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한 전미자동차노조(UWA)를 찾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조원들의 강력한 지지 약속을 받았는데요. 반면, 친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유타주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금지법에 서명했습니다.지난달 미국에서 35만3천 개의 새 일자리가 추가됐습니다. 시장 전망을 훨씬 웃돈 수치인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시간주를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일 미시간주 워런의 공장지대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에는 미국 최대 노동조합 가운데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회관이 있는데요. 최근 UAW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식 지지 선언을 한 것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노조를 찾은 겁니다.
진행자)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숀 페인 UAW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의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노조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며 반겼고요. 페인 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오는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우리는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라고 약속했습니다. UAW 노조원들은 오는 27일에 실시되는 미시간주 경선을 앞두고 지역 유권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설득하는 전화도 돌릴 계획입니다.
진행자) 노조원들의 이런 지지에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월스트리트가 중산층을 만든 것이 아니다. 노동자들이 중산층을 만들었고, 중산층이 이 나라를 만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노동자가 잘되면 모두가 잘 된다”며 ‘친노조 대통령’을 표방하는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자동차 노조는 어떤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게 된 겁니까?
기자) 페인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 활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지난해 파업에 동참하기도 했다”며 자신들의 파업에 동참한 첫 미국 대통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페인 위원장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자들을 대변하는 사람인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편에 서서 우리를 지지할 사람”이라며 지지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과 노동자들 간의 유대 관계가 지지 선언의 배경이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페인 위원장은 1일에도 “우리는 누가 노동자를 위해 거기 있었고, 없었는지 안다”며 “이제 우리 노조의 사명은 “조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작년 UAW 피켓 시위에 직접 참여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들을 지지하는 것은 내가 한 일 중 가장 쉬운 일이었다”고 화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환영도 받았지만, 동시에 항의도 받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에 대한 세부 내용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는데도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100여 명이 노조 회관을 향해 거리를 행진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량 학살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기도 했는데요. 한 시위대는 ‘AP’ 통신에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시간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 시위대와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 행렬은 시위대를 피해 다른 길로 갔고요. 수십 명의 경찰이 장갑 차량 등을 동원해 시위대의 노조 회관 접근을 막았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관련 정책을 두고 미국 내 아랍계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팔레스타인계 유권자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미시간으로 향하기 전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도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미시간 지역에 특히 아랍계 유권자가 많다고요?
기자) 네, 미시간주의 아랍계 유권자 비율은 5%를 차지합니다. 지난 2020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3%P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했는데요. 만약에 아랍계 유권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다면 이번 대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겁니다. 아랍계 유권자들의 분노는 여론 조사에서도 확인되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아랍계 미국인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 2020년 59%에서, 작년 10월엔 17%로 급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시간주 상황이 흥미롭네요. 아랍계 이민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 등을 돌리고 있는데, 주 최대의 노조는 강력한 지지를 보이고 있으니까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캠페인 측은 노동조합원들의 지지가 아랍계 유권자의 지지 하락을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시간주의 대선 역사를 보면 아랍계 유권자도 중요하지만, 노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조원들의 큰 지지에 힘입어 미시간은 물론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등 쇠락한 공업지대, 이른바 ‘러스트 벨트’에서 승리를 얻어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시간에서 승리했었군요?
기자) 네, 하지만 2020년 대선 때는 달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스트 벨트의 백인 노동자들을 겨냥한 공약들에 주력했고요.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빼앗겼던 주들을 탈환했는데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15만 4천 표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워낙 크고 노조원도 많다 보니 노조의 표심이 중요한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노조의 지지 선언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앞서 UAW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자 페인 위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트럭 운전사와 항공기 조종사 등을 대표하는 노조인 팀스터즈(Teamsters)를 찾았습니다. UAW와 더불어 미국 최대 노조 가운데 하나인 팀스터즈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다양성입니다. 다양성을 더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큰데요. 이와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곳들도 있군요?
기자) 네, 유타주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이 크게 제한됩니다.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1일, 주 교육기관과 관공서에서 DEI 를 대폭 축소하는 DEI 정책 금지법에 서명했습니다. DEI는 이름 그대로 학교나 직장이 포용적인 환경을 갖추기 위해 인종이나 사회적 배경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게끔 하는 정책인데요. 유타주가 해당 정책을 중단하겠다고 나온 겁니다.
진행자)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어떤 변화가 있게 되는 겁니까?
기자) 법안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각종 프로그램과 사무실, 정책의 이름에 '다양성'이나 '형평성', '포용성'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것이 금지됩니다. 그리고 “능력주의는 본질적으로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또한, 교육기관에서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특정 인종이나 성별의 학생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을 금지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다양성 보장을 금지하는 정책이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겁니까?
기자) 보수층을 중심으로DEI 가 오히려 백인을 역차별한다는 반발이 나오기 시작했고요. 작년부터 DEI 정책을 금지하는 법제화 움직임이 본격 시작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고등교육 전문 매체인 ‘고등교육 크로니클(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에 따르면, 2023년 초부터 채용이나 필수 교육 등 ‘대학 내 다양성’ 정책을 제한하는 법안이 20여 개 주에서 최소 59건 상정됐고요. 노스다코타,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등 8개 주에서는 실제로 법으로 제정됐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들의 법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텍사스주는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텍사스 공립대학 내 DEI 사무소와 다양성을 고려한 채용, 교수와 직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성 훈련 등이 금지됩니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의 경우 교내 ‘다문화촉진센터’가 지난달 폐쇄됐고요. 또 앞으로 특정 인종을 위한 문화 행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중단됩니다. 보수 성향의 텍사스주 의원들은 DEI가 납세자의 혈세를 이용해 대학의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진보적인 의제를 추진해 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들도 비슷한 내용인가요?
기자) 네, 작년 8월 발효된 노스다코타주의 DEI 금지법은 공립대학에서 의무적으로 다양성 교육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요. 테네시주에서는 공립대학들이 직원들에게 암묵적 편견에 관한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주들 모두 보수 성향이 강한 주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유타주도 대표적인 보수 지역인데요. 그간 중도적인 모습을 보여온 콕스 주지사가 이번 DEI법을 수용한 것은 놀라운 변화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콕스 주지사는 1일 성명을 내고 오는 7월부터 발효되는 새 법은 “균형 잡힌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안 없이 DEI 자금 지원을 없앤 다른 주들의 선례를 따르지 않은 주의회에 감사한다”며 “해당 자금은 앞으로 출신 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유타주 학생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달 창출된 일자리가 시장 전망을 훨씬 웃돌았다고요?
기자) 네. 노동부가 2일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무려 35만3천 개 늘어났습니다. 앞서 18만5천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다우존스 전문가 전망의 두 배 가까운 수치인데요. 12월 수치도 33만3천 개로 대폭 상향 조정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분야에서 일자리가 증가했나요?
기자) 관리자와 기술직 근로자를 포함하는 전문직 및 비즈니스 서비스업에서 7만4천 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는데요. 2023년, 월평균 1만 4천 개의 증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숫자입니다. 또 의료서비스 부문에서 7만 명, 소매업체 4만5천 명이 고용됐고요. 정부 일자리가 3만 6천 개, 제조업체 일자리가 2만3천 개 추가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1월 미국의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하면서 해고 물결이 시작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었는데요?
기자) 네. 지난달 미국에서 정리해고 예정인 일자리 수가 8만2천300여 개에 달한다는 최근 보고서 내용이 나왔었죠. 근로자 1만2천 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한 대형 물류업체 UPS를 비롯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팔 등 금융 및 기술 부문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있었는데요. 다만 미국의 방대한 노동력을 고려했을 때, 거시적으로는 최근의 정리해고가 전체 고용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크지는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보고서를 발표한 취업 컨설팅 회사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도 1월 정리해고가 전달인 12월에 비해 136% 뛴 수치라면서도, 1년 동기 대비 근로자 해고 비율은 여전히 20%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1월 실업률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미국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3.7%로 집계됐습니다. 미국에서 실업률은 전체 노동 인구에서 일자리를 갖고 있지 않은 노동력을 백분율로 따진 수치입니다. 현재 24개월 연속, 그러니까 2년 연속 4%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1960년대 이후 최장 기록입니다. 통상 실업률 3~5%는 완전고용 수준으로 봅니다.
진행자)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이 근로자의 임금입니다. 근로자 임금 상승률도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0.6% 증가해 월간 추정치의 두 배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약 2년 동안 가장 빠른 월간 상승률을 보인 겁니다. 또 전년 대비로는 4.5% 올라 전망치인 4.1%를 크게 웃돌았는데요. 반면 평균 근로 시간은 전월 대비 0.2시간 감소한 34.1시간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기반이 되기 때문인데요. 최근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의 경제를 어떻게 평가했나요?
기자)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의 내구성에 주목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고, 노동 시장도 여전히 강력하다고 발언했는데요. 그러면서 FOMC가 3월 회의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경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타 지표들, 간략히 짚어 볼까요?
기자) 먼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연 3.3%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전망치 2%를 훨씬 웃돌며 미국 경제의 놀라운 견고함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미국 경제를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강력한 소비 지출이었습니다. 지난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2.7% 증가했고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간 3.4% 속도로 상승했습니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대보다는 높지만, 지난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이 내려온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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