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라진항의 러시아 전용 석탄 부두에서 또다시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북러 간 협력이 라진-하산 지역으로도 확대되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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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에서 20일 초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이날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전용으로 분류된 석탄 선적 부두에 선체를 밀착시킨 190m 선박이 보입니다.
선박은 적재함을 모두 닫고 있어 막 입항을 했거나 선적 작업을 끝내고 출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선박 바로 앞 부두에는 검은색 물체가 자리하고 있어 이 선박의 입항 목적이 석탄 선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4월 7일부터 이 부두와 이곳에서 약 300m 떨어진 공터에 석탄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전용 부두를 기준으로 이처럼 많은 양의 석탄이 포착된 건 약 5년 만이었습니다.
이후 지난달 17일과 이달 2일엔 190m 길이의 대형 선박의 정박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라진항 석탄 부두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건 다량의 석탄이 발견된 이후 세 번째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석탄을 포함한 북한산 광물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배에 실린 석탄이 북한산이고, 해당 선박이 해외로 향한다면 이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에 해당합니다.
다만 안보리는 라진항에서 선적되는 제3국 석탄에 대해선 제재 예외가 인정된다고 명시한 바 있어 만일 해당 석탄이 러시아산일 경우에는 대북제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당초 라진항을 통한 러시아 석탄 수출은 한국과 러시아의 합의로 시작됐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2013년 11월 러시아 광물을 라진항으로 운송한 뒤 다시 한국으로 보내는 ‘라진-하산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한국이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독자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에 정박한 선박에 대한 입항 금지를 결정하면서 중단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강화되면서 라진항을 이용한 러시아산 석탄의 수출 재개 조짐이 관측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실제로 최근 VOA는 러시아 회사의 의뢰를 받은 선박 브로커가 최근 선박 업계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석탄을 운송할 선박을 찾는다는 ‘선박 수배 공고문’을 배포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공고문에 따르면 운송 대상 석탄은 총 1만t으로, 선적지는 북한 라진항, 하역지는 중국 다롄항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공고문이 배포되면 전 세계 선박 회사나 선박을 빌려 운항하는 용선업자들은 해당 브로커에게 입찰하고, 이후 조건이 가장 좋은 선박에게 운송 기회가 돌아갑니다.
따라서 이번에 라진항에서 발견된 선박이 이번 공고문에 명시된 석탄 운송을 위해 입항했는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