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합주 무슬림 지도자들 '바이든 낙선운동'...미 올해 사형 24건 집행

지난 2일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모인 무슬림 사회 지도자들이 '바이든을 버려라(#Abandon Biden)' 캠페인 진행을 선언하고 있다. (동영상 캡쳐)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대선의 경합주인 미시간과 애리조나 주 등의 무슬림 지도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낙선운동에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주를 찾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은 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미국 내 사형집행은 12월 현재 24건으로, 9년 연속 30건 이하를 기록했습니다. 이어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첫 여성 판사였던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대법관의 사망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내 무슬림들 사이에서 '바이든 반대' 움직임이 생긴 겁니다. 8개 주 무슬림 지도자들이 지난 2일 미시간주 디어본에 모여서 '바이든을 버려라(#Abandon Biden)'라는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어느 주의 무슬림 지도자들이 모였나요?

기자) 미시간과 미네소타, 애리조나, 위스콘신, 플로리다, 조지아, 네바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 주입니다. 무슬림 지도자들이 2일 모인 미시간주는 아랍계 미국인 인구가 가장 많은 주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 낙선운동을 선언한 이들 무슬림계 지도자의 출신 주가 주목을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 대선에서 이들 8개 주 가운데 플로리다주를 제외한 7개 주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이들 7개 주에서 표밭을 다지고 굳건하게 만들 필요가 있는데, 변수가 생긴 겁니다.

진행자) 이들 무슬림 지도자들이 내건 표어가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날(2일) 무슬림 지도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 걸린 표어는 바로 '바이든을 포기하라, 지금 당장 휴전하라'였습니다.

진행자) 이 표어에서 알 수 있듯이 무슬림 지도자들이 바이든에게 등을 돌리게 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이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전적인 지지와 지원을 강조하자 무슬림 공동체가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미국 최대 무슬림단체 미·이슬람관계위원회(CAIR) 미네소타 지부의 자일라니 후세인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낸 세금으로 (팔레스타인) 가족과 아이들이 죽임을 당했다"면서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것은 비극에 더한 비극"이라고 말했습니다. 후세인 국장은 이어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무슬림 공동체 대부분이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뽑았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앞으로 바이든에 반대하는 운동을 어떻게 전개한다는 계획인가요?

기자) 후세인 국장은 "우리는 무슬림계 미국인으로서 무력하지 않다. 우리는 강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후세인 국장은 "우리는 자금도 있고 투표권도 있다"며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까지도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앤드류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발표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휴전을 촉구한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가치는 반유대주의라는 독에 맞서 싸우는 것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선 캠프는 이번 무슬림 지도자들의 낙선운동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무슬림계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어느 후보를 지지하게 되는 것이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것이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후세인 국장은 "우리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 게 아니다. 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무슬림계 미국인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무슬림계 미국인은 약 345만 명입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닙니다. '로이터' 통신은 그런데도 실제 선거에서, 특히 경합주에서는 무슬림계 미국인의 투표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어째서 그렇죠?

기자) 통신은 미시간주가 대표적으로 이를 보여준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2.8%P 차이로 승리했는데요. 이 지역에서 무슬림계 미국인이 차지하는 유권자 비중은 5%를 차지합니다. 만약 이들이 모두 다른 후보를 선택했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승리할 수 없었을 겁니다. 위스콘신주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에서 2만 표 차이로 승리했는데, 이곳의 무슬림계 유권자들은 2만 5천 명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소식도 하나 보고 가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유세차 아이오와주를 찾았습니다. 아이오와주는 대선 첫 경선인 코커스가 진행되는 지역으로 대선 일정에서 핵심적인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곳 유세 현장에서 "만약 조 바이든이 이번 대선을 어느 후보가 우리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자유를 지킬 수 있는가 하는 질문으로 겨루려고 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으로 우리는 이 싸움에서 크게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 바이든은 미국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아니다. 조 바이든은 미국 민주주의의 파괴자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날 유세 현장에서 '바이든은 민주주의를 공격한다'라고 적힌 표어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방금 이야기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입니다. 지지율에서 다른 후보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누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목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전문 매체인 '더 힐'은 최근 보도에서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다 주지사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에서 사퇴한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엘리스 스테파닉 뉴욕 하원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노엠 주지사와 스테파닉 의원은 여성, 스콧 의원은 흑인인데요.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습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있는 사형 집행 시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올해 미국에서 집행된 사형과 관련한 보고서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사형정보센터'가 최근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12월 현재 올해 미국에서 집행된 사형 건수는 24건이라고 전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집행 사례는 2001년 2명을 살해한 남성으로, 지난달 30일 오클라호마주에서 집행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 사형집행 건수 추세는 어떤가요?

기자) 올해 남은 기간 중 사형집행이 급증하지 않는 한 올해 사형집행 건수는 30건 미만을 기록하게 됩니다. 지난 2014년 35건의 사형이 집행된 이후부터 미국 내 사형집행 건수는 연 30건을 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사형집행을 선고받는 사람은 얼마나 되죠?

기자) 올해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2월 현재 21명입니다. 2019년 34명이 사형을 선고받은 뒤 3년 연속으로 30명 미만이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진행자) 올해 사형이 집행된 주는 어디인가요?

기자) 최근 사형이 집행된 오클라호마주를 비롯해 앨라배마, 텍사스, 플로리다, 미주리 등 5개 주에서만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모두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텍사스주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요. 플로리다주가 6건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미주리와 오클라호마 주는 4건, 앨라배마주에서는 2건의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사형이 선고된 주는 앨라배마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노스캐롤라이나, 그리고 텍사스 주 이렇게 7개 주입니다.

진행자) 미국 전체 사형집행이 5개 주에서만 실시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사형이 집행되는 지역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인데요. 이에 문제 의식을 느끼고 있는 미국인들이 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0월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형집행이 불공평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답한 응답률은 50%로, 공정하다고 답한 응답률 47%보다 더 높았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서 사형제도가 금지된 주는 몇 개나 되죠?

기자) 워싱턴과 일리노이, 버지니아, 뉴욕 주 등 총 23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사형이 폐지됐습니다. 몬태나와 와이오밍, 인디애나 등 11개 주는 사형제도가 있긴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사형이 집행된 적이 없습니다.

진행자) 사형제도에 대한 미국인들의 전반적인 인식은 어떤가요?

기자) 갤럽이 올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형에 찬성하는 미국인은 53%로 절반을 넘습니다. 갤럽은 지난 1936년부터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어왔는데요. 첫 해에 사형에 찬성하는 미국인은 59%였습니다. 이후 지난 1994년에는 사형에 찬성하는 미국인이 80%에 달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꾸준히 내려가 50% 초반대까지 떨어진 겁니다.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대법관(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여성으로서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연방대법원에 입성한 인물이죠,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대법관이 타계했다고요?

기자) 네,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대법관이 지난 1일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연방대법원이 발표했습니다. 연방대법원은 성명에서 오코너 전 대법관이 치매와 호흡기 질환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코너 전 대법관은 첫 여성 대법관으로 미국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입니다. 오코너 전 대법관이 언제 대법관 자리에 올랐죠?

기자) 1981년입니다. 당시 공화당 소속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오코너 당시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한 건데요. 1789년 연방대법원이 설립된 후 약 2세기 만에 처음으로 여성 대법관이 탄생한 겁니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1981년부터 2006년 초 은퇴할 때까지 25년간 대법관직을 수행했습니다.

진행자) 오코너 전 대법관의 배경이 눈길을 끄는데요?

기자) 오코너 전 대법관은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애리조나주의 가족 농장에서 보낸 ‘목장 소녀’였습니다. 대법관 자리에 오르기 전, 오코너 전 대법관은 1969년에서 1975년까지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데요. 1973년 애리조나주 의회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다수당 대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코너 전 대법관이 공화당 소속이지만 진보적인 면모를 보였다고요?

기자) 네, 오코너 당시 애리조나 주 상원의원은 공화당 소속이었지만 1970년 애리조나주 낙태 처벌법 폐지에 찬성하며 중도 보수를 자처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대법관으로서의 행보는 실용적이고 진보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으로서는 어떤 사안에 관여했습니까?

기자) 오코너 전 대법관은 낙태 등 여성의 권리 신장과 대학 입학에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을 지지했습니다. 특히 오코너 전 대법관이 지명된 시기는 앞선 1973년, 연방대법원에서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 후 공방이 이어지던 시기였습니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1992년 ‘미국가족계획협회 대 케이시’ 판례에서 다른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과 함께 낙태권에 대한 헌법상의 권리를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 외 다른 주요 판결로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오코너 전 대법관의 동성애자 권리에 대한 입장 변화가 눈길을 끄는데요. 1986년 오코너 전 대법관은 동성 간 성관계를 금지하는 조지아주법을 인정했지만, 이후 2003년 텍사스주의 비슷한 법은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외에도 오코너 전 대법관은 2000년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 간 대통령 선거에서 플로리다주 재검표를 막는 결정을 합법으로 인정하면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기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진행자) 오코너 전 대법관의 타계 소식을 알리며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성명을 냈는데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오코너 전 대법관을 "미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으로서 역사적인 길을 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그녀는 불굴의 결단력과 논란의 여지가 없는 능력, 매력적인 솔직함으로 그 도전에 맞섰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연방대법원은 사랑하는 동료이자 법치주의의 맹렬하고 독립적인 수호자, 시민 교육의 옹호자인 그녀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애도 성명을 냈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코너 전 대법관을 가리켜 ‘미국의 아이컨’이었다며 애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그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우리나라, 능동적인 시민정신, 공익에 대한 그의 품위와 확고한 헌신을 존경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코너 전 대법관을 시작으로 연방대법원에 여성 대법관이 여러 명 진출했는데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연방대법원의 여성 대법관 간단히 살펴볼까요?

기자) 미국 내 여성 대법관은 전∙현직을 합쳐 총 6명입니다. 먼저 오코너 전 대법관을 이은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은 1993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명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입니다. 이어서 2009년과 2010년 당시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소냐 소토마요르 대법관과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이 있고요. 2020년 긴즈버그 대법관이 타계하면서 당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뒤를 이었습니다. 또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까지, 현재는 4명의 여성 대법관이 현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나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