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공식 폐막했습니다. 나토 회원국과 인도태평양 4개국 정상 등은 9일부터 사흘 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러시아를 돕는 북한과 중국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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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나토 정상회의가 막 끝났다”며 “회원국 간 의견이 일치된 것은 큰 성공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We just concluded this year's NATO Summit and the consensus among the members was a great success...”
특히 나토가 75주년을 맞이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그들은 1개 (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이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는 것을 알았고, 이는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의 시대가 지났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정신을 차렸을 것”이라며 러시아를 막기 위해 나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For those who thought NATO's time had passed, they got a rude awakening when Putin invaded Ukraine. Some of the oldest and deepest fears in Europe roared back to life. Because once again, a murderous madman was on the March. But this time, no one cowered in appeasement, especially the United States.”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깊은 두려움이 다시 살아난 것이고, 다시 한 번 살인 광인이 행진에 나선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누구도 움츠러들지 않았고 미국은 더욱 그러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나토 정상회의는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 32개 나라와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 나라 그리고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가 참여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선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문제가 주로 논의됐습니다.
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과 더불어 러시아 군수 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 문제도 다뤄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국에 대한 나토의 대응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러시아에 무기 자체를 공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기를 얻을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I raised in the NATO summit, and others raise the future of China's involvement. What they're going to do. What they're doing with Russia in terms of accommodating, facilitating them… They're not supplying weapons themselves, they're supplying mechanisms for them to be able to get weapons.”
특히 “중국은 러시아에 정보와 역량을 제공하고 북한 및 다른 나라와 협력해 러시아를 돕는다면 그에 따른 결과로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하고, 우리는 이런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We had a long discussion about… we have to make clear, China has to understand that if they are supplying Russia with information and capacity along with working with North Korea and others to help Russia and armament that they're not going to benefit economically as a consequence of that.”
이날 기자회견의 질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해서 대선을 완주할 것인지에 쏠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선 한 행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이라고 부르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번 대선에서 사퇴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폐막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어떤 지원이라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어떤 지원을 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경제적, 군사적 지원 등 모든 지원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I welcome all support to Ukraine -- humanitarian, economic, military support, but it is for each and every country and each and every partner of NATO to decide exactly what kind of support they deem the right thing to provide to Ukraine.”
다만 “우크라이나에 어떤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한 지 결정하는 것은 모든 나라, 모든 나토 파트너들이 각자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북한이 러시아의 불법적인 전쟁에 상당한 양의 무기와 군사적 지원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며 “물론 이는 북한이 무료로 제공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러시아가 어떤 잠재적 지원을 할지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한반도, 한국에 대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역내와 세계 안정에도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미국을 비롯한 32개국은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 나라, 즉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유럽연합(EU)과 정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32개 회원국만 참석하는 10일 북대서양이사회(North Atlantic Council) 회의에 이은 두 번째 정상회의로, 회의장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 정상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등이 자리했습니다.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중국의 대러시아 지원, 권위주의 국가들의 협력 강화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오후에는 나토 정상들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하는 또 다른 확대 회의가 열렸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를 강하게 규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녹취: 젤렌스키 대통령] “It is Russia that invaded our land. It's Russia that wants to take our lives. It's Russia that kills and destroys through this war against Ukraine. It wants to show what awaits other countries if we do not endure. That is why we must endure them. That is why we must preserve our unity, all partners, and that is why we must strengthen ourselves so that Russia does not succeed in making the world accept to the notion that wars of aggression are normal.”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땅을 침략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을 빼앗으며, 전쟁을 통해 죽이고 파괴하는 것은 러시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러시아가 자신의 침략 전쟁이 정상이라는 개념을 세계가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데 성공하지 못하게 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IP4’로 불리는 인도태평양 4개국은 이날 별도로 정상회의를 열고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인도태평양과 유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북러 간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성명에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로 대표되고, 다수의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북러 간 점증하는 군사∙경제 협력 약속에 대해서도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과 함께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모든 위반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문구도 담겼습니다.
인도태평양 4개국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도 회동했습니다.
백악관은 정상들이 인도태평양과 유럽-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불법 무기 이전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미한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공동성명은 지난해 출범한 미한 핵협의그룹(NCG)의 공동지침 문서가 신뢰 가능하고 효과적인 동맹의 핵 억제 정책 및 태세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있어 한미동맹의 정책 및 군사 당국에 지침을 제공한다며, NCG 과업의 신속한 진전을 계속 이뤄나갈 필요성을 재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각국 정상과 만났습니다.
또 이날 오전엔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과 만나 나토와 인도태평양 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최근에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경제적 밀착과 관련해서 유럽의 안보와 동북아의 안보, 인도태평양의 안보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상황입니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토 회원국과의 협력관계 그리고 인태지역의 IP4 국가들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이 점증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는 북한 무기에 대한 정보를 상호 공유해 나가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회의 참가국 정상들은 이날 저녁 미국을 떠났습니다.
다음 나토 정상회의는 내년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