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대규모 마약사범 검거...연준, 기준금리 0.25%P 인상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장관이 2일 워싱턴 D.C. 시내 청사에서 국제 마약범죄 퇴치 작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법무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마약범죄 퇴치 작전을 통해 약 300명에 달하는 마약사범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상원 법사위원회가 연방 대법관 윤리 규정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이어서 연방준비제도가 또다시 금리를 0.25%P 올렸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법무부가 대대적인 국제 마약범죄 단속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법무부가 국제 마약범죄 퇴치 작전을 통해 약 300명에 달하는 마약 사범을 검거하고 마약을 비롯해 현금과 가상화폐, 무기 등을 압수했습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다크넷(darknet)’에서 이뤄지는 펜타닐과 오피오이드 밀거래에 대한 대규모 국제 작전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크넷, 다크웹이라고도 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IP주소를 공유하지 않아 통상적으로는 접속할 수 없는 인터넷상의 암시장입니다. 마약 거래와 돈세탁 등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이번에 여러 국가의 수사기관이 동참해서 다크넷을 겨냥한 국제 공조 퇴치 작전이 진행된 건데요. 법무부는 ‘스펙터 작전(Operation SpecTor)’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은 “다크넷 상의 펜타닐과 오피오이드 밀매범들을 대상으로 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법 집행 작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사상 최대 규모라면 얼마나 많은 국가가 참여한 겁니까?

기자) 3개 대륙에서 총 9개국이 동참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폴란드, 브라질의 법 집행기관 요원들이 투입됐고요. 총 2년에 걸쳐 작전이 진행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연방수사국(FBI) 주도의 ‘오피오이드 및 다크넷 범죄 공동 법 집행(JCODE)’팀이 국제 파트너들과 공조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거둔 성과를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기자) 네, 법무부는 이번 작전을 통해 마약사범 288명을 검거하고 펜타닐 계열 64kg을 포함해 총 850kg에 달하는 마약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총기 117정과 5천340만 달러 상당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특히 이번 작전을 통해 검거된 마약사범 수는 JCODE가 발족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이전 작전과 비교하면 2배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법무장관은 이번 작전 성과에 관해 설명하면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갈랜드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전을 통해 “다크넷 범죄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있다”며 “당신들이 인터넷상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숨으려고 시도할 수는 있지만, 법무부는 당신들을 찾아 내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작전이 사상 최대규모라는 점 외에 또 다른 특이점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폴 어베이트 FBI 부국장은 이번 작전엔 이례적인 요소가 있었다고 설명했는데요. 다크넷 상에서 마약을 구매하는 수많은 사람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그들에게 마약 구매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미 전역에 FBI 요원들을 투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베이트 부국장은 다크넷에서 마약을 구매하는 것의 위험성은 “너무 현실적이고 또 만연하다”며 “사람들은 어떤 약이 자신들의 마지막이 될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에서 펜타닐 중독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합성 오피오이드 계열의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은 원래 암 말기 환자 등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쓰는 약물로 개발됐습니다. 대표적인 진통제 모르핀보다 100배나 더 강력하고요. 아주 적은 양도 치사량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합니다. 그런데 기존의 마약류에 비해 저렴하고 온라인에서 쉽게 유통될 수 있다 보니 펜타닐이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다크넷 작전도 펜타닐 퇴치를 위한 법무부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당국이 펜타닐 퇴치를 위해 또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법무부는 지난달 멕시코 마약 밀매조직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 28명을 펜타닐 밀매 혐의 등으로 기소했습니다. 갈랜드 장관은 시날로아 카르텔의 마약 밀매 활동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폭력적’이라고 묘사했는데요. 시날로아는 ‘할리스코 카르텔’과 함께 미국 펜타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두 개의 주요 멕시코 마약 카르텔입니다. 관계자들은 카르텔들이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원료 화학 물질 즉, 전구체를 이용해 펜타닐을 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약물 과다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도 많다고요?

기자) 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21년에 합성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7만 명이 넘었습니다.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총 10만7천여 명이니까 펜타닐로 목숨을 잃는 비율이 70%에 달하는 겁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 불법 펜타닐 생산과 판매, 그리고 밀매를 단속해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한 죽음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요. 백악관은 지난달에도 불법 펜타닐 공급망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딕 더빈 미 상원 법사위원장이 2일 대법관 윤리 규정 관련 청문회를 주재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상원에서 미 연방 대법원과 관련한 청문회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2일 청문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연방 대법관들 윤리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대법관들에게 윤리 지침을 부과하는 법안 추진 가능성을 검토했는데요. 하지만 일부 공화당 소속 의원은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진행자) 이날(2일) 청문회에 연방대법관들이 직접 증인으로 참석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앞서 딕 더빈 상원 법사위원장이 존 로버츠 대법원장에게 증인으로 출석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주 이를 거부했습니다. 대신 법사위원들은 의회가 사법부에 윤리 지침을 부과할 권한을 가졌는지를 두고 이견을 보이는 변호사와 학자들로부터 의견을 들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청문회를 개최하게 된 배경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지난달 초 미국의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는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이 매년 여름 기업인이자 친구인 할런 크로 씨 소유의 개인 리조트에서 머물러 왔고 부부 동반으로 크로 씨 전용기를 타고 해외 요트 여행을 갔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토머스 대법관이 크로 씨와 부동산 거래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이에 더빈 법사위원장은 토머스 대법관의 행동이 공직자 윤리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토머스 대법관은 가장 보수적인 대법관을 꼽히는 인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보수 성향 대법관에 관한 언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주 닐 고서치 대법관이 자신이 공동 소유한 콜로라도주 부동산을 한 대형 법무법인 대표에게 팔았는데 해당 로펌 소속 변호사들이 연방 대법원이 다루고 있는 여러 소송에 관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더구나 부동산 매매가 이뤄진 것이 2015년 초로, 해당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채 고서치 대법관이 상원으로부터 인준을 받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이 이런 개인적인 여행이나 부동산 매매 내용을 다 공개해야 하는 건가요?

진행자) 대법원은 성문화된 윤리 규정을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뉩니다. 미국에서 연방 판사들은 정책 입안 기관이 채택한 행동 규정을 따라야 하고, 또 그 규정에 따라 ‘부적절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대법관들은 자신들의 윤리적 의무를 평가할 때 그 규정을 참조한다고 로버츠 대법원장은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법률 전문가들은 어떤 의견을 냈습니까?

기자) 일부 전문가는 윤리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통과된 법률이 법원의 자금이나 규모, 기타 운영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법관들의 윤리적 기준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반면, 입법을 통해 대법원에 윤리 강령을 부과하는 것은 미국 헌법이 규정한 행정, 입법, 사법부 간의 권력 분립을 침해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전문가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날(2일) 청문회에서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어떤 생각을 밝혔습니까?

기자) 민주당 소속인 더빈 위원장은 “나라에서 가장 높은 법원이 가장 낮은 윤리적 기준을 가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법원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의회가 대신 나서야 한다며 “이런 현실이 대법원의 공신력을 위기로 몰고 있다, 현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셸던 화이트 민주당 의원 역시 대법관들은 ‘독특하고 기괴한 방식’으로 윤리 규정을 적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은 어떤 의견을 냈습니까?

기자) 일부 공화당 의원은 대법관들에 관한 폭로가 나온 것은 현재 6대 3으로 보수 우위를 보이고 있는 대법원을 중상모략하기 위한 진보주의자들의 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법사위의 공화당 최고 중진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간사는 의회가 대법관들에게 윤리 지침을 부과하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관련 입법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다만, 대법관들이 투명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더 많은 대중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 겁니까?

기자)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성향인 앵거스 킹 상원의원과 온건파인 공화당의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대법원이 행동강령을 만들고 윤리적 문제를 검토할 담당자를 임명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법안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또 올렸군요?

기자) 네, 연준이 3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P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22년 3월 이후 10번째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한 건데요.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5~5.25%가 됐습니다. 이는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입니다.

진행자) 네, 사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달 14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는 연준이 설정한 인플레이션 목표와 관련해, “진전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금리 인상 결정과 함께 발표한 연준의 성명서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고요?

기자) 네, 연준이 3일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이전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로 여겨졌던 핵심 문구가 생략됐다는 것입니다. 앞선 3월 성명서에서 위원회는 “추가적인 긴축 정책(additional policy firming)이 적절하다”라는 문장을 넣었는데요. 대신 이번 성명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 긴축 정책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 통화 정책의 누적 긴축과 통화 정책이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미칠 수 있는 영향, 그리고 경제 및 금융 상황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파월 의장은 이날(3일) 연준이 아직 금리 동결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경제 지표에 따라 “통화 정책 규제가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더 많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번 성명에서 향후 긴축 정책에 대한 논조 변화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은행 사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 초반에 미국의 은행 체제는 단단하며 회복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감시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나 은행 시스템의 긴장으로 인해 미국 경제의 신용 상황이 더욱 긴축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고용과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 영향을 정량화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금융기관들은 다음 연준의 금리 결정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금리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반면,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곳도 나왔는데요. 씨티그룹은 6월과 7월에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앤드루 홀렌호스트 시티은행 전문가는 대부분의 연준 관계자가 금리 인상 주기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최근의 데이터들이 인플레이션 통제와 관련해 위안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가 다사다난한 일들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인플레이션 말고도 연준이 고려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미국 은행 붕괴 사태와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최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미국에서 지난 두 달 동안 3개의 은행이 문을 닫았고요. 더불어 미국 부채 한도와 관련해 의회가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어 오는 6월 1일 국가의 채무 불이행, 즉 ‘디폴트’ 사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5월 10일에 나오는데요. 골드만삭스는 금융·경제를 아우르는 모든 자료에 근거해 연준이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금리 결정은 언제인가요?

기자) 앞으로 6주 뒤인 6월 13일과 14일 FOMC 정례회의가 열리는데요. 연준은 둘째 날인 14일 정례회의를 마치고 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하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