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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법원, 민주화운동가 14명에 유죄 판결... 블링컨,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시사


30일 홍콩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법원을 떠나는 민주화 운동가 리유셴 씨. (자료사진)
30일 홍콩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법원을 떠나는 민주화 운동가 리유셴 씨.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화 운동가 14명에게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이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멕시코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홍콩 소식입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군요?

기자) 네. 홍콩 법원은 30일,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화 운동가 14명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홍콩 법원은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다른 2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서 재판에 넘긴 민주화 운동가가 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선고 공판에 나온 16명을 포함해 모두 47명인데요. 그래서 이들은 ‘홍콩 47’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31명은 심리 과정에서 스스로 유죄를 인정했고요. 16명은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서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던 16명에 대한 공판이 30일에 열렸던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원은 이번에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 14명과 이미 유죄를 인정한 31명에 대한 형량을 나중에 선고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재판에 넘겨진 이들 47명한테 적용된 혐의가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2020년 홍콩 의회격인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비공식 예비선거(primary)를 했습니다. 그런데 홍콩 당국이 이 예비선거를 조직하고 선거에 참가한 이들 47명을 “전복 음모” 혐의로 기소한 겁니다.

진행자) 의회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를 치른 것이 왜 전복 음모라는 건가요?

기자) 앞서 검찰은 친 민주 진영이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해 모든 예산안을 거부하거나 채택하지 않음으로써, 궁극적으로 홍콩 지도부가 사임하도록 만들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그런 계획이 국가보안법상 국가 전복에 해당하는 “헌법적 위기”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날(30일)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누군가요?

기자) 네. 전직 의원이었던 렁쿽흥 씨와 헬레나 웡 씨, 언론인에서 운동가로 변신했던 귀네스 호 씨가 있고요. 또 간호사 위니 유 씨 같이 지난 2019년에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 합류했던 일반 시민들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무죄가 나온 사람들은 누굽니까?

기자) 네. 전직 지역 의원인 로런스 라우 씨와 리위신 씨입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음모에 연관됐고, 국가 권력을 전복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유죄를 미리 인정한 사람들로는 누가 있나요?

기자) 네. 가장 눈길을 끄는 사람이 조슈아 웡 씨인데요. 그는 과거에 대규모 학생 시위를 주도하면서 친 민주 진영의 상징이 된 사람입니다. 웡 씨는 지난 2019년에 발생한 시위에 관여한 혐의로 체포됐는데요. 이후에 지금까지 교도소 독방에 수감돼 있습니다.

진행자) 국가 전복 혐의에는 어떤 형량이 나옵니까?

기자) 네. 최대 종신형입니다. 그런데 미리 유죄를 인정한 사람들의 경우 이들의 형량이 현행 국가보안법 아래 줄어들 수 있는지는 불확실합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에 대해서 중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홍콩은 법치에 근거한 사회로 누구도 민주주의 구호 아래 불법 행위를 하거나 법적 제재를 피하려고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는 중국 국내 문제에 특정 국가들이 개입하고, 개별 사법 사건을 통해 홍콩 법 체제를 비방하거나 훼손하는 것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외부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홍콩의 억압적인 새 국가보안법"에 따른 체포를 비난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30일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한 조항이 표현의 자유와 정부에 대한 비판을 더욱 범죄화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나빌라 마스랄리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은 “이번 유죄 판결은 홍콩의 기본적 자유와 민주적 참여가 더욱 악화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가 이번 판결에 대해서 언급한 것도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30일 유죄 판결을 받은 운동가 중에 고든 응 씨가 있는데요. 이 사람이 호주 시민입니다. 페니 웡 호주 외무부 장관은 호주가 “홍콩 당국이 국가보안법을 계속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홍콩 당국이 친 민주 인사들과 반대 집단, 언론 매체, 노동조합, 그리고 시민 사회를 압박하거나 체포하기 위해 이 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몰도바를 방문해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오른쪽)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
몰도바를 방문해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오른쪽)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는 문제를 두고 현재 논란이 많은데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말을 했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이 29일 동유럽 나라인 몰도바를 방문했는데요. 이곳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해당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미국이 “조정하고 적응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어떤 맥락에서 그런 말을 한 겁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년여 동안 봤듯이, 전장의 성격, 그리고 러시아가 동원하는 위치들과 수단들이 변함에 따라 미국은 여기에 적응하고 조정해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앞으로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변하면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항상 듣고 배우고, 우크라이나가 계속 자신들을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무엇이 필요한지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서방측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안의 목표물들을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기를 주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 본토 공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걸 주저해 왔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은 몰도바에서 현재 전황도 언급했군요?

기자) 네. 그는 미국의 무기 제공이 전선을 안정시키는 것을 돕는 “진짜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이번 달에 새로 공세를 시작한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블링컨 장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몇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 본토 공격을 금지한 조처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일찌감치 영국이 제공한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 독일을 방문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면서 “우크라이나가 공격받는 곳에서 러시아 미사일이 발사되는 군 기지를 우크라이나군이 무력화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미사일 기지라면 러시아 안에 있는 기지를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격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 내 민간 시설 같은 다른 목표물들을 건드리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와 전쟁하는 우크라이나에 군 병력을 보내야 한다고 촉구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군을 보내서 러시아군과 싸우는 우크라이나군을 돕자고 제안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토 회원국들은 대부분 냉담하게 반응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군 교관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된다고 우크라이나군이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그렇지만 아직 이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나중에 발표를 정정했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한 숄츠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무기들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규칙들이 있다면서, 이것은 반드시 국제법 틀 안에 항상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지속해서 독일 정부에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해 왔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 곳에 있는 목표물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는 ‘타우러스’ 미사일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렇지만 독일은 우크라이나가 이 미사일로 러시아 내 목표물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해서 이 요청을 거부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 공격 논란과 관련해서 최근 서방측에 경고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8일 기자들에게 유럽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를 써서 러시아 본토를 깊숙이 공격하도록 제안함으로써 불장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건 국제적 분쟁을 촉발할 것이고, 지속되는 긴장 고조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푸틴 대통령은 경고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선 후보가 멕시코시티에서 가진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자료사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선 후보가 멕시코시티에서 가진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멕시코 대통령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군요?

기자) 네. 멕시코에서 6월 2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이번 대선은 특히 이른바 ‘마초(macho)’의 나라로 불리는 멕시코에서 사상 처음 여성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초’라고 하면 남자, 남성을 떠올리게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초는 스페인어로 원래는 남자를 뜻하는데요. 남성적 기질, 남자다움을 지나치게 강조해 남성 우월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남성을 빗대서도 마초 같다고 하기도 합니다. 멕시코는 오래전부터 마초적 문화 특성을 가진 나라로 평가돼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런 멕시코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나올지 모른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멕시코 대선은 여성 후보 2명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고요. 이들 가운데서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멕시코 역사를 새로 쓸 수도 있는 두 명의 여성 후보,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우선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입니다.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냈던 셰인바움 후보는 최근 몇 달 동안 줄곧 두 자릿수 격차로 선두를 유지해 왔는데요. 과학자 출신이고요. 포퓰리즘, 즉 대중영합주의 정책을 펼쳐온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후계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후보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셰인바움 후보에 맞서고 있는 또 다른 여성 후보는 누군가요?

기자) 네. 소치틀 갈베스 야당 상원의원입니다. 기술 분야 기업인이고요. 야당 연합 후보로 이번 대선에 나서고 있는데요. 멕시코 야권이 이렇게 연합하는 것도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일입니다. 갈베스 후보는 퇴임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여당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화력이 크게 살아나지는 않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지 않은 건가요?

기자) 멕시코 대통령 임기는 6년 단임제입니다. 따라서 지난 2018년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못했습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가난한 노동자, 농민들의 표심을 공략한 게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요. 이번 대선에서도 직접 출마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선 결과는 언제 알 수 있습니까?

기자) 6월 2일 선거가 끝나면 바로 대충 윤곽은 드러날 예정입니다. 프랑스나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는 당선 조건을 충족하는 후보가 없으면 다시 날을 잡아 결선투표까지 가는데요. 하지만 멕시코는 단판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선거 유세 과정에서 폭력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식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29일까지도 후보들을 향한 폭력 사태가 벌어져 우려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총선, 지방선거도 함께 치르고 있는데요. 게레로주에서 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가 괴한의 총에 맞고 숨졌습니다. 멕시코 당국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후보와 선거운동원 등 이번 선거와 관련해 2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선거 과정이 이렇게 폭력적으로 전개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일부 전문가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이른바 ‘총알이 아니라 포용’을 강조하는 정책을 꼽고 있습니다. 멕시코는 특히 마약 카르텔의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하지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사회의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더 강조해 왔습니다. 그로 인해 마약 카르텔과 기타 다른 범죄 조직들이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카르텔과 범죄 집단들은 선거, 특히 지방 선거를 그들의 세력 확장 기회로 삼는 편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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