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0년째 억류 중인 최춘길 선교사가 최근 미국 정부 산하 기구가 작성하는 종교 자유 희생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지난해에는 김국기 목사와 김정욱 선교사가 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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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지난18일 10년째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 최춘길 씨를 종교 자유 희생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위원회는 이날 ‘프랭크 R. 울프 종교 신앙의 자유 희생자’ 명단에 최 선교사를 추가하면서, 현재 최 씨가 북한에 수감돼 있으며 박해 사유는 인도주의 및 자선활동, 전도 활동, 종교적 활동, 종교적 신념 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https://www.uscirf.gov/religious-prisoners-conscience/forb-victims-database/choi-chun-gil
이어 “북한 당국은 2014년 12월 북한 주민을 위한 종교 및 인도주의 물품 운송에 관여한 한국인 사업가이자 선교사인 최춘길 씨를 북한으로 유인해 체포한 뒤 강제 실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2015년 3월, 최춘길 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범죄 혐의를 자백하도록 강요받았다”며 “이는 처음으로 (북한) 당국이 최춘길 씨의 구금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또한 “2015년 6월 북한 중앙재판소는 최춘길 씨에게 국가전복 음모(형법 제60조)와 간첩(형법 제64조), 파괴 및 암해 (형법 제65조), 불법 월경(형법 221조)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최춘길 씨는 북한 당국에 체포된 후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김국기 목사, 김정욱 선교사는 지난해 등재
USCIRF는 앞서 지난해 9월 28일에는 2014년 북한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 체포된 김국기 목사와 지난 19일 북한에 억류된 지 4천일이 된 김정욱 선교사를 해당 명단에 올렸습니다.
USCIRF는 “북한 당국이 지난 2014년 10월 중국 단둥시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한국인 김국기 목사를 지하 교회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북한에 가자고 유인해 체포한 뒤, 강제 실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 목사는 체포 이후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015년 6월 최춘길 선교사와 같은 혐의로 북한 중앙재판소로부터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9일 북한에 억류된 지 4천일이 된 김정욱 선교사에 대해서는 2013년 10월 8일 종교 관련 전단을 가지고 전날 북한에 입국한 혐의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정욱 선교사는 북한에 체포되기 전까지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시에서 선교 활동을 해 왔다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2014년 2월 김정욱 선교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하교회 설립 등 자신의 범죄 혐의를 자백하도록 강요받았고, 같은 해 5월 북한 중앙재판소는 김 선교사에게 국가 전복 음모(형법 제60조)와 반국가 선전 선동(형법 제62조), 간첩(형법 제64조), 불법 월경(형법 221조)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김정욱 씨도 (북한에) 체포된 이후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킹 전 특사 "매우 중요하고 유용한 조치"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이들 한국인 선교사를 종교 자유 피해자 명단에 올린 것은 북한을 압박하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하고 중요하다”며 환영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t is important that the Commission of Religious Freedom looks at efforts to limit religious freedom around the world and they call attention to issues when they come up and naming North Korea, bringing up the case of these three Korean pastors who’ve been held by North Korea for far too long. It is another way of adding additional press on the North Koreans to do something. And we're coming close to the time of year when we'll have the North Korean issue will be raised. In the General Assembly this fall, they have a committee hearing In October. So it’s very useful and it is very important to keep up the pressure”
킹 전 특사는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각국의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노력을 살펴보고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주의를 환기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면서,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선교사 3명의 사건을 지적한 것은 “북한에 무언가를 하도록 추가 압박을 가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오는 10월 유엔총회 기간 중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제3위원회가 열린다는 점을 상기하고 “북한 (인권) 문제가 제기될 시기가 다가온다”며 이번 조치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지난 1998년 프랭크 R. 울프 전 미국 하원의원이 주도해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설립된 독립적인 정부 기관으로, 전 세계 종교 자유 침해를 감시하고 이에 대한 권고안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지난 5월 1일 발표한 ‘2024 연례 보고서’에서 국무부에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은 정부가 국민의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박해하는 것을 용인하는 국가로 북한은 2001년부터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돼 왔습니다.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관련 법에 따라 통상 등의 분야에서 제재를 받는데, 올해 USCIFR은 북한 외에도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총 17개 나라를 관련 지정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2023년 북한 내 종교 자유 상황이 전 세계 최악 중 하나로 남아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위원회는 오는 26일 ‘북한 내 종교 자유와 탈북민: 동향과 미국 정책 옵션’을 주제로 청문회를 개최합니다.
청문회에는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미국 및 한국의 북한 인권 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북한 종교 자유 실태를 증언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