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북한 고려항공 ‘역내 운항 제한’…15년 연속

북한 평양 공항의 고려항공 여객기. (자료사진)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또다시 유럽연합(EU) 회원국 내 운항 제한 조치를 받게 됐습니다. 15년 연속인데, 대부분의 항공기들이 국제 안전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입니다. 김시영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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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북한 고려항공 ‘역내 운항 제한’…15년 연속

진행자) 유럽연합이 또다시 북한의 고려항공을 역내 27개 회원국에서의 운항을 엄격히 제한하는 항공사로 지정했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3일 역내 운항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항공사 목록을 발표했는데요, 이번에 개정된 목록에 북한 고려항공이 또다시 포함됐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적 안전 기준을 토대로 매년 두 차례 ‘EU 항공안전 목록’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 목록에 오른 항공사들은 유럽연합 내 운항이 아예 금지되거나 제한됩니다.

진행자) 북한 고려항공은 운항이 제한되는 항공사 목록에 오른 거죠?

기자) 네. EU 집행위는 유럽을 운항하는 항공사 안전관리 실태를 평가해 취항을 전면 금지하는 항공사와 엄격한 조건 하에서 제한적으로 운항을 허가하는 항공사로 나눠 규제하고 있습니다.

북한 고려항공은 운항 제한 조치를 받는 항공사 명단에 올랐는데요, 러시아제 TU-204 항공기 두 대를 제외한 나머지 고려항공 항공기들은 앞으로도 유럽연합 내 운항이 계속 금지됩니다. 이란의 이란항공도 고려항공과 비슷한 조치를 받아 유럽 내 운항이 엄격히 제한됩니다.

진행자) 고려항공은 15년 연속 이런 운항 제한 조치를 받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EU 역내 운항 제한 조치를 받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5년째인데요. 앞서 EU는 2006년 고려항공을 전면 운항 금지 항공사 명단에 올렸다가 2010년 3월 북한이 러시아에서 TU-204 여객기 2대를 도입하자 엄격한 제한 아래 EU 상공을 비행할 수 있도록 조정했습니다.

당시 EU 집행위원회는 고려항공의 TU-204 항공기 2대가 국제적 안전기준을 충족시키고 당국의 적절한 감독을 따르는데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고려항공이 실제로 EU 국가를 운항한 적은 없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의 항공 안전 목록과는 별개로 유럽연합의 대북 제재 때문입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2016년 5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발사에 따른 대북 독자 제재를 단행했는데요, 고려항공 여객기들이 EU 상공을 비행하거나 이착륙할 수 없도록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고려항공은 유럽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운항하는데 제약이 있죠?

기자) 네. 현재 고려항공은 10여 대의 여객기와 수송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안전기준 미달로 EU 이외 많은 다른 나라에서도 운항을 제한 받고 있습니다.

고려항공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기 이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6개 나라에 취항했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파키스탄, 쿠웨이트 등이 고려항공의 착륙을 전격 금지하는 등 고려항공의 해외 취항지는 중국과 러시아, 단 2개국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북한은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마저도 운항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두 나라에 대한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고려항공 웹사이트에 지난 9월 공개된 항로시간표. 매주 목요일 베이징 노선을 운항하던 JS251편과 252편이 빠져 있다.

진행자) 한편, 요즘 들어 북한 고려항공의 최다 운항지가 중국 베이징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바뀌었다는 소식이 있었죠?

기자) 네. 북러 군사협력 강화 분위기가 고려항공의 운항에도 영향을 미친 듯한 모습인데요. 두 나라의 군사 밀착으로 양국 간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도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은 임시편까지 더해가며 러시아로의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는데요. VOA는 지난달 1.5일에 1회 꼴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여객기를 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해 드린 바 있습니다. 반면 고려항공은 중국 노선에는 임시편을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각각 주 2회씩 베이징과 선양으로 정기 항공편을 띄우는데 그쳤습니다.

지금까지 김시영 기자와 함께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15년 연속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내 운항 제한 조치를 받게 됐다는 소식과 관련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