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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 거목' 키신저 전 국무 타계...10월 개인소비지출(PCE) 월 0.2% 상승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지난 2016년 펜타곤(국방부 청사) 행사에서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지난 2016년 펜타곤(국방부 청사) 행사에서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 수교의 물꼬를 트고,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긴장 완화를 이끌었던 미국 외교계의 거목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사망자 수가 줄어들면서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전년 대비 1년 이상 늘어났습니다. 이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10월 보고서 내용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외교계의 거목이죠.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세상을 떠났군요?

기자) 네, 키신저 전 장관이 29일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의 국제정치 컨설팅 회사인 '키신저 어소시에이츠'는 이날(29일) 발표한 성명에서 "존경받은 학자이자 정치인인 헨리 키신저가 코네티컷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 현대 외교사에서 핵심 인물이죠?

기자) 네, 단순한 핵심이 아니라 냉전시대 미국 외교 그 자체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 등 미 언론들이 일제히 키신저 전 장관을 `국제 문제와 정세를 결정한’ 인물로 규정한 것은 그가 미친 영향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시대 세계 질서를 바꾼 전략가로 평가받으며 외교계에서 '전설'로 통해왔습니다.

진행자) 키신저 전 장관이 100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는데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그러니까 1923년에 태어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유대인 출신으로 1923년 독일에서 태어났습니다. 10대 때인 1938년, 당시 나치독일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입대해 독일어 통역병으로 근무하기도 한 키신저 전 장관은 1954년 명문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공직으로 진출한 것은 언제인가요?

기자) 1950년대부터 정부기관에 외교 자문 역할을 해오던 키신저 전 장관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 외교의 핵심 자리에 올랐습니다. 1968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그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한 겁니다. 닉슨 전 대통령은 재선 후 1973년에는 그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했습니다.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동시에 겸한 것은 미국 역사상 키신저 전 장관이 유일합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나고 제럴드 포드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국무장관직을 계속 수행했습니다.

진행자) 키신저 전 장관이 국무장관으로 어떤 업적을 남겼나요?

기자) 미국과 소련의 긴장 완화, 베트남전 종료, 중동 갈등 완화, 그리고 미-중 수교 토대 마련 등을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냉전 상태였던 소련에 대해 '데탕트 전략'을 펼쳤습니다. 1969년부터 미국과 소련의 전략 핵무기 제한 협상을 시작해 1972년에 ‘전략무기제한협정 1차 조약(SALT1)’을 타결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또 1973년 프랑스 파리에서 북베트남 정부와 휴전협정을 체결했는데요. 이를 통해 베트남전 종식에 기여한 공로로 197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중동 외교에서도 큰 활약을 펼쳤죠?

기자) 맞습니다. 1973년, 중동에서는 4차 중동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이집트와 시리아가 주축이 된 아랍연합군과 이스라엘 간 전쟁인데요. 당시 키신저 전 장관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를 오가면서 중재자 역할을 했습니다.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적대관계를 휴전으로 유도한 건데요. 당시 중동 국가들을 오간 키신저 전 장관의 행보를 두고 '셔틀외교'라는 말이 처음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키신저 전 장관의 외교 성과에서 핵심은 미중 관계 정상화의 초석을 마련한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당시 중국의 대외정책은 '죽의 장막'이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후 소련과 동구 공산권이 서구 자유주의 진영에 취한 폐쇄적이고 비밀주의적 대외정책을 '철의 장막'이라고 불렀는데요. 이를 중국에 적용해서 '죽의 장막'이 된 겁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1년 닉슨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라는 지시를 받고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이 방문에서 저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와 비밀회담을 했고요.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닉슨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 주석과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후 미국은 1979년 중국과 공식 수교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이 미국과 중국의 역사적인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겁니다.

진행자) 외교관으로서의 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죠?

기자) 그렇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의 정책을 이야기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레알폴리티크(Realpolitik)', 즉 현실정치입니다. 이는 국제정치에 있어서 이념적 관념이나 도덕적 전제보다 국가 이익이나 세력균형을 중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토대로 한 그의 외교정책 중 현재까지 비판을 받는 것들이 있는데요. 칠레의 사회주의자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 고센 정부를 전복시키는 군사쿠데타를 지원한 것과, 베트남전쟁 중 베트콩 소탕을 내세워서 이웃나라인 캄보디아를 폭격한 것 등이 대표적입니다.

진행자) 키신저 전 장관의 별세 소식에 각계에서 추모가 잇따랐죠?

기자) 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이 외교 문제에서 가장 신뢰할 만하고 뛰어난 목소리 가운데 하나를 잃었다"고 애도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키신저 전 장관이 "외교관 일을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준을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오 전 장관은 사회관계망에 올린 글에서 "장관 재임 기간, 키신저 전 장관이 준 품위 있는 조언과 도움에 항상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은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해 "중국인들의 오래된, 그리고 좋은 친구이자 중국과 미국 관계 구축의 개척자"라며 애도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헨리 키신저는 역사의 거인이었다"며 "그의 사상과 외교가 그의 시대와 우리 세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당시인 지난 2020년 뉴욕 퀸즈의 장의 시설에서 관을 들여놓고 있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당시인 지난 2020년 뉴욕 퀸즈의 장의 시설에서 관을 들여놓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9일, 지난해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77.5세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년도보다 1.1세 길어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대수명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거죠?

기자) 기대수명이란 출생자가 출생 직후부터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지난 2021년에 태어난 아이는 76.4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된 반면에, 2022년에 태어난 아이는 77.5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2020년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급격히 줄었죠?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19년에 78.8세였던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2020년 77세로 1.8세 짧아졌습니다. 이후 2021년에는 76.4세로 더 떨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다시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최근 2년 동안 계속 줄어들던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지난해 다시 늘어난 것은 어느 요인에 따른 것이죠?

기자) 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사망자 감소가 지난해 기대수명이 늘어난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2021년 당시 코로나로 인한 사망은 미국 내 전체 사망 요인 가운데 3위였는데요. 2022년에는 4위로 한 단계 내려갔습니다. CDC는 2022년 기대수명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시기보다는 뒤처진 것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이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내 자살이 계속 늘면서 기대수명 증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CDC 분석입니다. CDC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은 14.1명이었는데요. 2022년에는 14.3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2022년 기대수명 세부 내용도 같이 보겠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이 다르죠?

기자) 네, 통상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의 기대수명보다 더 깁니다. 2022년 미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80.2세이고요. 남성의 기대수명은 74.8세입니다. 5년 이상 차이가 나는 겁니다.

진행자) 인종별 기대수명은 어떤지 볼까요?

기자) 기대수명이 가장 긴 인종은 아시아계입니다. 2022년 기대수명은 84.5세로 미국인 전체 기대수명보다 7세나 더 높습니다. 중남미계가 80세로 그 뒤를 잇고요. 백인은 77.5세입니다.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인종은 흑인으로 72.8세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기자) 주요 선진국들의 기대수명이 80세를 훌쩍 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몇몇 주요 국가를 보면, 2022년 기준 일본인의 기대수명이 84.5세로 가장 높습니다. 한국인도 83.6세로 긴 편에 속합니다. 유럽에선 스페인이 83.2세, 스위스가 83.5세, 스웨덴이 83.1세로 높은 수준입니다.

미국의 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있는 소비자 (자료사진)
미국의 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있는 소비자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의 경제 소식입니다.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게 소비자 지출인데요. 10월 개인소비지출(PCE) 수치가 공개됐네요?

기자) 네. 상무부가 30일 PCE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10월 개인소비자지출은 전달보다 412억 달러, 0.2% 올랐습니다. 0.7%를 기록했던 9월에 비해 다소 꺾인 모습입니다. 또 소비자가 지출한 가격에 기반해 물가상승률을 측정한 PCE 가격지수는 전달과 변동이 없었고,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3.0% 증가했습니다. 특히 연간 PCE 가격지수 증가율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적은 폭인데요. 지난 7월부터 꾸준히 3.4% 상승 폭을 보이다가 이번에 3%로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물가상승률을 측정하는 지표가 PCE 가격지수 말고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있지 않습니까. 이 두 개 지수가 어떻게 다릅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두 가지 모두 인플레이션을 평가하는 지표로 연준이 참고하는 지표인데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나타내고 있다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실제 사람들의 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격 변동에 따른 소비자의 지출 심리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는데요. 연준은 특히 통화정책을 고려할 때, 가격 변동률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산출한 근원(core) PCE 가격지수를 선호한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주의깊게 참고하는 근원 (core) PCE 가격지수,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달에 비해 0.2% 올랐고, 지난해보다는 3.5% 올랐습니다. 모두 다우존스 경제 전문가 전망치와 동일하게 나왔는데요. 현재 연준이 설정한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 입니다.

진행자) 부문별 가격 변동을 볼까요?

기자) 상품 가격은 전달에 비해 0.3% 내려갔는데요. 특히 에너지 가격이 월 2.6%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아주는 주요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식품 가격은 0.2% 소폭 상승했습니다. 또 서비스 비용이 지난달에 비해 0.2% 올랐는데요. 주로 국제 여행과 의료보험, 식품 관련 서비스, 숙박 등의 비용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진행자) 개인 소득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10월 개인 소득은 571억 달러 증가해 전달보다 0.2% 올랐는데요. 계속 오름세에 있지만 상승 속도는 점점 둔화하는 모습입니다. 개인 소득은 지난 8월 0.5%로 집계된 이후 9월 0.4%로 하락했습니다. 한편 개인 소득에서 세금 등을 뺀 실질소득이죠, 개인가처분소득은 634억 달러 올라 월 0.3% 증가했다고 상무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날(30일) 주요 고용 지표 중 하나인 실업수당 신청 건수도 발표됐죠?

기자) 네. 노동부가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1만8천 건으로 전주보다 7천 건 올랐습니다. 또 1회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의 수는 지난주 기준 193만 명으로 전주보다 8만6천 명 증가했는데요. 이는 지난 2021년 11월 27일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라고 노동부는 설명했습니다. 지난주는 미국에서 가장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끼었던 주인데요. 통상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연휴를 중심으로 변동 폭이 높습니다만, 여전히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29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을 보면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연 5.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공개된 속보치 4.9%보다 상향 조정된 건데요. 2분기 실질 GDP가 연 2.1%였으니까 성장 속도가 분기별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겁니다. 소비자 지출이 연 3.6% 증가한 것이 크게 기여했는데요.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 안팎으로 꺾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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