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법의 지배’가 헌법의 핵심인 반면에 북한은 ‘법에 의한 통치’가 핵심이라고 법률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헌법은 국민 중심이 아니라 김씨 일가 중심으로 일반적인 해석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요구하며, 종교적 사고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 전미북한위원회가 ‘한국과 북한의 법률 설계’를 주제로 18일 주최한 웨비나에서 데이비드 케니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리 교수는 국가 최고지도자의 권력에 대한 견제 유무 관점에서 한국과 북한의 헌법은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헌법은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케니 /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리 교수
“한국의 헌법은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고 억제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는 권력을 그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고 국가 이념으로서 국가의 중심이며 헌법 체계는 이를 반영하고 유지하는 것입니다.”
김용훈 한국 상명대 교수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한국 헌법은 국민 권력에 집중돼 있지만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중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용훈 / 한국 상명대 법대 교수
“한국과 북한의 헌법 시스템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정책 집중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한국 헌법 체계는 국민 권력에 집중된 반면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위한 주체사상에 집중돼 있습니다.”
저스틴 기샤드 프랑스 파리대학 교수는 한국과 북한 헌법의 핵심적인 차이는 ‘법에 의한 통치’냐 또는 ‘법의 통치’냐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선 ‘법에 의한 통치’가 핵심으로 법은 정부가 다스릴 수 있도록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고, 한국에선 ‘법치’가 중심으로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법 자체가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을 제한하는 궁극적인 통치자가 된다는 설명입니다.
데이비드 윌리엄 인디애나대학 교수는 북한의 헌법은 ‘국민 만장일치’로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도록 명시했는데 ‘만장일치’ 표현은 문자 그대로의 뜻이 아닌 김씨 일가의 권력 세습을 뜻한다고 지적하고, 나아가 북한 헌법은 일종의 종교적 색채까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윌리엄 /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
“제가 충격을 받은 것은 한국과 북한의 헌법을 비교하는 회의에서 많은 교수들이 언급한 부분입니다. 이들은 북한의 많은 법률적 사고는 특히 김씨 일가에 대한 종교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또 북한은 한국에 비해 헌법 수정을 더 자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같은 잦은 헌법 수정은 최고지도자의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