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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탄두 소형화 실현 주장..."관련 기술 상당 부분 확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을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 아래쪽에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가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을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 아래쪽에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가 보인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와 경량화 성공을 주장하며 핵탄두 모형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대한 기술적 진보를 어느 정도 이룬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핵탄두 소형화와 경량화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북한이 관련 기술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9일 정례브리핑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어떤 나라의 어떤 핵 기술 발전 정도 그리고 1차 핵실험 이후의 기간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핵과 관련된 소형화 기술은 어느 정도 확보는 하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 대변인은 북측의 핵탄두 소형화 실현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다각적으로 진행되는 대북제재 조치에 대한 북한의 대응방식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하는데 성공했으며 이것이 진짜 핵 억제력이라고 말했다고 9일 보도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직접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현지지도에서 북한식의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된 핵탄두가 정말 대단하다며 핵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다고 치켜세웠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이어 핵 선제타격권은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라며 미국이 핵으로 북한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려 들면 주저 없이 먼저 핵 공격을 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소형화된 핵탄두 모형으로 추정되는 원형 물체와 탄두 모형이 뭉툭한 ‘KN-08’의 사진 등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한 사진 속 김 제1위원장은 ‘KN-08’ 탄두 설계도면 앞에서 관계자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으며, 사진 속 모자이크 처리된 이 설계도면은 소형화된 핵탄두를 원형으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모형은 은색 공 모양으로, 지름은 60-70cm 정도로 추정됩니다.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연구위원의 설명입니다.

[녹취: 이춘군 연구위원 /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상당히 소형화가 돼 있는 크기고 그래서 노동미사일 정도에는 충분히 탑재할 수 있을 것 같고 스커드 미사일도 가능할 것 같고. 규격화, 표준화를 이야기 했으니까 이것으로 대량생산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죠.”

이 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의 미사일에는 이 정도의 탄두 크기가 적당하다면서 더 소형화된 탄두는 북한이 보유한 구형 미사일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공개한 이 모형이 예전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플루토늄탄이라면서 원래 플루토늄탄은 그 안에 들어있는 핵 물질과 고폭 장치가 높은 압력을 받아 터지지만 북한이 공개한 이 모형은 비어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이거는 모형이라고 봐요. 안에는 비어있다는 거죠. 겉은 테두리는 동일하지만 안에 고폭 장약과 핵 물질은 들어있지 않아요. 거기는 사실 빈 깡통이에요. 모형을 놓고 사진을 찍은 거고”

김 교수는 이어 원형 모형의 겉면에 붙어있는 반사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반사경의 상태로 봐서는 관련 기술은 아직 초기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하지만 핵탄두의 소형화 기술은 상당 부분 발전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상당 부분 가능성 있다고 봐요. 지난 4차 핵실험 때 3차 보다 상당 부분 발전했잖아요.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술적 발전은 있었다고 봐요. 완성은 아니더라도”

또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 해당 내용이 대거 실린 만큼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은 내부 결속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도 탄두 모형이 뭉툭한 ‘KN-08’ 미사일 탄두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둥근 모형의 물체를 공개했습니다.

미-한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10년이 지난 만큼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상당히 진전시킨 것으로 평가하지만, 아직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만한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특히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와 KN-08 실전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이 같은 북측 주장은 지난달 23일 최고사령부 성명과 지난 7일 국방위원회 성명에 이은 무모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미-한 정보 당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했다는 첩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그런 정황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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