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과거 장거리 로켓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국제기구에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등 서방 국가들은 사실상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간주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국제해사기구와 국제전기통신연합에 잇따라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한 것은 로켓 발사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해가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한국의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도 북한이 국제기구에 주장한 위성 발사가 실제로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고 규정했습니다.
[녹취: 조태용/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북한이 4차 핵 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가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통보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한국 등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인공위성 확보를 핑계로 한 사실상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의 시험 발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공위성 확보를 위한 우주발사체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기체와 추진기관, 유도조정장치 등 핵심 기술이 동일합니다.
장거리 로켓에 무엇을 탑재하느냐에 따라 인공위성 발사체와장거리 미사일로 구분할 수 있지만 로켓 기술은 똑같습니다.
우주발사체는 위성체가 탑재되고 대기권을 벗어나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역할로 끝납니다. 이에 비해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탄두가 실리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할 뿐입니다.
북한은 현재 사거리 3천km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수준의 재진입체 기술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준의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최고 음속 20배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섭씨 6천~7천도의 고열이 발생합니다.
탄두가 이런 고열과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하며 고열을 견디는 재료 기술도 확보돼야 합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를 67m로 증축해 이전보다 사거리가 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북한은 또 이번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서 사거리를 늘릴 뿐 아니라 대기권 재진입과 유도 조종을 포함한 미사일 기술의 진전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북한이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핵탄두 소형화 능력과 결합할 경우 핵무기 능력이 큰 폭의 발전을 이뤄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