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일 아시안게임 관련 남북 실무접촉 결렬의 책임을 한국 측에 전가하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실무접촉 내용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주장하고 있다며 거듭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아시안게임 관련 남북 실무접촉 무산의 책임을 한국 측에 돌리며 비난을 지속하는 데 대해 왜곡된 주장이라며 거듭 반박했습니다.
[녹취: 김의도 대변인] “북측이 실무접촉에 참가한 단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접촉에 참가한 우리 측 대표 등의 태도 등을 비방하면서 접촉 내용을 일방적으로 왜곡 주장하고 있는 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유감스럽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
김 대변인은 또 북한이 진정으로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보다 성의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7일 남북 실무접촉이 결렬된 뒤 연일 회담 북측 대표자들을 내세워 결렬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국 측이 서울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며 오후 회의를 2시간 넘게 지연시킨 뒤, 국제 관례와 대회 규정을 들어 선수단과 응원단의 규모 등에 시비를 걸면서 회담이 결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텔레비전'입니다.
[녹취: 조선중앙텔레비전] “오전 회의가 끝난 후 남측 대표들이 청와대로부터 북의 제안에 끌려가지 말고 모두 뒤집어 엎으라는 지령을 단단히 받은 것이 분명하였다.”
이에 대해 김의도 대변인은 한국 정부는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의 규모를 문제 삼은 적이 없다며, 북측 대표단의 체류 비용 문제 역시 국제 관례에 따르되, 필요하면 별도 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남북이 모두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는 만큼 일정한 냉각기를 거쳐 실무접촉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회담 결렬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면서도, 지난 20일 관영매체를 통해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발언을 공개하며,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습니다.
김의도 대변인은 실무접촉 재개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한 만큼 일단은 북한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