압박이 커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상당히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에서 눈길을 끄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둘러보고 귀국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자는 의견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건넸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 본토 공격을 승인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 러시아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나요?

기자) 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강력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쓰는 모든 장거리 무기를 이미 나토 회원국 군인들이 통제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이건 군사 지원이 아니라 러시아를 겨냥한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과거에 러시아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크렘린 내 강경파 가운데 1명입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전술핵무기를 쓸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서방측의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전략핵무기로 적대국들을 공격할 가능성도 언급하며 “이것은 안타깝게도 위협도, 허풍도 아니다”고 경고했는데요. 적대국이 어느 나라인지 특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하고 난 뒤 종종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만일 국가 존립이 위협당할 경우 주저 없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 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해 왔는데요.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현 군사적 갈등이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되고 있다”면서 “분쟁이 마지막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을 누구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만나 회담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 중앙)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오른쪽 중앙)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만나 회담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 중앙)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오른쪽 중앙)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국방부 수장이 31일 만났군요?

기자) 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31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양국 간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오스틴 장관과 둥 부장은 ‘아시아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와중에 별도로 만났는데요. 두 나라 국방부 수장이 직접 만난 건 18개월 만입니다.

진행자) 샹그릴라 대화의 성격이 뭡니까?

기자) 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연구기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최로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데요. 군사, 정치 지도자들이 만나 안보 현안들을 논의합니다. 올해가 21번째 행사로 오는 6월 2일에 끝납니다.

진행자) 이날(31일) 오스틴 장관과 둥 부장 만남에서 무슨 문제가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오스틴 장관이 타이완 총통 선거와 신임 라이칭더 총통 취임 이후를 포함해 타이완 주변에서 중국인민해방군(PLA)의 도발적인 활동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스틴 장관은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민주적 절차의 일부인 타이완의 정치적 전환을 중화인민공화국(PRC)이 강압 조처의 구실로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 발언에 둥쥔 부장은 어떻게 답했나요?

기자) 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둥 부장이 오스틴 장관에게 미국이 중국 내정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이 미국이 했던 약속을 어긴 것이며 “분리주의 세력들”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둥 부장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간 중국은 독립을 선호하는 민진당 소속의 라이칭더 총통을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해 왔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문제 외에 또 어떤 현안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미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오스틴 장관이 중국의 핵, 우주, 사이버 개발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양측이 우크라이나와 가자 분쟁, 남중국해 문제도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남중국해를 두고 미국과 중국, 필리핀 등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들이 대립하고 있는데, 이 문제에 관해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공해, 특히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이 국제법이 허용하는 어느 곳에서든 비행, 항해,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는 최근 군사 분야 소통을 강화하려고 시도하고 있죠?

기자) 네. 양국은 장기간 닫혔던 군사 분야 대화 경로를 다시 열고, 국방부 수장과 두 나라 고위 관리들이 직접 만나 국방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스틴 장관과 둥 부장의 이번 만남에서도 양측이 군사 분야 소통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는데요.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이번 만남이 소통 경로를 여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였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과 둥 부장의 이번 만남에 대해서 중국 쪽에서는 어떤 평가가 나왔나요?

기자) 네. 우첸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이 긍정적이었다면서, 양국 군사 관계가 최근 악화하는 것을 멈추고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타이완을 둘러싼 첨예한 분쟁을 환기하면서 두 나라 사이 문제를 한 번의 만남으로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전쟁이나 폭력을 피해 집을 떠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30일 안전보장이사회 브리핑에서 전쟁이나 폭력, 박해 때문에 집을 떠난 사람들의 수가 1억1천400만 명에 이르렀다고 30일 밝혔습니다. 그란디 대표는 그러면서 국가들이 원인 해결에 실패했고, 전투원들이 국제법 지키기를 거부하는 탓에 이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피난민이 늘어나는 이유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나라들과 법을 지키지 않는 전투원들을 지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란디 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강한 어조로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해야 하는 책임을 맡은 안보리가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수단, 콩고, 미얀마, 그리고 다른 많은 곳에서 발생한 분쟁을 해결하려는 목소리를 내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안보리도 관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란디 대표는 구체적인 나라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서, 일부 국가가 법을 지킨다는 입에 발린 말을 하면서 이중기준에 근거한 근시안적 외교 정책을 결정했지만, 실제로 안보리에서 법과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힘을 실어준 것이 거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국제 인도주의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점점 모든 곳에서 거의 모든 분쟁 당사자가 전쟁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란디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분쟁 지역에서 전쟁법 위반이 만연하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란디 대표는 그 결과 더 많은 민간인이 죽고, 성폭력이 전쟁 무기로 이용되고, 병원과 학교, 그리고 여타 민간 기반 시설이 공격당하거나 파괴되며, 인도주의 요원들이 목표물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실례로 그란디 대표가 어디를 들었습니까?

기자) 네. 먼저 팔레스타인 분쟁을 들었습니다. 그는 분쟁과 난민 위기가 수십 년 동안 방치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비극적으로 상기시키는 곳이 가자지구라고 말했습니다. 그란디 대표는 또 시리아도 언급했는데요. 560만 명에 달하는 시리아인들이 레바논이나 요르단 같은 이웃 나라들에 남아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외에 그란디 대표가 또 어떤 지역을 언급했나요?

기자) 네. 지난해 10월부터 소수민족 반군이 정부군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시작한 미얀마를 언급했습니다. 그란디 대표는 미얀마에서 150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라, 이제 전체 피난민이 300만 명 이상이 됐고, 많은 사람이 이웃 나라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 콩고에서는 총을 가진 남성들 사이에 폭력이 너무 흔해서 콩고 동부 지역만큼 지구상에서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위험한 곳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란디 대표가 안보리에 어떤 주문을 했나요?

기자) 네. 너무 늦지 않았다면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위기와 갈등에 초점과 에너지를 쏟아 이것들이 다시 곪아 터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강제로 집을 떠난 사람들 수백만 명이 안전하고 품위 있고 자발적으로 돌아가기 위한 도움을 강화하는 것도 너무 늦지 않았다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문제를 해결하기에 아직 시간이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란디 대표는 또 전쟁의 재앙으로부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구하는 것도 너무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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