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하원에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됐습니다. 네바다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한편,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굴욕적인 패배를 기록했습니다.이어서 2021년 미시간주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을 사망케 한 총격범의 어머니가 살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을 탄핵하려는 미 하원의 공화당의 시도가 실패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하원이 6일 전체 회의에서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는데요. 214대 216표로 부결됐습니다. 공화당은 남부 국경에서 불법 이주자가 급증하는 이유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 실패에 있다고 보고 주무 장관인 국토안보부 장관을 탄핵하려고 했는데요. 본회의 표결에서 가로막힌 겁니다.
기자)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서 이탈표 4표가 나왔습니다. 거기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31일 하원 국토안보위원회는 밤샘 토론 끝에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18대 15로 통과시켰었는데요. 당시에는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탄핵 소추안에 찬성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내각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은 역사상 흔히 있는 일이 아니라 많은 관심을 받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876년,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재임 시절 윌리엄 벨크냅 전쟁부 장관이 부패 혐의로 탄핵 소추된 바 있는데요. ‘정책 논쟁’과 관련해 내각 장관을 상대로 탄핵소추를 추진한 건 마요르카스 장관이 처음이었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이번 탄핵 시도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하원 민주당이 두 차례 탄핵을 추진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마요르카스 장관을 탄핵하려고 한 겁니까?
기자) 하원 공화당은 마요르카스 장관이 이민과 관련해 “법 준수를 고의적이고 체계적으로 거부”하고 “공공의 신뢰를 저버리는 중대범죄와 경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니까 마요르카스 장관이 남부 국경에서 이민정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해서 남부 국경에 불법 이주자가 급증하게 됐고, 이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봤다는 겁니다. 2023년 회계연도에 멕시코와 맞닿은 미국 남부 국경에서 미 국경순찰대에 적발된 이주자는 약 200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소추안이 처음 발의될 때부터 부정적인 목소리가 컸다고요.
기자) 네, 공화당 내에서도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는 의원들이 있었습니다. 앞서 공화당 소속인 톰 매클린톡 하원의원과 켄 벅 의원은 성명을 내고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탄핵 가능한 범죄를 식별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매클린톡 의원은 6일 소추안 토론 과정에서도 마요르카스 장관이 이민법을 제대로 관리 못 한 죄는 있다면서도, 탄핵을 ‘정치적 분쟁’의 무기로 삼는 것은 헌법이 의도하는 바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처음부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제임스 맥거번 민주당 의원은 공화당의 탄핵 움직임을 ‘엉터리’라고 부르며 “오늘 여러분들이 하는 것은 국경 상황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과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내세운 탄핵 혐의는 헌법이 요구하는 탄핵 요건인 ‘중대범죄와 경범죄’에 대한 증거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원은 이번 표결 실패로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시도를 접는 겁니까?
기자)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을 탄핵 의지를 굽히지 않는 모습입니다. 특히 공화당 소속 마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번 결과로 타격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존슨 의장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다시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6일) 표결에는 하원 공화당 대표로 현재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이 불참했는데요. 마이크 심슨 하원의원은 스컬리스 대표가 병가를 끝내고 돌아오면 공화당 지도부가 두 번째 표결을 준비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남부 국경을 둘러싼 이민자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데요. 하원에서는 이렇게 주무 장관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고 있는 한편, 상원에서는 국경 보안 법안을 마련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앞서 상원은 지난 4일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수십억 달러 상당의 지원과 더불어 남부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총 1천180억 달러 규모의 안보 법안을 내놓았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4개월에 걸쳐 협상을 벌인 끝에 바이든 행정부가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공화당이 요구하는 국경 안보를 아우르는 합의안을 내놓은 건데요. 하지만, 7일 상원 본회의에서 실시된 투표 결과 찬성 49대 반대 50표로 합의안이 부결됐습니다. 이 합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찬성 60표가 필요한데, 이에 미치지 못한 겁니다.
진행자) 그새 무슨 일이 있은 건가요?
기자) 네, 당내 반발이 잇따르자, 공화당 지도부가 입장을 바꾼 겁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6일 오후 기자들에게 합의안을 “법제화할 실질적인 기회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니까 사실상 합의안 폐기를 인정한 겁니다. 앞서 존슨 하원 의장은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도 하원에 도착하는 즉시 폐기 될 것이라고 말했었는데요. 매코넬 대표는 “하원의장으로부터 합의안이 법률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실제 투표 결과에 이것이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진행자) 국경 정책과 연계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에 대한 지원 예산안이 별도로 처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언론은 의회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을 지원하는 안보 예산안을 별도로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는데요. 다만, 이 예산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역시 60석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별도의 안보 예산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더라도 이것이 하원에서도 통과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존슨 의장은 기자들에게 "먼저 상원에서 어떻게 되는지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공화당이 합의안을 마련해 놓고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표하고 있는데요. 슈머 대표는 하원 지도부가 180도 입장을 바꿨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두려움으로 무릎을 떨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상원의 합의안 도출을 환영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 역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돌렸습니다. 유력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다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징후를 보면 “이 법안이 상원에 상정조차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유는 단지 도널드 트럼프이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그것이 정치적으로 자신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위기 상황을 공격 포인트로 삼아 바이든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대선 관련 소식을 이어가겠습니다. 네바다주에서 경선이 있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일 열린 네바다주 민주당 프라이머리 즉 예비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뒀습니다. 7일 오전 현재 86%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89%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는데요.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네바다주에 배정된 33명의 민주당 대의원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연이은 승리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 치러진 민주당 첫 공식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96%가 넘는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번에도 손쉬운 승리를 거뒀는데요. 특히 네바다주는 미시간, 조지아,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과 함께 주요 경합주로 꼽힙니다.
진행자) 경합주에서 승리를 거둔 바이든 대통령, 뭐라고 소감을 밝혔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4년 전, 나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백악관으로 보내고, 오늘 밤 또다시 우리를 같은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해준 네바다 유권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조직하고 동원하고 투표해야 한다”며 “우리는 언젠가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했을 때 우리가 함께 이를 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네바다주 경선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치러졌다고요?
기자) 네, 네바다주 민주당원이 코커스 즉 당원대회 대신 프라이머리를 치른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네바다에서는 전통적으로 당원들만 투표에 참여하는 코커스를 진행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21년 제정된 주법은 두 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할 경우 프라이머리를 치르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프라이머리를 채택했는데요. 공화당 측에서는 코커스를 고수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공화당은 프라이머리를 진행하지 않은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네바다주 정부 주관으로 6일 민주당과 공화당의 프라이머리를 진행했고요. 이와 별도로 네바다주 공화당은 자체적으로 오는 8일에 코커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6일에 공화당도 프라이머리를 진행한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참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커스에만 후보로 등록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기기 위해 당이 코커스를 고수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프라이머리에만 등록했는데요. 헤일리 전 대사는 하지만 6일 프라이머리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셨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비선거에 불참했는데 왜 패배를 한 겁니까?
기자)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한 사람이 헤일리 전 대사에게 투표한 사람들보다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많은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기재된 후보 중에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한 건데요.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7일 오전 현재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한 사람은 63%에 달하고요. 헤일리 전 대사의 득표율은 31%에 조금 못 미치는데요. 이에 대해 언론은 헤일리 전 대사에게 “굴욕적인 결과다.”, “당황스러운 패배다.” 이런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바다주에 할당된 대의원이 있지 않습니까? 이들 대의원은 그럼 누구에게 가는 겁니까?
기자) 네바다주에 할당된 공화당 대의원은 26명인데요. 코커스를 통해 배분될 방침입니다. 8일 코커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들 대의원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렇게 경선에서는 연이어 승전고를 울리고 있지만, 법정 다툼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이 6일,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웠던 면책 특권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항소법원은 3-0으로 대통령의 임기 중 공무 행위는 퇴임 후 면책 특권에 따라 기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어떤 근거로 이런 결정을 내린 겁니까?
기자)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형사재판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모든 방어권을 가진 ‘시민 트럼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그를 보호해 줬던 면책 특권은 더 이상 그를 이번 기소로부터 보호하지 못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직에서 내려온 이상 형사 기소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진행자) 재판부가 어떤 사안에 대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겁니까?
기자) 잭 스미스 특검이 작년에 기소한 사건에 관한 것입니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주 선거관계자들과 법무부 당국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에게 압박을 가해 대선 결과 인증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 주장은 작년 12월, 1심에서도 기각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항소법원의 결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항소법원의 결정은 우리 공화국의 근간을 위협한다”며 “완전한 면책 특권이 없으면 미국 대통령은 역할을 적절히 수행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통령직과 헌법을 지키기 위해 항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소하면 해당 사안은 어디로 가는 겁니까?
기자) 연방 항소법원 전원재판부나 연방 대법원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대법원에서 또 기각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5일 대선 이후로 형사 재판을 최대한 미룰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약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법무부에 자신을 둘러싼 재판을 기각하라고 지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사건을 맡은 워싱턴 D.C. 연방지법의 타냐 처트칸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주장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3월 4일로 잡혀있던 공판 일정을 최근 무기한 연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 2021년 미시간주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범의 어머니가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미시간주 오클랜드 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6일, 총격범의 어머니인 45세 제니퍼 크럼블리 씨에 대해 살인죄로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크럼블리 씨는 희생자 1명당 1건씩, 총 4건의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4건 모두 유죄 평결이 나온 겁니다. 배심원단은 5일 오전부터 심리를 시작해 이틀에 걸쳐 약 11시간의 숙의를 거친 뒤 이런 평결을 내렸는데요. 미국에서 10대 자녀가 저지른 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부모가 과실치사로 기소되고 유죄 평결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잠시 이 총격 사건을 되짚고 넘어가죠.
기자) 2021년 11월, 미시간주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학교 학생이던 이선 크럼블리 씨가 반자동 권총으로 학교 복도를 걸어 다니며 총을 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4명이 숨지고, 교사 1명과 학생 6명이 부상했습니다. 검찰은 범죄 당시 15살이던 크럼블리 씨를 청소년이 아닌 성인으로 기소했는데요. 크럼블리 씨가 최대한 많은 학생을 살해할 목적으로 일부러 권총을 가지고 왔다며, 1급 살인과 살인미수, 그리고 테러 등 총 24건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크럼블리 씨는 지난해 12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아 현재 복역 중입니다.
진행자) 총격범 부모에게 과실치사, 즉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죄가 적용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총격범의 어머니가 직접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지만, 집에서 총과 탄약을 부주의하게 보관했다며 사망 사건에 대한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크럼블리 부부가 사건 발생 나흘 전,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들에게 총을 사줬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또 크럼블리 부부가 아들의 정신적 건강 위험 신호를 도외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부모가 자녀의 정신 이상 신호를 돌보지 않고 총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는 건데요? 총격범인 이선 크럼블리 씨가 어떤 정신 이상 행동을 보였었나요?
기자) 총격 사건 당일 아침, 한 교사는 크럼블리 씨가 권총, 총알,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사방에 피”, “내 인생은 쓸모없다”, “이런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도와줘”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는데요.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긴 교사에 의해 크럼블리 씨의 부모가 학교에 불려왔지만, 아들에게 총기를 사준 사실을 학교에 밝히지 않았고, 아들을 조퇴시키지 않고 학교에 남겨둔 채 떠났다고 합니다. 부모가 학교를 떠난 후에 크럼블리 씨가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또 배심원단에 제출된 증거 자료를 보면, 총격범은 악마가 보인다는 둥 환각에 관한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냈는데, 부모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피고인 자격으로 재판에 선 총격범의 어머니는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제니퍼 크럼블리 씨는 아들이 자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장난을 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가정에서 총기를 안전히 보관할 책임은 그녀의 남편에게 있다고 책임을 전가했는데요. 그녀의 아들이 진로에 관해 불안해했지만, 아들의 문제가 정신과 의사를 만날 만큼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어머니 크럼블리 씨의 변호인은 뭐라고 반박했습니까?
기자) 어머니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들의 총격 사건에 사용한 총을 구입하거나 보관한 데 책임이 없으며, 아들이 동급생을 살해할 것이라는 ‘실질적인 경고 신호’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범죄가 일어날 것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었다는 건데요.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배심원들에게 “과연 모든 부모가 자녀가 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느냐”며 무죄 평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형량 선고가 남았는데요. 형량은 언제쯤 나오게 됩니까?
기자) 형량 선고는 오는 4월 9일로 예정돼 있는데요. 과실치사는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AP 통신은 제니퍼 크럼블리 씨가 지난 2년 반 동안 카운티 구치소에서 복역한 기간이 인정될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총격범의 아버지이자 제니퍼 크럼블리 씨의 남편인 제임스 크럼블리 씨(47)도 오는 3월 5일부터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