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어기고 수입이 금지된 북한산 광물 수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광물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들이 중국 항구를 활발하게 드나드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유엔이 북한으로부터 수입을 전면 금지한 품목인 황금과 구리, 아연, 은 등이 중국에 수출됐고, 액수로는 약 68만 달러에 달합니다.
중국은 특히 구리와 아연, 은의 경우 지난달에도 북한으로부터 약 65만 달러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 결의 2270호와 2321호를 통해 북한산 황금과 티타늄, 바나듐, 희토류, 구리, 니켈, 아연, 은, 조각상 등 9개 품목의 수입을 일절 금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도 원칙적으로 수입이 금지됐지만, 민생 목적이거나 핵-미사일 실험과 무관하면 예외입니다.
해당 유엔 결의에 따라 중국은 황금과 티타늄, 바나듐, 희토류를 지난해 4월 5일부터, 그 외 품목들은 같은 해 12월 24일부터 북한으로부터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황금의 경우 지난해 9월 3만 달러어치, 구리는 올해 2월 2천 달러, 또 같은 달 아연과 은 각각 59만 달러와 5만7천 달러어치가 북한에서 중국으로 수출됐습니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수입을 금지한 광물들은 모두 올해 1월에도 수입됐지만, 이는 해당 조처가 발효되기 전에 수입 승인이 난 품목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수입 금지된 북한산 광물이 중국에 유입되는 정황은 광물을 실은 선박의 움직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VOA’가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MarineTraffic)’ 자료를 확인한 결과 북한 선박들은 광물을 취급하는 롄윈강과 펑라이, 옌타이 항 등에 여전히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28일 현재 롄윈강 항에는 북한 선적의 ‘해방산’ 호가 입항해 있는데, 과거에 찍힌 위성사진을 보면 이 배가 정박한 지점 바로 옆에는 갈색으로 보이는 광물이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또 롄윈강 항에서 약 20여km 떨어진 공해상에는 ‘소백산’ 호와 ‘능라 1’ 호, ‘하오유’ 호, ‘흥봉 3’ 호 등 북한 선박들이 입항을 기다리는 모습도 관측됐습니다.
그밖에 ‘우리스타’ 호와 ‘진흥’ 호, ‘금강산’ 호, ‘금대’ 호 등은 옌타이 항 인근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옌타이 항 역시 석탄을 비롯한 다양한 광물이 취급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해 상에 머물고 있는 ‘문수산’ 호와 ‘전원 67’ 호 역시 가장 가까운 항구가 광물을 하역하는 펑라이 항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주재 중국대표부는 대북 제재의 적용을 받는 북한산 광물의 수입 여부를 묻는 `VOA'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