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제재 상황에도 어느 정도 버텨왔던 북한 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국경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건데 경제뿐 아니라 보건과 의료 등 사회 전반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16일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 연구소가 개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핵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큰 타격을 입은 북한 경제가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또 한 번의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미 제재로 급락한 북중 무역이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사상 최악을 경험하고 있다는 겁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전염병이 북한 경제에 미칠 영향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번 상황은 이미 제재로 경제가 급락한 뒤에 일어난 일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또 한 번 충격을 받게 된 것이죠.”
브라운 교수는 이어 북한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이 급감함에 따라 북한 내 무역 종사자들의 손해와 북한 기업들의 투자 축소로 인한 노동자 고용 감소와 주민 생활 수준 저하 등 악순환이 이어지는 큰 파장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임을출 교수는 북한의 시장은 제재에 대해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겨 버텨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북한 경제에 확실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시장활동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모빌리티 즉 이동성인데 코로나 상황이 북한 시장 내 상인들의 이동을 막고 있는 부분 이 부분이 북한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고요.”
임 교수는 특히 북한의 공장 가동률이 코로나 사태로 크게 떨어지고, 중국의 물건을 대신 생산하는 ‘임가공’ 교역도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대규모 관광특구 건설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력했던 관광 산업마저 중단되면서 북한은 연간 2~3억 달러를 벌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 국장은 북한의 경제난 속에서 김 위원장이 최근 자신의 권한을 일부 분산시키고 있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켄 고스 /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
“몇 년 동안 권력을 유지하면서 김정은은 통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또 정책이 잘못될 경우 자신의 책임을 분산하고 정치적 위험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기범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는 북한의 국경 봉쇄가 주민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며 빈곤 증가와 필수 의료서비스의 지연, 인도주의 원조 중단 등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국경봉쇄 등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여파로 사망하는 북한 주민들의 수가 최소 9만3천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