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근 몇 년간 식량 부족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량이 110만 톤 정도 될 것으로 추정했는데, 북한 당국의 강도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도 식량난을 더 가중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한국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12월 2020년 북한 내 생산 작물량이 전년 대비 5.2%포인트 줄어든 440만 톤으로 추산했습니다.
지난해 유달리 길었던 장마와 집중 호우 등 식량 재배에 악조건이었던 기상 상황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김관호 / 한국농촌진흥청 책임연구원
“가뭄은 그래도 농경지는 있고 뭐래도 심으면 나오는데 홍수는 다 쓸고 지나가잖아요. 그러니까 농경지가 4만 헥타르 피해를 입었으면 그러면 그 농경지를 다시 일궈야 되잖아요. 근데 복구가 많이 더뎌질 것 같다는 얘기죠. 장비도 없고 유류도 없는 상태고…”
핵 미사일 개발 실험 등으로 취해진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닥친 자연재해 등 이른바 ‘삼중고’에 직면한 북한의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지난달 미국 농무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북한 주민 63.1%가 식량 섭취 부족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는 6개월 전 59.8%보다 4% 포인트 정도 늘어난 것입니다.
95만 6천톤이었던 식량 부족분도 104만 6천 톤으로 늘었는데 농무부는 당시 코로나로 인한 식량 상황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 FAO도 지난해 말 또다시 북한을 외부의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국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식량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외부에서 수입해야 하는 량을 전년 전망치 64만 1천톤에서 두 배 이상 많은 158만 5천 톤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북한은 해마다 외부에서 들여오던 식량도, 인도적 지원도 받지 않으며, 코로나 방역에만 주력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결핵 퇴치 사업을 벌여온 한 지원 단체는 VOA에 외부 도움 없이는 식량 상황뿐 아니라 약품 물자 부족, 식수 시스템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북한 당국의 결정이 주민들의 장기적 고통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지난해 6월과 8월 사이 북한에 옥수수 등 60만 톤을 보냈고, 태풍 이후 북한의 추가 요청으로 식량 20만 톤을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중국 당국이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지난해 11월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지난해 여름 국경 지역에 코로나 완충지역을 설정하고 해당 지역 접근자에 대한 사살 명령을 내리는 등 과다한 방역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이 지원한 식량을 방치하고, 바닷물 오염을 막기 위해 소금 생산까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